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수급 방파제' 자사주 매입 '기타법인', 삼전닉스 총 26.5조원 사들였다

2026.09.14 오전 08:47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6년 9월 14일 월요일
■ 전화 : 고은이 한국경제신문 기자

- 개인투자자 이달들어 삼성전자 5.2조, SK하이닉스 7.8조 순매도
- 8월까지 순매수 행렬 멈추고, 5개월만에 순매도 우위로
- 코스피 상승탄력 둔화와 차익실현, 단일종목레버리지 ETF 규제 에 환율 강세까지 겹쳐
- 자사주 매입 '기타법인', 삼전닉스 총 26.5조원어치 매입
- 삼성전자 7.7조원 자사주 예정 물량의 56% 이상, SK하닉도 45%
- 자사주 매입이 개인 및 외국인 매도 물량 흡수하는 방파제 역할
- 지금 속도면 자사주 매입, 당초 예정보다 일찍 끝날 수도..단기 수급공백 우려
- 오늘부터 4시-8시 애프터마켓 시작..넥스트레이드와 경쟁
- 애프터마켓, 2천개 이상 종목 거래 가능..단, ETF ETN은 제외
- 애프터마켓, 서학개미 막는 '집토끼 단속용?'
- 다리오 아모데이 엔트로픽 최고경영자 "AI 통제할 안전장치와 제도 못따라가고 있다"
- 트럼프, 中 AI경쟁에 맞서려면 지금의 AI속도 유지해야
-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안전성 논쟁으로 오픈AI 상장 늦출 수도..2026년은 아냐"
- 반면, 엔트로픽 이르면 10월 중순 투자자 모집 시작, 11월 중간선거 전에 상장 추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 주말 사이에 이 뉴스가 굉장히 많은 관심을 끌었어요. 클로드죠. AI 모델 클로드를 운영하는 기업 엔트로픽에서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라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예전부터 엔트로픽은 AI에 대한 어떤 경계론을 계속 이야기를 하는 모습들이 있었는데요. 구체적으로 뭘 우려한 겁니까?

◇ 고은이 : 네, 클로드를 운영하는 기업 엔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가 주장을 내놓은 게 있는데요. 이 주장을 요약해 보면 AI의 성능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데 이를 통제할 안전장치와 제도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아모데이가 지목한 위험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문제, 사이버 공격이나 생물학적 위협에 악용되는 문제, 그리고 일자리와 산업 구조에 급격한 충격을 주는 경제적 혼란입니다. 특히 AI가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서 여러 단계의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했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지금 같은 속도라면 6개월에서 1년 안에 훨씬 강력한 AI 에이전트 집단이 인터넷 시스템을 위협할 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습니다. 실제 사고도 있었는데요. 지난 7월 오픈AI 모델을 기반으로 만든 AI 에이전트들이 보안 시험 도중에 격리된 실험 환경을 벗어나서 외부 AI 개발 플랫폼인 허깅페이스 시스템에 침투해 우려를 낳았던 적이 있습니다. 아모데이는 대책으로 AI 기업 내부에 외부에서 온 안전 평가자를 두고 주요 기업과 국가가 공통 안전 기준을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최첨단 AI의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론 머스크와 구글 딥마인드의 허사비스도 아모데이의 문제 제기에 동의했습니다. 다만 이들이 모든 AI의 연구와 투자의 속도를 늦추자고 합의한 것은 아닙니다. 위험성이 큰 최첨단 모델은 안전 검증을 통과한 뒤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자는 주장입니다. 구체적인 감속 기준이나 노동 협약도 어떻게 할지 논의되지 않았고요. 미국 정부 안에서도 지금 의견이 갈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보다 AI 경쟁에서 앞서 있다면서 지금의 개발 기조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반복했습니다. 안전을 이유로 속도를 늦추면 중국에 주도권을 넘길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 조태현 : 그것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기는 한데요. 트럼프 같은 사람이 AI 아포칼립스를 유도하는 그런 사람이겠죠. 아무튼 ‘안전성 논쟁으로 오픈AI의 상장이 늦어질 수도 있다.’ 이거는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가 직접 이야기한 거죠?

