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그들이 사는 세상...전세 40억 넘어도 몰리는 이유는?

2021.11.21 오후 01:06
[앵커]
서울 강남 전세가 40억 시대, 최소 현금으로 35억 원이 있는 사람들만 입성할 수 있는 이른바 '넘사벽' 가격인데요.

이마저도 없어서 구하지 못할 지경이라고 합니다.

현금 부자들은 무슨 이유로 값비싼 전셋집을 찾는 건지, 김우준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서울 반포동의 한 아파트.

2천4백 세대가 넘는 대형 단지입니다.

지난 8월, 전용면적 198㎡는 55억2천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전세가 역시 상상을 초월합니다.

최근 이곳 전용면적 222㎡, 25층 아파트는 전세보증금 40억 원에 계약됐습니다.

지난 8월, 전세가 36억 원에서, 석 달 만에 무려 4억이나 오른 겁니다.

인근에 있는 또 다른 아파트.

지난 10월, 전용면적 178㎡ 아파트가 보증금 40억 원에 월세 300만 원에 계약됐습니다.

올해 들어 전셋값 40억 원을 돌파한 서울 아파트는 모두 15곳.

지난 2017년에 처음으로 40억 원짜리가 나온 뒤 5년 만에 두 자릿수 거래를 기록한 겁니다.

40억 원 전세를 계약하기 위해서는 전세대출 최대한도인 5억 원을 빼더라도, 현금 35억 원이 필요합니다.

한 마디로 현금 수십억 원을 굴릴 수 있는 극소수만 가능한 계약입니다.

[서울시 반포동 공인중개사 : 인터넷에 공인중개사들이 보는 사이트에 (전세가가) 50억 원이 나왔다가 바로 지워버리더라고요.]

자산 증식에 도움되지 않는 초고가 전세에 부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초고가 아파트의 경우 매매 시 발생하는 세금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다주택자일 경우라면, 초고가 아파트 거래 때 취득세로만 수억 원을 납세해야 합니다.

[임병철 / 부동산 R114 리서치 팀장 : 무엇보다 초고가 전세로 살더라도 매매와 달리 세금 부담이 없어 높은 전세가에도 거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자금출처를 일일이 증명해야 하는 매매와 달리 전세는 자금 추적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점도 주된 이유입니다.

[김시연 / 서울시 반포동 공인중개사 : 매매는 부분은 자금 증빙이라든가 굉장히 까다롭잖아요. 그런데 전세는 아직 규제라는 게 없으니까 일단 넣었다가 받으면 되는 돈이라고 생각하고….]

매매 수요를 잡기 위한 취득세 중과 등 정부의 부동산 억제 기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일반인은 쉽게 상상하기 힘든 초고가 전세 수요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YTN 김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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