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4년 12월 18일 (수요일)
■ 대담 : 공정거래위원회 신용호 약관특수거래과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기자(이하 조태현) : 결혼 준비하시다 보면 이른바 ‘스드메’ 즉 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깜깜이 추가금, 과도한 위약금 등으로 예비 신혼부부의 부담이 크다고 합니다. 이에 정부가 대대적으로 불공정 약관을 손보기로 했습니다. 결혼준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공정거래위원회 약관특수거래과 신용호 과장님과 자세한 이야기 나누어 보겠습니다. 신용호 과장님, 안녕하세요?
◇ 공정거래위원회 신용호 약관특수거래과장(이하 신용호) : 네, 안녕하세요? 공정거래위원회 약관특수거래과장 신용호입니다.
◆ 조태현 : 과장님, 지난 11월 12일 공정위에서 결혼준비대행업체 즉, 웨딩플래너업체의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는데요, 결혼준비대행업체를 심사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 신용호 : 소위 ‘스드메’라 불리는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 등의 서비스는 오늘날 예비부부들이 결혼 준비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이용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에 따라, 스드메 서비스를 한데 묶어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결혼준비대행업체들이 90년대부터 등장하여 웨딩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요, 현재 약 절반 이상의 예비부부들이 스드메 서비스를 위해 결혼준비대행업체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 결혼준비대행업체들이 촬영 스튜디오, 드레스샵, 미용실 등 개별 스드메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소속 웨딩플래너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예비부부들이 결혼준비대행업체에 의존하는 정도가 큰데요. 문제는 소비자들이 결혼준비대행업체와 패키지 형태로 거래를 하면서 개별 서비스의 가격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깜깜이 계약’을 체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많아 문제의 중심에 있는 결혼준비대행업체 약관을 들여다보게 된 것입니다.
◆ 조태현 : 결혼 준비 과정에서 추가요금으로 인한 부담도 크다고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있어서 소비자 불만이 많았는지 알려주시죠.
◇ 신용호 : 요즘 소비자들이 스드메 서비스를 위해 결혼준비대행업체에 지불하는 금액이 보통 300만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옵션’형태로 추가 요금이 많이 부과되고 있는데요, 저희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비부부들이 당초 계획대비 평균 144만원을 추가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요즘 예비부부들 사이에서는 결혼준비가 곧 ‘추가지옥’이라는 말들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중에서도 일부 옵션은 사실상 필수적인 항목 즉 온전한 스드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별도로 추가 요금을 내야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크게 일고 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2%가 결혼준비대행서비스를 이용할 때 추가 요금이 부과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답했습니다.
◆ 조태현 : 한번뿐인 결혼식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의 부담이 컸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결혼준비 대행업체들의 약관에 추가요금 등의 문제가 있었나 보군요?
◇ 신용호 : 네, 맞습니다. 이번에 저희가 소비자 이용이 많고, 피해사례가 빈번히 있었던 상위 18개 결혼준비대행업체의 약관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들 업체들은 모두 똑같이 약관상에 필수옵션(사진파일 구입비, 드레스 피팅비, 메이크업 얼리스타트비 등)을 기본제공 서비스에서 제외하여 별도항목으로 구성해놓고 있었고, 나아가 옵션의 가격(추가요금)이나 위약금 세부기준도 명확히 표시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 조태현 : 사진 파일 구입비, 드레스 피팅비, 메이크업 얼리스타트비를 따로 받는건 상당히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요. 이에 대해 자세히 짚어주시죠.
◇ 신용호 : 네, 사진 파일(원본/수정본) 구입비, 드레스 피팅비, 메이크업 얼리스타트비 등과 같은 필수옵션은 기본 스드메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거나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령, 원본/수정본 파일비는 스튜디오에서 찍은 수백장의 웨딩사진을 버리지 않고 간직하거나 모바일 청첩장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파일을 구매할 수밖에 없고, 드레스 피팅비는 평소 입어볼 기회도 별로 없는 웨딩드레스를 한 번도 입어보지 않고 고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또한 메이크업 얼리스타트비는 가장 흔한 점심시간대 예식이라면 미용실에 7시에는 도착해야 하는데 메이크업 시작이 9시 이전이기 때문에 무조건 얼리스타트에 해당될 수밖에 없습니다. 조사결과, 대다수의 소비자들도 이들 3대 옵션을 기본서비스로 인식하고 있었고요, 심지어 사업자들도, 이들을 ‘필수구매’항목으로 표시하는 등 스스로도 필수적인 항목이라고 인정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동안 결혼준비대행업체들은 이들 항목을 기본항목에서 인위적으로 떼어냄으로써 기본 패키지 가격을 낮아보이게 하여 소비자를 유인했던 것입니다.
◆ 조태현 : 이러한 이중 요금체계에 대해서 공정위에서 약관을 시정했다고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설명해주시죠.
◇ 신용호 : 이와 같은 이중 요금체계가 결혼준비대행업체들의 약관에 예외 없이 담겨 통용되고 있다는 점, 필수적인 옵션이 가격경쟁의 대상이 되지 않아 스드메 업체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원이 되는 반면 소비자에게는 고스란히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점, 소비자가 계약에 앞서 전체 비용을 정확히 인지하고 비교하기 어려워진다는 점, 결혼이라는 중요한 행사를 앞둔 소비자들이 불리한 조건에서 거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조항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에 공정위는 결혼준비대행업체들에게 사진 파일 구입비, 드레스 피팅비, 메이크업 얼리스타트비를 별도로 청구하는 항목에서 제외하여 기본 제공 서비스에 포함하는 것으로 약관을 시정하도록 했습니다.
