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6년 02월 09일 월요일
■ 대담 : ☎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
- 이벤트 당첨자 249명에게 1인당 2,000원씩 주려다 '원(KRW)' 아닌 '비트코인9BTC)'로 잘못 입력..62만원이 62만개 비트코인으로
- 은행 등 금융사와 달라 빗썸, 특정 직원 클릭 한 번으로 63조원 자산 즉시 집행되는 구조..내부 통제 취약성 드러나
- 2018년 삼성증권 배당급 오지급 사고 판박이..1,000원 주려다 1,000주씩 112조원 지급
- 삼성증권, 진짜 주식 사와서 메워..빗썸 '장부상 거래'로 실제 금고 털린 것은 아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 다양한 산업 분야와 기업들의 움직임, 그 이면까지 생생히 전달해드리기 위해 마련한 코넙니다. 취재부터 뉴스까지, 한큐에 전해드릴 오늘은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함께 합니다. 기자님, 안녕하세요.
◇ 허란 : 안녕하세요.
◆ 조태현 : 빗썸에서 대형 사고가 터졌습니다.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인데 사실 이 내용을 보면 좀 황당하다 싶은 내용이 생각이 들거든요. 정확히 어떤 내용입니까?
◇ 허란 : 네, 지난 6일 저녁 7시 빗썸이 '랜덤박스' 이벤트에서 당첨자 249명에게 1인당 2,000원에서 5만원, 총 62만원을 비트코인으로 지급하려다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직원이 보상 수량 단위를 '원(KRW)'이 아니라 '비트코인(BTC)'으로 잘못 입력하면서 62만개의 비트코인이 지급된 겁니다. 1인당 평균 2,490개씩, 당시 시세로 약 2,440억 원, 전체 규모로는 63조원이 넘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빗썸 법인이 실제로 소유한 비트코인은 175개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이번에 지급된 62만개는 실제 보유량의 3,500배가 넘고, 고객이 맡긴 4만2,000여개를 합쳐도 지급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세계 비트코인 총 발행량의 3%에 달하는 막대한 수량이 지급된 겁니다. 빗썸은 오후 7시 20분 오지급을 인지하고 7시 35분부터 거래와 출금을 차단했지만, 그 사이 일부 당첨자들이 발 빠르게 비트코인을 매도하면서 혼란이 발생했습니다.
◆ 조태현 : 참 이것도 황당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자기가 가진 비트코인에 적게는 10배 넘는, 많게는 3500배가 넘는 비트코인이 실제로 지급이 됐단 말이죠. 그래서 유령 비트코인이라는 표현이 나오던데, 이게 어떻게 가능한 겁니까?
◇ 허란 : 네, 블록체인상 비트코인이 새로 발행된 것은 아닙니다. 암호 화폐 거래소는 실제 코인이 이동하지 않고 데이터베이스, 즉 장부상 숫자만 바뀌는 '장부 거래'로 운영됩니다. 은행 앱에서 송금할 때 현금이 아니라 숫자가 오가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래서 빗썸은 실제로 보유하지도 않은 62만개 비트코인의 인출권, 즉 채권을 뿌린 셈입니다. 이는 은행이 금고에 현금이 없는데도 수조 원짜리 위조수표를 발행해 유통한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오지급된 비트코인을 받은 일부 이용자들이 즉시 매도에 나서면서 6일 오후 7시 30분경 빗썸 내에서만 비트코인 가격이 8,111만원까지 급락했습니다. 같은 시각 다른 거래소에서는 1억 원대에서 정상 거래됐는데 빗썸만 순식간에 폭락한 겁니다. 장부 거래 방식이기 때문에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만 폭락했을 뿐 글로벌 비트코인 시세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가격 급락으로 패닉셀, 즉 투매에 나서 손해를 본 일반 이용자들도 발생했습니다. 빗썸은 오지급된 비트코인의 99.7%에 해당하는 61만8,212개를 즉시 회수했습니다. 장부상 숫자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지급 물량 대부분을 무효로 할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시장에 매도된 하지만 일부 당첨자들이 발 빠르게 매도한 1788개는 문제가 됐습니다. 이 중 대부분은 원화나 다른 코인 형태로 추가 회수됐지만 비트코인 125개 상당, 즉 현재 시세로 약 130억 원 규모는 아직 되찾지 못했습니다. 특히 130억 원 중 30억 원은 당첨자 수십 명이 이미 자신의 개인 은행 계좌로 현금 출금을 완료한 상태여서 회수가 더욱 어려운 상황입니다. 나머지 100억 원 상당은 아직 빗썸 거래소 내에서 다른 암호화폐로 바꿔놨거나 원화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이 부분은 궁금하실 분도 있을 것 같아서요. 이렇게 한다고 해서 형사 처벌 가능성은 없을 것 같은데, 민사적 책임 반환 의무는 100% 존재하니깐요. 이런 것들 어떻게 해야 되나 걱정은 너무 안 하셔도 될 것 같은데,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합니다. 이렇게 큰 사고가 어떻게 발생할 수 있었습니까? 시스템이 자산 거래소 다운 시스템이 아닌 건지 이 부분도 궁금하거든요.
