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10월 16일 (금요일)
□ 출연자 :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
- 금융 소비자 보호, 재발 방지할 논의 필요한데 부족
- 고수익 추구하는 것 아니기에 더 믿음갔던 것
- 사모펀드에 대한 금융감독 완화돼, 들여다보지 않았다
- 전파진흥원 기금운용 본부장에 금품 제공 로비
- 꺼럼칙한 농어촌공사, 한국마사회, 한국전력 투자, 행안부 장관의 투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황보선(이하 황보선):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반환점에 가까워지면서 라임, 옵티머스 자산운용 사태를 둘러싼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여야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이번 사태를 권력형 비리라며 정부 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금융사기 사건을 두고 실체도 없이 의혹만 부풀리고 있다며 맞서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사건의 본질은 바로 '사모펀드 사기'입니다. 피해자들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정쟁 부분은 빼고, 오늘 이 사건 제대로 좀 분석해 보겠습니다. 20대 국회에서 경제통으로 꼽혔던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이하 채이배): 네, 안녕하십니까. 채이배입니다.
◇ 황보선: 경제 전문가이시면서도 국회도 제대로 경험해 보셨으니까요. 이번 국감에 가장 큰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옵티머스 사태, 라임 사태. 이거 어떻게 지켜보셨습니까?
◆ 채이배: 지금 굉장히 여야가 옵티머스, 라임 사태 두 가지에 대해서 청와대가 연루된 것이 아니냐, 또 정관계의 로비를 통해서 이게 정경유착의 소지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 정쟁을 극심하게 하고 있는데요. 그에 앞서서 사모펀드에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보신 피해자들, 금융 소비자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냐, 라는 조금 더 미래지향적인 그런 논의가 필요한데 그런 부분들이 부족한 것 같아서 아쉬웠습니다.
◇ 황보선: 그러면 일단요. 사모펀드, 이야기는 많이 듣는데, 일반 서민들하고는 거리가 있는 그런 금융상품 아니겠습니까?
◆ 채이배: 그렇죠. 사모펀드는 기본적으로 1억 원 이상을 투자해야만 가입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일반적으로 1억 원 이상의 투자 규모를 크게 가지고 있지 못하는 서민 분들한테는 조금 먼 이야기인데요. 아무튼 이 사모펀드에 돈이 있으신 소수 투자자들을 모아가지고 투자를 하는 것인데, 이런 모든 과정에 비공개로 진행됩니다. 사업 설명회도 공개하지 않고요. 그다음에 사업 설명서나 이런 것도 공시를 하지 않습니다. 또 이렇게 마련된 돈은 굉장히 다양한 곳에 투자됩니다. 흔히 공모펀드라고 하는 우리가 증권회사나 은행에 가서 가입하는 일반적인 펀드는 상장된 주식이나 주식이나 채권을 투자하기 때문에 굉장히 우리 투자자들이 알려고 하면 그 투자대상을 알 수가 있는데, 이 사모펀드는 그런 것뿐만 아니라 부동산 파생상품, 또는 특정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 마련 등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해요. 그래서 투자의 내용도 굉장히 어렵고,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를 투자하시는 분들이 자기가 뭘 투자했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정도로 사모펀드는 비공개로 운영된다는 것이고요. 다만 여기서 사모펀드가 왜 이렇게 그러면 규모가 커지고, 시장이 커졌냐고 보면, 사모펀드라는 게 결국 돈 있는 분이 이런 목돈을 투자해서 아무튼 돈이 필요한 곳에 줄 수도 있어야 하고, 위험한 투자일 수도 있지만 또 위험한 투자인 만큼 수익을 많이 내잖아요. 그래서 그런 자본시장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해서 일찍부터 금융당국에서 이것을 활성화시키려고 하는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 과정이 2015년에 가장 크게 헤지펀드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사모펀드에 대한 여러 가지 조건이나 규제들을 완화하면서 굉장히 크게 성장했습니다.
◇ 황보선: 그렇다고 하면요. 이번에 아까 말씀드린 대로 국감에서 가장 큰 쟁점 가운데 하나인 옵티머스, 라임 펀드. 이게 간단히 보자고 하면 왜 이게 터진 것으로 봐야 합니까?
