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그린벨트 해제 무산...정부는 주택 공급 대책 '고심'

2020.07.21 오후 12:56
[앵커]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을 논의하면서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정부 부처 사이 오락가락한 발언들이 나오면선 혼란이 있었는데요.

어제 총리와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그린벨트를 보존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정부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다음 주에 주택공급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그린벨트 해제가 무산되면서 원점에서 대규모 주택을 지을 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경제부 백종규 기자와 부동산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당정이 그동안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설왕설래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그린벨트를 보존하겠다고 결정했죠?

[기자]
최근에 정치권을 뜨겁게 달군 이슈는 개발제한구역, 그러니까 그린벨트 해제 문제입니다.

해제냐 보존이냐를 두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상황이 이어지자, 어제 대통령과 총리가 직접 나섰는데요.

그린벨트를 두고 당정청 사이 조율되지 않은 의견들이 나오면서 혼선이 이어지고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데 따른 겁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는 주례회동에서 '미래세대를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고 보존해 나가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문 대통령과 정 총리의 이번 결정에는 여론이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YT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 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하는 응답은 10명 가운데 6명이 넘었고 찬성한다고 답한 사람은 26.5%에 그쳤습니다.

여기에 그린벨트 해제 후보 지역으로 거론됐던 강남 내곡동과 세곡동에 투자자 문의가 잇따랐는데, 투기심리를 부추겨 주변 부동산 가격만 올려놨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대통령과 총리까지 나서 교통정리를 한 건 그린벨트와 관련해 당정청에서 나온 메시지가 오락가락한 탓이었는데요.

어떤 부분들이 혼란을 부추겼나요?

[기자]
그린벨트 이슈는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아파트 공급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서 시작됐습니다.

일부에서 그린벨트 해제 카드가 거론되자 곧바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강력히 반대하면서 논란이 커졌는데요.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한 건 지난 15일인데, 당정 협의에서입니다.

당정이 끝난 뒤 조응천 더불어 민주당 국토위 간사는 그린벨트를 포함한 모든 사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운을 띄웠습니다.

이후 국토교통부 1차관이 그린벨트 활용 가능성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는데요.

당시 발언들 들어보시겠습니다.

[조응천 / 민주당 소속 국토위 간사 (지난 15일) :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그런 것들까지 포함해서 또 용적률이 있을 수가 있고….]

[박선호 / 국토교통부 1차관(지난 15일) : 도시 주변 그린벨트의 활용 가능성 여부 등 지금까지 검토되지 않았던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논의를 해나갈 것입니다.]

여기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이미 당정 사이 협의를 통해 의견을 정리한 사안이라고 밝히며 논의는 급물살을 탔습니다.

당정청의 의견이 모두 그린벨트를 푸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 겁니다.

[앵커]
그런데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놨죠?

[기자]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줄줄이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 입장을 내며 여권 안에서 본격적으로 엇박자가 나왔습니다.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 신중론을 제시했는데요.

발언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이낙연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그린벨트를 손대는 것은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 먼저 하는 건 현명하지도 않고 책임 있는 처사도 아닙니다.]

[이재명 / 경기도지사(CBS '김현정의 뉴스쇼') : 아마 사상 최대 로또가 될 것이고요. (주거 수단이) 아니고 투기투자 자산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100%입니다.]

결국, 그린벨트를 두고 오락가락한 방침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해제 불가, 보존 쪽으로 결정하면서 혼선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앵커]
그린벨트 보존 쪽으로 결정됐는데, 정부는 이번 달 내, 그러니까 다음 주 안에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한 공급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요?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주택공급 방안을 이달 말까지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홍 부총리는 어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획재정부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관계부처와 기관들이 한 팀이 돼 7월 말까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한 겁니다.

그러면서 주택의 전세와 월세 가격 등을 주시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관련 입법들이 패키지로 처리될 수 있게 노력해달라고도 당부했습니다.

6·17 부동산 대책 발표에 이어 한 달도 안 돼 7·10 대책까지 내놨지만,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잡히지 않자, 서둘러 부동산 시장에 공급 신호를 내기로 한 건데요.

정부는 기재부와 국토부를 중심으로 공급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다음 주 안에 공급 대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어떤 주택 공급 방안이 나올지가 관건인데요.

실수요자를 만족 시킬만한 대책이 나와야 하는데 어떤 내용을 예상할 수 있을까요?

