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스UP] 포항 앞바다 반복되는 '부푼 꿈'...이번에는?

2024.06.04 오전 08:37
■ 진행 : 윤재희 앵커
■ 화상연결 :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 UP]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전해드린 대로 핑크빛 전망과 기대도 좋지만 앞으로 얼마나 양질의 자원을 뽑아낼지 이번에도 차분히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계시죠?

[이덕환]
안녕하십니까?

[앵커]
동해에서 올해 말 시추 작업이 시작됩니다. 규모가 최대 140억 배럴이라는데요. 이게 어느 정도 규모인 건가요?

[이덕환]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기름의 양으로 치면 석유가 한 15% 된다고 하는데 그게 한 4년 치 물량이고요. 천연가스가 나머지 75%인데 그건 29년에서 30년 정도 쓸 수 있는 적지 않은 양인 건 사실인데 지금 정부의 발표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될 건 140억 배럴이 최대치고요. 어쩌면 35억 배럴로 줄어들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칫하면 4분의 1 정도밖에 생산을 못할 수도 있다. 이런 각오를 가지고 소식을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최대가 140억이고요. 35억 배럴 가능성도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 결과를 분석한 업체가 미국의 액트지오라는 회사인데 어떤 회사인가요?

[이덕환]
정부 발표에 따르면 세계적 수준의 해저 탐사 실력을 가지고 있다. 분석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산업부 장관이 밝혔는데 조금 안타깝습니다. 인터넷 자료가 넘쳐나는데요.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2017년에 창립된 회사인 것 같고 규모는 굉장히 작은 규모고 지금 물리탐사 자체를 수행한 게 아니고 물리탐사에서 얻은 결과를 분석하는 업무를 했던 거 아닌가 싶은데. 이런 부분이 조금 아쉽습니다.

[앵커]
직접 같이 연구를 한 건 아니고 연구 자료를 분석을 한 업체인 것 같다라는 말씀이십니다. 앞서서 저희가 전해 드렸습니다마는 포항 지역에서 천연가스 발견 등의 소식이 그동안 많았습니다.
지하층 자체가 일반 지역과는 다르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이덕환]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지역이 중생대, 고생대에 만들어진 매우 오래된 지질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암석들이 화강암이나 변성암으로 되어 있는데 지금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 포항 영일만 지역, 경상남북도의 동부 지역은 신생대 3기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지역이고 그 지역에는 아직도 당시에 살았던 생물들의 잔해로 구성된 유기물 성분이 상당히 남아 있는 걸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과거에 발견된 석유나 가스층 같은 경우에는 그동안에는 경제성을 따지기 힘들었었다고 해요. 어땠습니까?

[이덕환]
76년부터 나왔던 이야기들은 거의 다 일회성 해프닝이었고요. 97년도에 보도해 드린, 동해 가스전이라고 우리가 부르는, 그것도 영일만 앞바다인데 거기에서 소량의 천연 가스를 생산해서 사용한 실적은 있습니다. 그게 두 번째가 되는 것이죠.

[앵커]
말씀하신 동해1, 2가스전인데. 2조 원이 넘는 천연가스를 생산하기도 했는데 2021년에 생산이 종료됐습니다. 경제성으로 따져봤을 때 동해1, 2가스전은 성공했던 것으로 기록을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보시나요?

[이덕환]
부분적인 성공이라고 평가해야 될 것 같습니다. 2004년부터 2021년까지 가스를 생산했는데 총량이 4500만 배럴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 35억이나 140억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양이고. 그 4500만 배럴의 천연가스로부터 한 2조 6000억 원 정도의 수익을 올렸는데 사실은 탐사하고 설비를 갖추는 데 1조 2000억 원을 썼습니다. 그러니까 1조 4000억 원을 올린 셈인데 적지 않은 금액이죠. 특히 우리처럼 기름 한 방울 안 나던 나라에서 천연가스로 1조 4000억을 벌었다는 건 만족하기는 어렵지만 실망스러운 건 아닙니. 그런데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다 보면 우리한테도 좋은 소식이 들려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어제 발표한 내용은 물리탐사 결과였고요. 다음 단계는 탐사 시추입니다. 앞으로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까요?