◆ 채이배: 일단 라임이 먼저 드러났기 때문에 라임부터 말씀을 드리면 라임 투자사가 원래는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았는데, 아까 말씀드린 2015년 헤지펀드 시장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여기도 점점 몸집을 불리기 시작하게 된 거예요. 그래서 굉장히 고수익을 추구하는 그런 사모펀드를 운영했고, 일정 정도 성과를 내니까 그게 여기에서 무슨 펀드를 내면 돈이 막 몰리는 거죠. 그래서 판매가 잘 됐고. 그런 자금들이 막 몰려오니까 원래는 정상적인 투자를 했었는데, 몰려온 돈들을 다 정상적인 투자로 돌리기 어려워져서 어느 순간에는 비정상적인 투자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게 지금 여러 가지 수사과정을 통해서 더 밝혀져야 하기는 하겠지만, 몇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해요.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모집해서는 안 되는데, 이 자금을 또 많이 모집하려고 마치 공모 상품처럼 이렇게 운영을 하지만 49인 이하로만 투자자를 모집해야 하거든요. 그러면 금액이 아무래도 규모가 작아질 수밖에 없으니까 모펀드라는 것을 만들어놓고 그 모펀드 밑에 자펀드라는 것을 만듭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펀드 쪼개기라고 표현을 하는데요. 그래서 50인 미만만 모집할 수 있는 자펀드 형태로 사모펀드로 돈을 계속 모집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불완전 판매를 하게 만든 과정이 있었던 거고요. 판매사였던 신한금융투자와 같은 곳에서 제대로 된 설명을 고객들에게 하지 않고 상품을 팔게 하는 문제가 생겼고, 그렇게 해서 마련된 돈을 되게 위험한 곳에 투자를 많이 한 겁니다. 처음부터 라임 투자는 사기를 염두에 두고 했다고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어느 순간 자신들도 너무 많은 돈이 들어오고, 그 큰돈을 비정상적인 곳에 투자하면서 손실이 발생했는데, 그것을 속이기 시작한 거죠. 그래서 그것을 속이면서도 계속 돈을 마련하다 보니까 어떤 고객들은 이미 손실 난 펀드인데도 불구하고 수익이 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투자를 하게 돼서 굉장히 손해를 보게 되는 사안이 된 거고요. 옵티머스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처음부터 사기성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심각합니다. 라임 사태 이후에 금감원이 전반적으로 자산운용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면서 이 옵티머스가 조금 이상하다고 파악을 했고, 그래서 이 옵티머스를 감사를 하는 과정에서 옵티머스가 환매중단을 선언했던 겁니다. 여기 옵티머스 같은 경우는 투자자들한테 어떤 상품에 투자하겠느냐고 물어보면 우리는 공공기관이 확정된 어떤 매출채권이 있으면 그것에 투자하겠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요. 예를 들어서 한전 같은 공공기관이 있지 않습니까? 거기서 공사를 한단 말이에요. 그러면 공사를 하는 건설업체가 있을 거고요. 그러면 건설업체의 입장에서는 이 공사대금을 받는 것이 거의 명확하죠. 공공기관은 거의 국가와 마찬가지니까요. 그러면 이 건설업체의 매출 채권에 투자를 했고, 돈을 벌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게 굉장히 이율도 엄청나게 높은 것은 아니고, 은행 이자율보다 조금 높게 수익을 얻는 그 정도 수준이라고 설명을 하면서 고객들한테 팔았어요. 고객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너무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믿음이 더 갔던 거죠. 그런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옵티머스 자산운용은 이렇게 모아진 돈을 가지고 원래 투자한다는 곳에는 투자하지 않고, 비상장회사에 사모사채 같은 데에 투자하거나 부동산 개발, 이런 데에 투자하거나. 또는 대부업체에 돈을 빌려주는 행태 등 완전히 고객들에게 처음 설명하고는 다른 곳에 투자를 했고, 결국 여기에서 엄청난 손실이 나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친 상황입니다.
