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보복 두려워서?" 불공정 갑질, 익명제보 됩니다

2026.02.05 오전 10:43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6년 02월 05일 목요일
■ 대담 : ☎ 이태휘 과장 (공정위 하도급조사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시장을 만듭니다. 오늘은 공정거래위원회 이태휘 하도급조사과장 전화 연결합니다. 나오셨습니까

◇ 이태휘 : 안녕하세요. 공정위 하도급조사과 과장 이태휘입니다.

◆ 조태현 :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 가맹, 유통, 대리점 분야에서 운영 중인 익명제보센터를 대폭 강화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익명제보센터 운영 강화 정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 뭔가요?

◇ 이태휘 : 피해를 당하면서도 신고하지 못하여 불공정 행위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도급업체, 납품업체, 가맹점주 등이 대금을 받지 못하거나, 불공정한 계약 조건을 강요받아도, “지금 신고하면 다음 계약은 물 건너간다”, “괜히 찍히면 업계에서 버티기 어렵다”는 등의 두려움 때문에 신고나 문제제기를 못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실제로 공정위에 접수되는 사건을 보면 이미 거래가 끝났거나,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이후에야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즉, 불공정행위가 발생한 ‘현재 진행형’ 단계에서는 신고가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말 국회 쿠팡 청문회에서 한 입점업체 대표가 신원을 가리기 위해 검은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증언하는 모습을 보셨을 겁니다. 그 장면은 “얼굴이 알려지면 당장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현장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이번 강화 방안은 바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대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도 지난 연말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갑을 관계에서 익명제보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시기도 하셨습니다.

◆ 조태현 : 익명 제보, 이거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긴 한데요. 그런데 정말 익명이 보장되느냐는 의문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호되는 건가요?

◇ 이태휘 : 네, 공정위 익명제보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제보자의 신원을 “애초에 알 수 없게 만든 구조”라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 IP 주소, 접속 기록, 기기 정보 같은 흔적이 남게 됩니다. 하지만 익명제보센터는 이런 정보가 시스템에 아예 저장되지 않도록 기술적으로 차단돼 있습니다. 단순히 외부 해킹을 막는 수준이 아니라 공정위 내부 직원도 제보자의 신원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담당 조사관 역시 제보자의 이름, 회사, 연락처를 확인할 방법이 없고, 확인하려고 해도 데이터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혹시 내부에서라도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제도적으로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조태현 : 조사받는 기업이 “이거 특정 제보 때문에 조사 나온 거 아니냐”고 눈치채면 곤란하지 않을까요?

◇ 이태휘 : 바로 그 점 때문에 저희가 이번에 개선하는 것이 핵심적인 ‘조사의 기술’과 관련된 것입니다. 한 입점업체가 용기 내어 제보를 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공정위가 그 거래 하나에 대해서만 조사하면 조사를 받는 기업 입장에서는 “아, 이건 그 업체가 신고했구나”라고 바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익명성이 기술적으로 보장돼 있어도 현실에서는 보호가 완전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익명제보를 단서로 삼되, 조사는 해당 기업 한 곳이 아니라 업종이나 분야 전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 또는 설문조사 등의 방식으로 유사한 사례들을 찾아내어 직권조사 방식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불공정 의혹이 제기되면 특정 가맹본부만이 아니라 외식 가맹업계 전반을 함께 점검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업계에 대한 직권조사 방식의 점검”으로 인식하게 되고, 제보에 의한 조사 여부를 유추하거나 제보자를 특정할 수 있는 가능성도 크게 줄어듭니다. 동시에 업계에 만연한 구조적 문제까지 함께 들여다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 조태현 : 조사 속도나 인력도 많이 달라진다고요?

◇ 이태휘 : 네, 익명제보센터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속도와 전문성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합니다. 기존에는 익명제보를 접수하고 조사가 필요한 사안인지 여부를 한 달 단위 주기로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신속하게 경제적 약자의 피해에 대응해야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조사 검토 주기를 2주 단위로 대폭 단축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전담 인력 확충입니다. 그동안은 각 분야별로 담당자 1명이 제보 분석을 맡는 구조였기 때문에 운영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하도급, 가맹, 유통, 대리점 분야별로 최대 5명 규모의 전담조사팀을 구성하고, 관리 책임도 국장급에서 조사관리관으로 격상해 운영의 책임성과 연속성을 강화했습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이번 정책에서 ‘업계 내부 감시망과의 연계’도 눈에 띄는데요. 업계 내부 감시망이 정확하게 어떤 걸 말하는 건가요?

◇ 이태휘 : 네, 불공정 거래는 사무실에서 서류만 봐서는 다 잡아내기 어렵기 때문에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업계 및 전문가들과 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공정위는 하도급 업체, 납품업체, 가맹점주, 대리점 등으로 구성된 단체와 긴밀히 소통하여 신빙성 있는 제보가 들어오도록 힘쓰겠습니다. 또한 중소기업 기술 보호 감시관, 가맹, 유통 분야 운부지반 등 전문가들과 연계하여 불공정 행위를 감시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런 감시망을 통해 축적된 정보를 익명 제보 분석 과정에 반영하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는 법령 개정 등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걱정했던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공정거래위원회 이태휘 하도급조사과 과장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태휘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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