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근로자 사망 사고 등 중대한 재해가 발생하면 경영 책임자까지 처벌하도록 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오늘부터 시행됐습니다.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같은 대형 참사를 막겠다는 취지로, 앞으로 비슷한 사고가 날 경우 원청업체의 경영진도 모두 처벌받게 됩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1일 오후, 신축 공사 중이던 광주 아파트 건물 외벽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시공사인 HDC 현대산업개발 대표는 이튿날 현장을 찾아 고개를 숙였고, 정몽규 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정몽규 / HDC 그룹 회장 : 책임을 통감하며 저는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현재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제재 수위로는 최대 영업정지 1년, 더 나아가 '등록 말소'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모두 행정 처분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법적 처벌을 피하기 어려워집니다.
가장 '윗선', 즉 경영 책임자까지 처벌하도록 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오늘부터 시행됐기 때문입니다.
근로자의 사망 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보건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처벌하도록 하는 게 핵심입니다.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경우, 같은 사고로 부상자가 2명 넘게 발생한 경우 등이 '중대산업재해'로 분류됩니다.
광주 참사가 법 시행 이후 발생했다면 수사 결과에 따라 하청업체뿐 아니라 현대산업개발 경영진까지 처벌 대상이 되는 겁니다.
특히 사망 사고는 1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한데, 법정형에 '하한'이 설정된 건 그만큼 강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영규 / 중대재해처벌법 전문 변호사 : 징역 1년 이상이라는 건 형법상으로 최고형인 징역 30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는 것이고 5년 안에 재범하면 1/2까지 가중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또 기존에는 CEO가 안전 관련 사항을 보고받지 않으면 면책이 됐지만, 앞으로는 보고받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이 적용 대상이고, 50인 미만 사업장엔 오는 24년 1월 27일부터 적용됩니다.
애매한 법 조항과 사각지대 문제 등 여러 한계를 딛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위험의 외주화와 '꼬리 자르기'식 처벌을 근절해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강희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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