◆ 조태현 : 옵션의 가격(추가요금) 및 위약금 세부기준을 불명확하게 표시한 내용도 시정된다고 하는데요. 이에 대해 자세히 짚어주시죠.
◇ 신용호 : 네, 결혼준비대행업체의 약관에는 옵션의 가격이 얼마인지, 소비자들이 계약을 중간에 해지할 때 위약금 세부기준이 어떻게 되는지도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추가요금이 부과되는 스드메 옵션 서비스의 개수는 2~30개에 이르는데, 이러한 옵션 가격의 대략적인 범위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계약을 체결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반면 결혼준비대행업체는 자신에게 제휴된 개별 스드메 업체의 가격과 자신의 수수료 수준을 모두 알고 해당 약관을 소비자에게 제시하게 되므로, 이러한 정보비대칭 하에서 자신에게 유리하고 소비자에게 불리하도록 추가요금 정보를 선택적으로 제공할 능력과 유인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약금의 경우도 ‘각 스드메 업체별 위약금이 발생한다’ 정도로만 기재되어 있었을 뿐, 구체적인 위약금 기준에 대해서는 표시가 없었습니다. 위약금은 기본적으로 손해배상의 예정으로서 소비자의 권리·의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임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장기간의 결혼 준비기간 중 여러 변수로 인해 일정을 변경하거나 거래를 취소해야 할 경우도 종종 발생하므로 그 기준을 소비자에게 명확히 알려야 합니다. 이에 대해 결혼준비대행업체들은 약관에 옵션 가격의 범위와 평균적인 위약금 기준을 명시하고, 고객이 특정 스드메 업체를 선택하면 구체적인 옵션 가격과 위약금 기준을 확정적으로 다시 고지하도록 약관을 시정했습니다.
◆ 조태현 : 계약 해지 시 요구되는 과도한 위약금에 대한 조항도 시정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바뀌었나요?
◇ 신용호 : 네, 일부 결혼준비대행업체들은 소비자가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을 과도하게 부과하는 약관 조항을 두고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스드메 패키지 전체 가격의 20%를 위약금으로 한 뒤, 계약 해지 시에 실제 서비스 개시여부나 귀책사유 등을 고려하지 않고 계약금을 일체 반환하지 않도록 하는 조항, 법상 정해진 청약 철회 가능기간보다 짧은 기간에만 계약금 환불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 등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결혼준비대행업체들은 계약 체결 이후 서비스 개시 전과 후를 구분하여 위약금 기준을 합리화 하고, 청약철회 기간도 법에 부합하도록 약관을 시정했습니다.
◆ 조태현 : 이 외에도 결혼준비를 하는 예비부부들이 알아야 할 시정 내용이 있다면 짚어주시죠.
◇ 신용호 : 네, 그 밖에 일부 결혼준비대행업체는 고객과 개별 스드메 업체 간 거래에 대한 모든 책임에서 스스로를 배제하고 있었는데요. 이제는 고객과 스드메업체 간 거래에 있어서 결혼준비대행업체가 고의 과실 범위 내에서 책임을 지고, 분쟁 발생시 원만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중재 역할을 하도록 시정했습니다. 또한, 결혼준비대행서비스 이용 계약상의 지위를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었던 조항은 삭제하였고, 계약의 분쟁에 관한 재판 관할을 합의에 의한 관할법원으로 정하도록 시정했습니다.
◆ 조태현 : 이번 시정 내용으로 인해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의 부담이 많이 덜어질 것 같은데요, 어떤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시나요?
◇ 신용호 : 이번 조치는 매년 약 40만 명에 달하는 예비부부들이 스드메 분야에서 가장 크게 불편을 호소하는 부분에 대하여 불공정·불합리한 거래관행 형성의 근간이 된 추가요금 구성 관련 약관을 최초로 시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사진 파일 구입비, 드레스 피팅비 등과 같은 사실상 필수적인 서비스들을 기본제공 서비스에 포함시켜 장기적으로 소바자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추가요금 및 위약금과 같은 중요한 정보를 보다 투명하게 표시하도록 하여 결혼준비대행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가격을 인지·비교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울러 점점 낮아지는 혼인율은 저출생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 약관 시정은 범정부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도 추진되었고, 이에 따라 지난 8월 조사 개시 이후 속도감 있게 심사를 진행해온 만큼 소비자의 어려움이 신속하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 조태현 : 공정위가 약관 시정 이외에도 소비자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 마지막으로 청취자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 신용호 : 네, 공정위는 우선 결혼준비대행업계와 추가적인 소통을 통해 시정된 약관 이행여부를 철저히 점검할 것입니다. 실제 이번 발표 이후에 정말 많은 소비자들께서 저희 과에 문의를 해오고 있고, 넷상 에도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시정 취지가 충분히 시장에 전달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충실히 해나갈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표준약관 제정, 가격정보 공개 강화 등 다양한 연성적인 정책수단을 조합하여 결혼준비 소비자의 현명한 소비생활을 다각도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관심 있게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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