[이덕환]
지금까지 했던 물리탐사는 바다 위에서 지진파 또는 탄성파, 우리 음파하고 비슷한 겁니다. 이걸 바다밑으로 쏴보내서 되돌아오는 지진파를 분석해서 바다 밑 지질 구조를 파악하는 작업을 한 겁니다. 거기서 희망을 본 거고 이제는 실제 구멍을 뚫어서 실제 거기에 천연가스나 석유가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고요. 이 작업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고 실패 확률이 상당히 높은 게 사실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시추를 통해서 정확한 매장 여부 그리고 규모를 확인하게 될 건데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이렇게 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이덕환]
지금 정부에서는 내년 상반기면 어느 정도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건 너무 잘못된 전망인 것 같고 보통 14, 15년 걸리고요.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게 영국 쪽에 있는 북해 지역에 우리가 브렌트유라고 하는 것의 경우인데요. 그 경우에 세계 최대의 정유사인 엑스원이 한 30여 차례 시추를 했었는데 모두 실패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기업이 들어가서 그것도 6~7차례 시도했다가 마지막에 황금덩어리를 찾아낸 거죠. 북해 유전 탐사 시추 성공률은 3%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것에 비교하면 우리 정부가 지금 주장하고 있는 20%는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한 가능성이죠. 실현되기를 바라는데 그렇다고 해서 너무 낙관을 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앵커]
정부의 계획보다는 길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지적을 해 주셨는데 이번에 실패된 지역이 특히 이전에 동해1, 2가스전과 비교해서 시추 작업에 어려움이 큰 지역이라고요?

[이덕환]
발표 내용을 보면 심해 시추라는 말이 나와요. 동해 가스전은 수심 150m 정도에서 바다 밑이 나오고 150m 바닥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했는데 이번에는 아마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가능성을 본 모양입니다. 여기는 수심 1km, 그러니까 1000m 이상 되고요. 그다음에 그 바닥에서부터도 또 1~2km를 파고들어가야지 천연가스나 석유가 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러니까 지금 동해 가스전보다는 몇 배나 더 어려운 시추 생산 과정을 거쳐야 된다, 이렇게 각오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앵커]
정부는 어제 이걸 발표하면서 시추 부분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전문기업에 맡긴다고 하고요. 또 실패를 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입장인데 이 부분은 왜 그렇습니까?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인가요?

[이덕환]
그만큼 어렵고 우리가 동해 가스전의 경우에도 11번을 시추해서 마지막에 성공했습니다. 자원 탐사 또는 자원 외교에서 실패는 아주 흔한 일이라는 각오가 필요한데 정부가 해줘야 될 일이 있습니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얘기할 게 아니라 실패해도 국민이 믿을 수 있도록 해줘야 된다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탐사 과정, 시추의 과정을 명명백백하게 국민들한테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투명하게 과정을 진행시켜서 실패를 해도 우리가 노력은 제대로 했구나, 그런데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 볼 가치가 있겠구나 하는 확신을 심어주는 노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앵커]
중요한 지적을 해 주신 것 같습니다. 정부는 성공률을 20%로 보고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건지 궁금한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덕환]
간단히 말씀드려서 가능성이 있는데 포기할 수는 없죠. 그러니까 시도는 해 봐야 됩니다. 그런데 현명해야죠. 지혜롭게 접근해야 됩니다.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무한정의 자원을 쏟아부을 수는 없죠. 아까 말씀드린 대로 투명하고 확실하게 그 과정을 진행시켜서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고요. 그런 뜻으로 어제 이게 굉장히 정말 화려한 소식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정부가 냉정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앵커]
냉정해야 되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바로 경제성 부분인데 매장된 자원이 어느 정도 경제성이 있는지 여부는 어떤 단계에서 확인될까요?

