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11일)부터 시작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기부를 신청하게 된 분들이 있으실 텐데요.
메뉴를 착각해서 생긴 경우가 많았는데, 애초에 신청 홈페이지나 앱 구성 당시 정부에서 카드사에 내린 지침 탓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최두희 기자입니다.
[기자]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신청 과정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건 바로 기부 메뉴입니다.
이 버튼을 지원금 신청 버튼으로 착각한 일부 고객들로부터 잘못 선택한 기부를 취소할 수 없겠느냐는 문의가 카드사마다 쏟아졌습니다.
정부가 카드 신청 메뉴 안에 기부 메뉴를 설치하도록 지침을 내려 생긴 일이었습니다.
카드사들은 고객들이 헷갈릴 우려가 있다며 화면을 분리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A 카드사 관계자 : 기부하실 분은 기부메뉴를 따로 만드는 게 낫다고 카드사들은 협의할 때 (정부에) 제시했는데 정부에서 그냥 한 화면에 다 보이게끔 설계해라 (이런 지침을 내렸습니다.)]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첫날에 이어 둘째 날에도 일부 카드사의 홈페이지나 앱에서 접속 지연이 발생했는데 애초에 고령층을 위한 콜센터 신청을 막았던 탓도 컸습니다.
[B 카드사 관계자 : (콜센터를 통한 지원금 접수는) 모든 카드사가 원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콜센터로 접수 안 하고 홈페이지나 앱으로만 받으면) 나이 많으신 분들이 헤매서 생기는 문제가 더 크다는 거죠.]
지원금 기부를 늘리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마저 일자, 정부는 지원금 신청 과정에서 시스템 다운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 최대한 중점을 둔 건 시스템이 다운되면 안 되니까 그게 가장 크게 생각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서 시스템 죽지 않게끔 최대한 간결하게 (홈페이지를) 만들려는 게 첫 번째였던 것 같아요.]
신청 과정에서 홈페이지나 앱을 통한 접수를 권장했던 건 카드사마다 콜센터로 본인 인증하는 방법이 다양해 표준화가 어려웠기 때문이라면서 이 부분은 금융위 등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원치 않는 기부에 대한 민원이 잇따르자 정부는 당일에 한해 취소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의도치 않게 실수로 기부 신청을 했거나 기부 의사가 바뀌었다면, 당일 밤 11시 반 전까지만 카드사 콜센터나 홈페이지, 앱을 통해 취소할 수 있습니다.
다음 날이 되면 행정안전부로 자료가 넘어가 취소가 사실상 힘듭니다.
YTN 최두희[dh022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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