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동산 개발 불패 신화로 꼽히는 서울 강남의 청담동 주상복합 개발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최대 채권자인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토지 매입금을 위한 브릿지론의 만기연장을 반대하면서 부동산 PF 위기설이 재점화하고 있습니다.
엄윤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강남에서도 땅값 비싸기로 유명한 청담동.
이곳은 과거 호텔 부지로 현재는 철거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최고 49층 높이의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설 예정인데, 이를 위해 시행사는 지난해 금융기관 26곳으로부터 4,640억 원 규모의 브릿지론, 고금리 단기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가운데 39%를 빌려준 최대 채권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대출 만기 연장을 거부했습니다.
해당 PF 사업장의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관계자 : 분양대금을 통해 이제 자금을 상환하는 구조인데, 아무래도 청담동이다 보면 분양가도 높을 거고 요즘 부동산 경기나 이런 걸 감안 했을 때 분양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을….]
시행사가 사업 초기 토지 구입을 위해 받는 '브릿지론'은 부동산 본 PF 대출로 가기 위한 다리 역할을 합니다.
담보 없이 오로지 사업 계획만 보고 돈을 빌려줘야 하는 데다 사업 인허가도 승인되지 않은 상태다 보니 위험성은 매우 큽니다.
하지만 부동산 호황기였던 지난 2020∼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금융사들은 앞다퉈 PF 대출에 뛰어들며 공격적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고금리로 인한 높은 이자 부담에 원자잿값까지 오르면서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급기야 짓기만 하면 초고가 분양으로 수천억 원의 이익을 안겨줄 거라는 강남 불패 신화마저 휘청이기 시작한 겁니다.
[석병훈 /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 그만큼 지금 프로젝트 파이낸스 상황이 전국적으로 봤을 때 강남보다 더 비핵심지인 곳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걸 시사하죠.]
그렇다고 부동산 PF 사업장의 자금 경색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금융지원 방안도 약발이 시원치 않습니다.
애초 지난달 말 출범할 예정이었던 PF 정상화 지원 펀드는 사업장 선정부터 난항을 겪으며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습니다.
[김인만 / 부동산경제연구소장 : 정부에서 여러 가지 지원대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굉장히 제한적이다,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그 정도 가지고는 굉장히 부족하라고 느끼고 있는 부분이고. 근본적으로 정부 정책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기보다는 금리가 내려가고 부동산 시장이 좋아져서 시장에서 해결되어야지….]
이른바 노른자 땅으로 여겨지는 곳에서조차 찬바람이 불면서 연말 시행·건설업계를 중심으로 부동산 PF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YTN 엄윤주입니다.
촬영기자 : 이승주
그래픽 : 유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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