◇ 황보선: 그렇다고 하면 말씀하신 대로 옵티머스 같은 경우는 아예 초기부터 사기성이 농후한 그런 부분이 많이 보이는데요. 그러면 라임, 이게 불거진 이후에 옵티머스를 금융당국이 들여다봤으면 이런 문제점들을 사실 발견하기가 어렵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 채이배: 그렇죠. 금융당국이 상시적인 모니터링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앞서 말씀드린 대로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에 대한 그런 금융당국의 감독도 완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금융당국도 열심히 들여다보지 않았던 거죠, 지금까지. 그러다 보니까 이게 문제가 곪을 대로 곪은 상태에서 결국은 도저히 투자자들에게 돈을 줄 수 없게 되는 환매중단 사태까지 가서야 드러나게 된 문제점이 있었고요. 이 과정에서 특히나 자산운용사가 있다고 하면, 이 자산운용사의 상품을 팔아주는 판매사가 있습니다. 그것을 앞서 말씀 잠깐 드렸지만 은행이나 증권회사들이 창구에서 고객들에게 이 사모펀드 상품을 팔게 되는 거거든요. 그때 옵티머스 같은 경우는 NH투자증권이 주요 판매사 역할을 했는데, 거의 판 돈의 84%를 NH투자증권이 팔았어요. 이 NH투자증권이 이런 자산운용사가 혹시 이상하게 상품 운용하지 않는가 하고 서로 감시 역할을 했어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전혀 안 한 거죠. 그래서 그러다 보니까 문제가 드러났을 때는 이미 손쓸 수 없는 상황이었고요. 그래서 금융당국에서 이런 부분들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황보선: 판매사가 사실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봤으면 충분히 감시할 수 있는 문제가 많았을 텐데요. 그렇다고 하면 이렇게 처음부터 문제성이 농후한 사모펀드였기 때문에, 물론 지금 요즘 국감장에서는 이게 정관계 로비 의혹 쪽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데요.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이것 때문에 투자자들 피해가 크지 않습니까?
◆ 채이배: 맞습니다.
◇ 황보선: 말씀하신 대로 일반 은행 창구에서도 이런 상품 판매를 했고요. 그러다 보니까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클 텐데, 어떻게 봐야겠습니까?
◆ 채이배: 대부분 아까 전에 1억 이상의 이런 투자를 하시려고 하는 분들은 여윳돈이 있으신 분들이고, 또 이런 분들이 많은 경우에 은퇴를 하신 은퇴자금을 가지고 있는 고연령층인 분들이 계신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이번에 피해자들을 보면 조금 연령이 많으신 분들, 어르신들이 많고요. 특히나 이런 분들이 은행창구에서 은행 판매직원이 이거 안정적인 상품이다, 그리고 원금이 보장된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 쉽게 믿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거든요. 그런 판매사의 불완전판매 행위라고 우리가 표현하는데, 그런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거나 하면서 판매를 하면서 노년층의 피해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그래서 조금 더 투자자를 어떻게 더 보호하고, 지금 피해자들을 어떻게 구제해야 하느냐 쪽에 조금 더 논의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황보선: 알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가 관심 있게 봐야 할 부분이 라임, 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보면 공공기관에 돈이 흘러 들어간 정황들이 보입니다. 이것도 문제가 커보이는데요.
◆ 채이배: 어제 국감을 통해서 조금 밝혔는데요. 특히나 옵티머스에 투자한 투자자 명단들이 나왔어요. 사모펀드기 때문에 이런 자료들이 원래 나오지 않아야 하는데, 아무튼 검찰수사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나오게 된 거죠. 그렇게 봤더니 공공기관 중에는 전파진흥원이라는 공공기관이 있는데, 여기가 13차례에 걸쳐서 계속 돈을 투자해서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것으로 지금 나타났어요. 이렇게 큰돈을 전파진흥원이 어떻게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을까 하는 것을 봤더니 옵티머스와 연관된 회사가 또 하나 있는데 그게 옵티머스 대체투자라는 회사예요. 일종의 옵티머스의 관련 회사고, 그 회사 대표가 전파진흥원의 기금운용 본부장에게 매달 금품을 제공하고, 해외여행도 함께 다녀왔다고 하는 그런 진술이 지금 검찰 쪽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로비에 의해서 이런 공공기관이 공적인 돈을 함부로 투자한 것이 아닌가 싶고요. 그다음에 지금 옵티머스의 정쟁 중 가장 핵심 중 하나가 이 옵티머스의 이사였던 윤 모 변호사가 있는데, 이분의 부인이 지금 청와대 행정관으로 계신 이 모 변호사거든요. 그런데 이 모 변호사가 농어촌공사의 비상임이사로 재직했던 당시에 농어촌공사가 또 30억 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습니다. 그래서 이것 역시 뭔가 꺼림칙한 관계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다음에 한국 마사회가 20억, 한국전력도 10억 원을 투자했다는 등의 내용이 나오고, 심지어 지금 행안부 장관인 진영 장관도 가족들이 여기에 5억 원을 투자했다고 하는 뉴스가 어제 나왔는데요. 이런 등의 사안으로 봤을 때 뭔가 정경유착의 고리가 있지 않겠느냐 하는 그런 의심들을 갖게 합니다.
◇ 황보선: 네, 채 전 의원님 말씀 듣다 보니까 시간이 다 지나갔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채이배: 네, 감사합니다.
◇ 황보선: 지금까지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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