[앵커멘트]
정부는 내년 7월부터 우측 보행을 본격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우측 보행이 좌측 보행에 비해 교통사고가 20% 준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면서 우측 보행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는데요.
그런데 취재 결과 우측 보행이 좌측 보행보다 교통사고가 오히려 1.4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승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4월 국토해양부는 내년 7월부터 우측보행으로 완전 전환하겠다며 보행문화개선 추진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오는 10월 시범 실시를 앞둔 가운데 정부는 언론과 인터넷 등을 통해 우측보행을 하면 교통사고가 20% 줄어든다며 우측보행의 필요성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교통사고 20% 감소의 근거로 제시한 것은 도로교통공단의 지난 6년간 보행자 사고통계.
하지만 도로교통공단의 이 통계를 취재한 결과 우측보행이 좌측보행보다 교통사고 발생이 오히려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 통계는 인도가 없는 도로에서 차가 가는 방향과 마주보고 걸을 경우, 즉 좌측 보행을 할 경우와 차를 등지고 걸을 경우, 즉 우측 보행을 할 경우를 나눠서 비교분석한 것입니다.
이처럼 인도가 없는 도로에서 걸을 때는 차와 마주보는 방향 즉 좌측 통행을 하는 것이 우측통행을 하는 것보다 더 안전하다는 것이 도로교통공단 사고 통계의 핵심입니다.
지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동안 교통사고 사상자 수는 좌측보행자가 8,600여 명, 우측보행자는 만 2,400여 명입니다.
또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좌측보행자가 403명이지만 우측보행자가 661명입니다
5년간 평균을 내면 교통사고 발생은 1.4배, 사망자는 1.6배 정도 우측보행이 더 많습니다.
[녹취:이원영, 도로교통공단 통합db팀장]
"마주보고 통행이 등지고 통행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좌측통행이 마주보고 통행이 되고 우측통행이 등지고 통행이 되겠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토해양부는 이 통계의 의미조차 엉뚱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인도 없는 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집계를 인도가 있는 차도 등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집계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녹취:국토부 사무관]
"비분리 도로와 분리 도로를 합친 것입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교통사고를 줄이는 것은 우측보행이 아니라 차를 마주보고 걷는 대면 통행이라며 이제 와서
당초 홍보와는 또다른 해명을 하고 있습니다.
보행문화 개선방안을 만들기 위해 국토해양부가 산하 한국교통연구원에 지출한 연구 용역비는 2억 5,000만 원.
교통연구원은 도로교통공단의 통계를 잘못 이해해 우측보행이 좌측 보행에 비해 20% 교통사고 감소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오류를 인정했습니다.
YTN 김승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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