[기자]
일단 문 대통령이 언급한 내용이 주요 대안으로 논의될 예정입니다.

어제 문 대통령과 정 총리는 주택공급 물량 확대를 위해 그간 검토해온 대안 외에도 다양한 국공립 시설 부지를 최대한 발굴하고 확보하기로 결정했다고 총리실이 밝혔습니다.

또 국가 소유 태릉 골프장 부지를 활용해서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도 논의를 이어가도록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 방안들이 유력합니다.

우선 태릉 골프장은 부지 면적이 83만 제곱미터에 달해 최소 2만 가구 정도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습니다.

이곳이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되면 서울의 아파트 공급 부족 현상 일부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국방부도 입장을 내놨는데요.

공공주택 공급물량 확대 필요성과 시급성, 군인 복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도 성남 골프장이나 위례신도시 군 시설, 수방사 산하 예비군 훈련장 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또 송파구 잠실과 탄천 유수지, 강남 삼성동 서울 의료원 부지 등도 검토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유휴부지를 찾는 방안 외에 다른 주택 공급 방안은 어떤 것들이 거론되고 있나요?

[기자]
정부는 공공기관이나 지자체가 보유한 땅을 모두 끌어모아 주택 용지를 찾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용산 정비창 부지처럼 대단지 아파트를 지을 후보지를 찾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정비창 부지의 개발 밀도를 늘려 2만 가구를 공급하자는 주장도 나오는데,

국토부는 용산 정비창은 이미 5천 가구를 지으려고 했지만 8천 가구로 공급 물량을 늘렸고 주거 여건상 현실성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역세권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 규제를 풀고 용적률을 높여 고밀 주거지역을 만드는 방법 역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또 3기 신도시 용적률을 높이는 방법 역시 대책에 담길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앵커]
정부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주택 공급 문제는 여러 부처와 협의가 필요하고 효과와 부작용 역시도 검토해야 하는데 정부가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자]
정부는 그동안 20여 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서울 집값을 안정화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의도와는 다르게 서울 부동산 시장은 규제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서 불안한 모습이 계속됐습니다.

이 때문에 백약이 무효하다는 판단에 이르자, 서둘러 공급대책을 내놔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내놔야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는 판단한 겁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6·17부동산 대책에 이어 7·10대책까지 한 달 사이 두 번이나 대책이 나왔지만, 문제는 서울 집값 오름세는 계속됐다는 겁니다.

민간기관 조사를 먼저 보시겠는데요.

부동산114에서 6·17대책을 발표하고 한 달 사이 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률을 분석해봤더니, 상승세가 이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7·10 대책 발표 이후 6억 원 이하 서울 중저가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정부기관의 조사 결과도 비슷합니다.

상승 폭은 조금 축소됐지만, 서울에서 가격이 내려간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서울불패'라는 말이 들어맞은 셈인데요.

이처럼 연이은 대책에도 30대와 40대가 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받는 '영끌'이라도 해서 집을 사야 한다는 상황까지 나타나자, 정부는 최대한 빨리 공급 대책을 발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어떤 형식으로든 다음 주에 공급 대책이 나오는 것은 분명해졌는데, 최근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전셋값 상승이 경기 안양, 성남, 하남 등 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 일부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세가 씨가 말랐다'고 할 정도인데요.

가을 이사 철을 앞두고 전세대란이 우려되고 수도권의 전세난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해 7월 이후 55주 연속 상승세인데요.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7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3%나 올랐습니다.

특히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등 강남 4구의 전셋값은 0.25% 상승했습니다.

[앵커]
이처럼 전셋값이 오르고 전세 물량이 부족해진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매수에서 전세로 돌린 매매 대기 수요와 청약 대기 수요가 늘었지만, 저금리 장기화로 집주인들이 월세나 반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에 수급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전, 월세 신고제를 비롯해 전세금 인상률을 최대 5%로 제한하는 전, 월세 상한제, 임대차 계약이 만료됐을 때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보호 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시행될 텐데요.

시행 전에 전셋값을 미리 대폭 올리려는 집주인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은 상황입니다.

전문가들도 서울과 수도권의 전셋값 동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서울에 머물던 전세 수요가 수도권으로 옮겨가면서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 전체에 전세 매물이 부족하고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경제부 백종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백종규 [jongkyu87@ytn.co.kr]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