◇ 허란 : 네, 내부 통제 시스템 문제가 가장 크게 지적이 되고 있는데요. 은행과 같은 일반적인 금융사에서는 거액의 자산이 이동할 때 여러 단계의 검증 과정을 거칩니다. 그런데 빗썸은 사실상 특정 직원의 클릭 한 번으로 63조원이 넘는 자산이 즉시 집행되는 구조였던 겁니다. 이번 사고로 거래소 내부통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빗썸 같은 중앙화 거래소는 고객이 입금한 코인을 자체 지갑에 보관한 뒤 매매가 이뤄질 때마다 블록체인에 직접 기록하지 않고, 장부상 잔고만 변경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이 방식은 거래 속도가 빠르고 수수료가 저렴하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스템 오류 때 거래소가 실제 보유한 물량과 장부상 수량 간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일부 이용자들은 "내부인 누군가가 실수가 아닌 고의로 장부상 코인을 생성해 유통해도 이용자로선 인지할 방법이 없다"며 불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 조태현 : 안 그래도 코인 시장에 대한 신뢰가 지금처럼 흔들릴 때, 또 하나의 악재가 터진 셈이라고도 볼 수가 있겠고요. 이 배경을 보자면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것도 계속적으로 문제점의 하나로 지적이 되는데, 금융당국 쪽에서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습니까?
◇ 허란 : 네, 금융감독원은 사고 다음 달인 토요일(7일) 오전부터 이찬진 금감원장 주재로 긴급 대응회의를 연 뒤 곧바로 현장 점검반을 급파했습니다. 사고 경위와 빗썸의 이용자 보호조치,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의 회수 가능성, 위법 사항 등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도 8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긴급점검회의를 열었는데요. 이 위원장은 "빗썸뿐만 아니라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의 내부통제 전반을 점검하고 적절한 내부통제 체계를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특히 가상자산거래소가 이용자에게 가상자산을 지급할 때 장부와 보유 가상자산 간 검증체계, 다중 확인 절차, 인적 오류 제어 등의 통제장치가 적절히 구축돼 있는지를 중점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를 중심으로 모든 거래소의 내부통제 전반을 점검하고, 결과를 토대로 금감원이 현장 점검을 할 예정입니다. 근본적으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통해 거래소에 금융사에 준하는 내부 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또 가상자산사업자가 외부 기관으로부터 주기적으로 가상자산 보유현황을 점검받도록 하고, 전산사고 등으로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면 가상자산사업자의 무과실책임을 규정하는 방안 등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 조태현 : 8년 전 삼성증권의 '유령 주식' 사태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많던데, 어떤 점이 유사하고 어떤 점이 다른가요?
◇ 허란 : 네, 기본 구조는 판박이지만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삼성증권은 2018년 4월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당 1,000원 지급하려다 직원 실수로 1,000주씩 지급하면서 112조원 규모의 가짜 주식을 전산상에 생성했습니다. 삼성증권 직원 수십 명이 배당받은 자사주를 급히 매도하는 바람에 주가가 한때 12% 가까이 급락했고, '도덕적 해이'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직원의 단위 입력 실수로 천문학적 자산이 지급되고 시세 급락을 유발했다는 점은 똑같습니다. 하지만 결정적 차이가 있습니다. 삼성증권의 유령 주식은 예탁결제원 시스템과 연동돼 시장에서 유효한 권리로 인정받아 삼성증권이 시장에서 진짜 주식을 사 와야 했습니다. 반면 빗썸은 장부상 숫자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지급 물량 대부분을 무효로 할 수 있었습니다. 블록체인 상 실제 비트코인이 발행된 게 아니라 장부상 숫자만 바뀐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짜 수표가 발행된 것이지 금고가 털린 건 아니어서 고객의 비트코인이 사라질 일은 없습니다. 다만 이미 매도된 125개 비트코인을 회수하지 못하면 빗썸이 자기 자본으로 시장에서 사서 채워 넣어야 합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빗썸 역시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것 같은데, 빗썸의 대응과 향후 전망은 어떻습니까?
