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재용 승계 위한 고의적 분식' 여부 쟁점

2018.11.14 오전 12:06
[앵커]
삼성바이오 사태의 쟁점은 결국, 고의적으로 기업 가치를 부풀렸느냐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와 맞닿아 있는데요.

벌써 2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분식회계 논란의 핵심을 최민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논란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갑자기 1조 9천억 원의 흑자 회사로 탈바꿈합니다.

갑자기 영업 이익이 늘어난 건 아니었습니다.

그 비밀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있었습니다.

그전까지 회계 장부상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는 처음 투입한 3,300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2015년에 갑자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까지 고려해 5조 2천7백억 원이라고 가치를 높게 평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똑같은 회사의 가치가 하루아침에 장부상에서 16배나 껑충 뛴 셈인데요.

이 회계 처리만 아니었으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에 자본잠식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렇게 한 건 아닙니다.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회계기준을 변경할 변수가 있는 경우 평가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때 제3의 인물, 바로 미국 '바이오젠'이라는 회사가 등장합니다.

여기서부터 얘기가 좀 복잡해집니다.

에피스는 바이오로직스가 91%를 가진 자회사였는데요.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합작사이자 2대 주주로, 당시 에피스의 지분은 9%만 갖고 있었지만, 원하면 절반까지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권리, 즉 '콜옵션'을 갖고 있었습니다.

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이 권리를 행사하면 지배력을 잃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회계처리를 변경했다는 건데요.

이 지점에서 논란이 발생합니다.

금융감독원은 바이로직스가 고의로 기업 가치를 부풀렸다, 그러니까 바이오젠의 권리 행사 가능성을 핑계로 삼았다는 거고요, 이에 대해 삼성 측은 당시 상황에서는 합리적인 추정이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당시 정황을 돌이켜보면 삼성의 입장에선 바이오로직스가 흑자 기업으로 바뀌어야 할 다급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과정에서 결정적이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때문인데요.

당시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제일모직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을 갖고 있었고, 따라서 그 가치가 커져야만 합병 과정을 정당화시키기가 쉬웠던 겁니다.

이처럼 분식회계 논란은 자칫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전체도 흔들 수 있는 사안입니다.

이 사건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YTN 최민기[choim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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