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노동자 3명 < 아틀라스" 시장에 충격, 사측 아닌 현대차 노조가 분석한 이유

2026.01.26 오전 10:19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6년 01월 26일 월요일
■ 대담 : ☎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 현대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생산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히자 현대차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노조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 허란 :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지난 22일 "노사 합의 없이 단 한 대도 들여올 수 없다"며 "노사관계 파탄을 원한다면 그 끝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경하게 밝혔습니다. 노조는 "해외 물량 이전과 신기술 도입은 노사 합의 없는 일방통행"이라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이달 초 CES 2026에서 아틀라스 상용화 계획을 공개한 이후 나온 첫 공식 반응입니다.

◆ 조태현 : 최근에 아틀라스를 두고 진정한 금속노조다 이런 표현도 등장했다고 그래가지고 보고 나서 빵 터진 적이 있었는데, 노조가 이렇게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허란 : 일자리 위협 때문입니다. 노조는 "평균 연봉 1억원을 기준으로 24시간 가동 시 3명의 인건비는 연 3억원이지만, 로봇은 초기 구입비 이후 유지비만 발생한다"며 "현대차에서 인건비 절감을 위한 AI 로봇 투입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아틀라스 가격은 대당 2억원 안팎, 연간 유지비는 대당 1,400만원 수준입니다. 최대 24시간 가동이 가능하죠. 반면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7곳 임직원 평균 인건비는 1억 3,000만원이고 근무 시간은 하루 8~10시간입니다. 단순 계산으로 2명 임금이면 로봇 한 대를 공장에 배치할 수 있고, 야근수당도 필요 없으며 24시간 노동이 가능한 셈입니다. 노조 입장에서는 휴머노이드가 본격 투입되면 사람을 빠르게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겁니다.

◆ 조태현 : 그럴 수밖에 없는 거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데요. 현대차그룹의 아틀라스 양산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 허란 :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아틀라스 3만대 양산 체제를 구축해 미국에 로봇 생산 거점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우선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노조가 민감하게 보는 대목은 로봇 도입이 해외 공장 중심으로 진행되더라도 국내 일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공장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한국 공장의 대미 수출 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그룹이 배정하는 일감을 두고 사람 중심의 한국 공장이 로봇이 많은 해외 공장과 생산성·품질 경쟁을 하게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조태현 : 사실 우리가 이런 것들은 역사상 많이 경험을 했어요. 산업혁명 때라든지 예전에 직조기 이런 것들을 만들었을 때도 주변 노동자들의 반발이 굉장히 거셌거든요. 이런 인간과 로봇 간 일자리 갈등, 어떻게 봐야 할까요?

◇ 허란 : 전문가들은 19세기 산업혁명 당시 기계 파괴 운동인 '러다이트 운동'의 재현, 이른바 '신(新) 러다이트 운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러다이트 운동이 결국 산업혁명의 흐름을 막지 못했듯 휴머노이드의 확산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봅니다. 실제로 미국 테슬라는 자사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텍사스 공장에 시범 도입했고, BMW는 미국 공장에 '피규어 02' 로봇을, 메르세데스-벤츠는 독일 공장에 '아폴로' 로봇을 투입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가 지난해 29억 2,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39.2% 성장해 2030년에는 152억 6,000만 달러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노동 전환의 연착륙을 위한 제도적 장치와 노사 협력을 통한 상생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관련 학계에서는 '로봇세' 도입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로봇이 인간 일자리를 대체할 때 기업에 세금을 부과해 그 재원으로 기본소득을 보장하자는 것입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로봇세 도입을 옹호하고 있습니다. 또 노동자가 다른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리스킬링' 교육도 핵심 과제로 꼽힙니다.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아직 상용화되기 전에 어떻게 하면 노동자들이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을지 노사와 정부까지 머리를 맞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 조태현 : 아무리 반발을 해도 이런 흐름은 막을 수가 없죠. 어떻게 하면 상생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안을 찾는 게 더 중요해 보입니다. 마지막 소식입니다. 쿠팡 문제가 한미 통상 마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가요?

◇ 허란 : 쿠팡의 초기 투자자이자 주주인 미국 투자회사 그린옥스캐피털과 알티미터캐피털이 지난 22일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 중재 의향서를 제출하고 미국무역대표부에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이들은 "한국 정부의 과도한 표적 수사가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위반해 수천억원대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11월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한국 정부가 노동, 금융, 세무 등 사안과 무관한 분야까지 전방위적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서울 신천동 쿠팡 본사에서는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 금융감독원,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고용노동부, 서울본부세관 등 10여 개 정부 기관의 동시다발적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투자사들은 또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달 19일 금융위·공정위 업무보고에서 "마피아를 소탕할 때와 같은 각오로 시장 질서를 잡아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적대적 규제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 조태현 : 글쎄요. 한 곳 한 짓을 생각을 좀 해야 될 것 같은데, 미국 무역법 301조가 실제로 발동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나요?

◇ 허란 :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정책이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거나 불공정하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나 수입 제한 등 보복 조치를 허용하는 미국 통상법상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입니다. 과거 중국을 상대로는 2018년 기술 이전 강요와 지식재산권 침해를 문제 삼아 301조 조사를 개시했고, 이후 수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미·중 무역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EU도 디지털세 도입 문제로 301조 조사를 받았고 관세 부과 압박을 받았습니다. 통상 전문가들은 "301조는 조사 개시만으로도 강한 외교·통상적 메시지가 된다"며 "상대국 입장에서는 관리해야 할 리스크 자체가 크게 확대된다"고 평가합니다. USTR은 청원 접수 후 45일 내에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하므로 늦어도 3월 초중순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쿠팡 사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정부로서는 조사 착수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최소한 사안을 통상·외교 이슈로 확대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한국 정부는 즉각 진화에 나섰습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민석 국무총리는 워싱턴DC에서 미 하원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쿠팡 차별은 전혀 없다"며 "차별적인 대우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한·미 관계는 신뢰 관계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총리실은 별도 설명자료를 내고 "김 총리의 마피아 소탕 발언은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을 강조한 원론적 취지였으며, 특정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 조태현 : 이 발언 조금 격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렇게 문제가 되는 것 같진 않은데, 아무튼 간에 이런 것들은 정부에서 잘 조율을 해야 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였습니다.

◇ 허란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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