◇ 허란 : 빗썸은 8일 "고객 예치 자산과 거래소 보유 자산 간의 100% 정합성을 확보했다"며 회사 보유 자산을 투입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사고 당시 패닉셀로 손해를 본 고객에게는 매도 차익 전액과 10% 추가 보상을 지급하고, 9일부터 일주일간 전체 종목 거래 수수료를 면제할 예정입니다. 아직 회수하지 못한 약 30억 원에 대해서는 당첨자들과 반환을 협의 중이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 등 법적 대응도 검토 중입니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은 급반등했습니다. 8일 오전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13% 오른 1억499만원에 거래되며 1억 원 선을 회복했습니다. 6일 폭락한 뒤 하루 만에 반등한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암호화폐의 전형적인 가격 변동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이번 사태가 빗썸의 가상자산사업자 면허 갱신이나 추진 중인 기업공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조태현 : 금융 시장에서 소위 말하는 '팻핑거' 그러니까 손가락이 뚱뚱해서 나오는 그런 실수, 사고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지만요. 이런 사고 뒤처리가 항상 문제인데, 빗썸의 시스템은 전혀 신뢰할 수가 없는 시스템인 것 같습니다. 다음 이슈로 가보죠. 대한상공회의소의 보도자료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과 정부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가짜 뉴스'라고 비판하고 나섰고, 국세청과 산업부까지 강경 대응에 나선 상황입니다. 먼저 이번 사태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주시죠.
◇ 허란 : 네, 지난 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상속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방식 다양화 효과 연구'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습니다. 핵심 내용은 상속세 부담 때문에 한국을 떠나는 고액 자산가가 2024년 1,200명에서 2025년 2,400명으로 2배 급증했고, 이는 세계 4위 수준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대한상의는 영국 이민 컨설팅 업체인 헨리앤파트너스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보통 대한상의 같은 큰 경제단체에서 보도 자료가 나오면 언론사들이 이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하게 되는데요. 3일 방송 뉴스와 4일자 조간신문에 이 내용이 보도됐습니다. '상속세 부담에 부자들 한국 탈출', '고액 자산가 2,400명 해외 이주' 같은 제목의 기사들이 쏟아진 겁니다. 그런데 주말 사이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토요일인 7일 프레시안에 이 보도 자료의 문제점을 지적한 칼럼이 실렸는데요. 제목이 '존재하지도 않는 '백만장자 탈 한국'…철지난 '떡밥' 덥석 문 보수언론들'이었습니다. 이 칼럼은 헨리앤파트너스 조사의 기준과 방법이 불분명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원문 어디에도 '상속세 때문에 한국을 떠난다'는 인과관계가 명시되지 않았는데, 대한상의가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는 비판이었습니다. 그러자 이재명 대통령이 같은 날 오전 11시 5분 이 칼럼을'X' 에 인용하면서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 조태현 : 이재명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밝혔나요?
◇ 허란 : 이 대통령은 "법률에 의한 공식 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런 짓을 공개적으로 벌이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특히 "사익 도모와 정부 정책 공격을 위해 가짜 뉴스를 생산해 유포하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고요. "주권자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 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장치를 만들어야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특정 경제단체를 겨냥해 이렇게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대통령이 직접 SNS에 글을 올리면서 이 문제가 정치적 이슈로 급부상하며 연쇄 반응이 일어났습니다. 가장 먼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대통령이 글을 올린 지 2시간40분만인 오후 1시 34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구 부총리가 작년 8월 1일 미국 통상협상에서 귀국한 이후 처음 올린 SNS 글이었는데요. "부유층 2,400명이 상속세 부담으로 한국을 떠난다는 것은 가짜 뉴스"라고 제목을 단 글에서 "제대로 안 된 통계를 활용해 보도 자료를 생산·배포한 대한상의는 응당의 책임을 져야 하며, 언론도 이러한 통계를 활용한 보도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습니다.
◆ 조태현 : 이 부분에 있어서는 대한상의도 할 말이 없을 것 같은데, 일단 최태원 회장 그리고 대한상의가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어요.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 허란 : 대통령이 글을 올린 지 3시간 만에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대한상의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최 회장은 "책임있는 기관인 만큼 면밀히 데이터를 챙겼어야 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대한상의에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 저녁 6시 30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페이스북에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끝까지, 엄중하게 묻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강경한 글을 올리면서 사태는 더욱 확대됐습니다. 김 장관은 "법정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러한 행위를 한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그 책임은 매우 무겁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나왔습니다. 대한상의를 소관하는 주무장관으로서 국민에게 사과한 뒤, "산업통상부는 해당 보도 자료의 작성 및 배포 경위, 사실관계 전반에 대해 즉각 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검증되지 않은 정보나 가짜뉴스가 유통·확산되는 구조 자체를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행정적 조치도 적극 강구하겠다"며 이 대통령의 게시글과 보조를 맞췄습니다.
◆ 조태현 : 잘못한 건 맞죠. 제도적으로 많은 장치들도 지금 돼 있고, 입법까지 했으면서요.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허란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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