[이덕환]
이건 예측이 불가능한 겁니다. 똑같은 자원이 들어 있더라도 그걸 확인하고 생산하는 과정이 굉장히 어려울 수 있고 정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생산을 해 봐야지 정말 이게 경제성이 있는 건가를 확실하게 알 수 있게 되는 건데, 정부가 어제 발표를 하면서 지금 동해에서 가능성을 본 자원의 양이 삼성전자 시총의 5배나 되는 양이다, 이런 발표를 했어요.

그리고 이것이 남미의 가이아나 광구에서 확인된 양보다 훨씬 많은 거라고 발표를 하면서 거기다가 21세기에 발견된 최대의 단일광구보다도 더 클 수 있다, 이런 발표를 했는데 이런 건 자제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140억 배럴의 석유하고 천연가스가 들어 있어서 이게 1조 4000억 달러에 해당된다. 그게 삼성전자 시총의 5배다. 이게 지금 정부의 입장이거든요. 그런데 140억 배럴로 1조 4000억이 된다는 얘기는 1배럴에 100달러씩 셈을 했다는 뜻이잖아요. 그런데 현재 두바이유의 가격은 80달러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까 거기서 한 20%가 빠지죠. 그러면 삼성전자의 5배가 아니라 4배로 줄어들게 되고요. 그다음에 지금 140억 배럴의 75%가 천연가스입니다. 천연가스는 가격이 훨씬 싸지만 그러면 삼성전자 시총의 3배 내지 4배 정도 되는 것을 지금 5배라고 뻥튀기를 한 셈이 되고요. 그다음에 남미의 가이아나 광구도 21세기라는 게 시작한 지 20년 됐습니다.

가이아나 광구가 어마어마하게 큰 그런 광구는 아니죠. 우리나라 동해안 영일만에서 가능성을 본 자원도 세계적으로 수출을 기대하고 세계적인 산유국이 되는 걸 기대할 정도로 엄청난 양은 아닌 겁니다. 우리가 한 4년 정도 쓸 수 있는 석유하고 20~30년 정도 쓸 수 있는 천연가스를 우리가 직접 조달하는 걸로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정도의 규모이기 때문에 너무 그렇게 부풀려서 국민들한테 자칫하면 희망고문이 될 수 있는 거거든요. 지금까지 벌써 한 50년 동안 우리가 그런 소식을 간간이 들어왔던 게 우리의 경험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경험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될 게 정부가 냉정하게 팩트, 사실을 사실대로 국민들한테 알려주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과장은 금물입니다.

[앵커]
경제성 부분은 시추를 해봐야 하는 문제고 말씀하신 것처럼 분석을 해 봐야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좀 더 꼼꼼히 지켜봐야 될 것 같고요. 안전성도 중요하거든요. 시추 과정에서 해저지층을 건드릴 수밖에 없어서 지진 우려가 크다, 이런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괜찮은 겁니까?

[이덕환]
그거 참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우리가 이미 경험을 했습니다. 2017년 11월달 우리 아이들이 수능을 보기 바로 전날이었죠.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그 지진은 포항에서 개발 중이던 지열발전소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공식적으로 확인됐습니다. 국제지질학계에도 그렇게 보고가 됐습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포항 영일만 지역은 단층이 복잡하게 엉켜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지하에 묻혀 있는 천연가스나 석유를 생산하게 되면 그 층의 지대를 건드리게 되는 셈이죠. 그러면 사고가 날 가능성,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절대적으로 배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 정말 우리한테 두려운 건 그 사고, 지진의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게 문제죠. 그래서 자원은 포기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야말로 자원에 눈이 팔려서 그 지역의 국민들 안전을 포기하는 일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겁니다. 이미 우리가 동해안에 가스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높은 압력의 가스를 발견해서 개발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천연가스와 석유를 개발하는 노력은 꼭 필요하지만 그 과정을 아주 면밀하고 정교하게 들여다보면서 만에 하나 지진의 위험이 감지가 되면 서둘러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자원 개발, 꼭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안전하게 긴 호흡을 가지고 작업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자세한 내용 짚어봤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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