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재난지원금 실수 기부 잇따라...콜센터 접수는 '협의 중'

2020.05.12 오후 03:11
재난지원금 실수 기부 잇따라…콜센터 접수는 ’협의 중’
긴급재난금 카드 신청 과정에서 어김없이 ’기부 메뉴’ 등장
카드사마다 기부 메뉴 잘못 선택한 고객들 취소 문의 잇따라
정부 "카드 신청 메뉴 안에 기부 메뉴 설치" 지침 내려
[앵커]
어제(11일)부터 시작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기부를 신청하게 된 분들이 있으실 텐데요.

메뉴를 착각해서 생긴 경우가 많았는데, 애초에 신청 홈페이지나 앱 구성 당시 정부에서 카드사에 내린 지침 탓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최두희 기자입니다.

[기자]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신청 과정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건 바로 기부 메뉴입니다.

이 버튼을 지원금 신청 버튼으로 착각한 일부 고객들로부터 잘못 선택한 기부를 취소할 수 없겠느냐는 문의가 카드사마다 쏟아졌습니다.

정부가 카드 신청 메뉴 안에 기부 메뉴를 설치하도록 지침을 내려 생긴 일이었습니다.

카드사들은 고객들이 헷갈릴 우려가 있다며 화면을 분리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A 카드사 관계자 : 기부하실 분은 기부메뉴를 따로 만드는 게 낫다고 카드사들은 협의할 때 (정부에) 제시했는데 정부에서 그냥 한 화면에 다 보이게끔 설계해라 (이런 지침을 내렸습니다.)]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첫날에 이어 둘째 날에도 일부 카드사의 홈페이지나 앱에서 접속 지연이 발생했는데 애초에 고령층을 위한 콜센터 신청을 막았던 탓도 컸습니다.

[B 카드사 관계자 : (콜센터를 통한 지원금 접수는) 모든 카드사가 원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콜센터로 접수 안 하고 홈페이지나 앱으로만 받으면) 나이 많으신 분들이 헤매서 생기는 문제가 더 크다는 거죠.]

지원금 기부를 늘리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마저 일자, 정부는 지원금 신청 과정에서 시스템 다운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 최대한 중점을 둔 건 시스템이 다운되면 안 되니까 그게 가장 크게 생각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서 시스템 죽지 않게끔 최대한 간결하게 (홈페이지를) 만들려는 게 첫 번째였던 것 같아요.]

신청 과정에서 홈페이지나 앱을 통한 접수를 권장했던 건 카드사마다 콜센터로 본인 인증하는 방법이 다양해 표준화가 어려웠기 때문이라면서 이 부분은 금융위 등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원치 않는 기부에 대한 민원이 잇따르자 정부는 당일에 한해 취소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의도치 않게 실수로 기부 신청을 했거나 기부 의사가 바뀌었다면, 당일 밤 11시 반 전까지만 카드사 콜센터나 홈페이지, 앱을 통해 취소할 수 있습니다.

다음 날이 되면 행정안전부로 자료가 넘어가 취소가 사실상 힘듭니다.

YTN 최두희[dh022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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