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사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 중 하나가 도시가스 연결입니다.
보통 몇만 원이 들어가는데 서민 입장에서는 부담스럽죠.
재료비는 비싸지 않은데, 왜 이렇게 연결비가 비싼지 김병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0대 주부 김혜진 씨는 지난해 말 이사를 하면서 도시가스 연결비 때문에 기분이 상했습니다.
TV나 인터넷 연결은 무료였는데 도시가스 연결만 돈을 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밸브나 가스 호스 정도를 연결하는 간단한 작업이었는데 비용이 꽤 비쌌습니다.
[김혜진 / 서울 석관동 : 먼저 이사 가신 분이 그대로 해놓고 가스레인지만 가지고 가셨는데 그대로 연결해도 괜찮겠는데, 줄이나 밸브를 교체해라 이렇게 해서 돈을 추가하는 것 같아요.]
도시가스 연결비는 출장비와 인건비, 자재비 등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밸브와 호스, 조임쇠 등 자재비 원가는 4천 원이 안 됐습니다.
연결비가 가장 비싼 서울은 평균 3만 5천여 원으로 제일 싼 경북보다 네 배 이상 비쌌습니다.
가스업체들은 지역별로 인건비가 다르고 연결비 책정도 지방자치단체가 한다고 해명하지만, 도시가스 업체 직원들의 얘기는 다릅니다.
[전 도시가스 업체 직원 : 도시가스 외주사인 (서비스) 센터장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만나서 인건비나 자재비 등을 담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시가스 본사 임원들이 나와서 (서비스) 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34개 도시가스 업체들은 구역을 나눠서 영업합니다.
2012년부터 3년 동안 연결비로만 천백억 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서혜 / 에너지석유감시단 연구실장 : 도시가스 시장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없는 과점 시장이다 보니까 도시가스 업체가 요구하는 대로 가격을 지급할 수밖에 없어서 (소비자) 불만이 생기는 거 같습니다.]
이러는 사이 도시가스 업체를 자회사로 둔 일부 대기업은 순이익의 절반 정도를 배당금으로 받았는데, 배당성향이 국내 기업 평균의 3배에 달했습니다.
왜 도시가스만 설치비를 받느냐는 주민 민원이 잇따르자, 서울시는 올해부터 도시가스 연결비를 재료비만 받도록 했습니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로까지 변화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YTN 김병용[kimby102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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