◇ 고은이 : 네,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가 최근 인터뷰에서 언급을 했는데요. 안전과 관련해 벌어지는 모든 일을 감안하면 지금 상장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상장 시기를 2027년으로 미루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2026년은 아니다." 이렇게 답했습니다. 상장사가 되면 분기마다 실적과 투자 성과를 공개해야 하고 주주 수익을 높여야 한다는 압력이 커집니다. 오픈AI는 안전 문제가 발생하면 수익성과 관계없이 모델 개발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상장을 하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고요. 올트먼도 현재 상장을 서둘러야 할 자금 압박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아모데이가 이끄는 엔트로픽은 안전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면서도 상장 절차는 계속 밟고 있습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엔트로픽은 상장 시장으로 나스닥을 선택했고요. 이르면 다음 달 중순 투자자 모집을 시작해서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에 상장을 마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상장 규모는 상당히 큰데요. 엔트로픽은 기업 가치 약 2조 달러를 기준으로 최대 1천억 달러를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최대 100억 달러를 투자하는 핵심 앵커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AI 데이터 기업인 데이터브릭스는 여기에 반대 방향입니다. 언젠가는 상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올해는 상장 대신 약 1,88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서 민간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증시에서 바로 자금을 모으기보다 비상장 상태에서 일단 성장을 추진해 보겠다는 전략입니다. 앞으로 시장은 단순히 AI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몸값을 주기보다는 매출과 적자 규모, 안전 규제 위험을 따져서 기업별로 평가할 가능성이 큽니다. AI 투자 전체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투자자들의 선별 기준이 까다로워지는 국면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조태현 : 네, 글로벌 AI 기업들이 개발 속도를 조절하면 반도체 투자 열기도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 코스피도 상당히 부진한 상태로 시작을 했는데요. 국내 개인 투자자들 이미 이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많이 팔았네요?

◇ 고은이 : 국내 개인 투자자의 반도체 매도는 이달 초부터 진행되고 있는데요. 개인 투자자는 이달 1일부터 지난 11일까지 삼성전자를 5조 2천억 원, SK하이닉스를 7조 8천억 원 순매도했습니다. 두 종목을 합치면 13조 300억 원입니다. 개인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연속 두 종목을 순매수했었는데요. 5개월 만에 매도 우위로 다시 돌아선 겁니다. 외국인도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조 9600억 원씩 순매도했습니다. 개인의 매수 강도는 이미 몇 달 전부터 약해지고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6월 17조 원대에서 8월 2조 원대로 줄었고요. SK하이닉스도 5월과 6월 15조 원대에서 8월에는 1조 원대로 감소했습니다. 원인으로는 코스피 상승 탄력이 둔화했다는 점과 차익 실현 물량,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등이 거론됩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으로 내려오면서 미국 기술주에 투자할 때 환전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이달 국내 투자자들은 알파벳과 브로드컴, 메타 같은 미국 기업을 순매수했습니다. 다만 국내 반도체 주에서 빠져나간 13조 원이 그대로 미국 기술주로 이동했다고 단정할 정도만큼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가 크지는 않았습니다. 주가가 수급과 똑같이 움직이지도 않았습니다. 이달 들어서 11일까지 삼성전자는 0.19% 하락했지만 SK하이닉스는 8.24% 상승했습니다. 개인이 팔았다는 사실만으로 반도체 업황이 꺾였다고 해석하기는 어렵고 여러 변수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조태현 : 참 여러 가지 요인들이 섞여 있는 것 같은데요. 오늘 삼성전자 3%대 하락, SK하이닉스는 5%대 하락.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시장의 우려는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상황을 보자면요. 반도체 기업들 주가가 버티고 있는 배경에는 두 회사의 자사주 매입이 있을 텐데요. 그러면 자사주 매입 끝나고 나면은 이거 조금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닙니까?

◇ 고은이 : 네, 실제로 개인과 외국인이 내놓은 주식을 누가 받아가는지를 보면 기타 법인의 순매수가 두드러집니다. 회사가 자기 회사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이면 거래소 통계에서는 기타 법인 매수로 잡힙니다. 기간을 조금 넓혀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0일 전후부터 이달 11일까지 총 26조 5700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습니다. 삼성전자는 7조 7,700억 원어치를 사들여서 예정 물량의 약 56%를 이미 채웠습니다. SK하이닉스는 예정 물량의 약 45% 정도를 채웠고요. 매입 비중도 높은데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물량은 해당 기간 전체 거래량의 10.8%, SK하이닉스는 18.1%를 차지했습니다. 하이닉스는 일부 거래일에 자사주 매입 비중이 하루 거래량의 25%를 넘기도 했습니다. 두 회사가 대규모로 자기 주식을 사들이면서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흡수하는 일종의 방파제 역할을 한 건데요. 문제는 지금 같은 속도라면 당초 예정된 11월보다 자사주 매입이 일찍 끝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때까지 외국인과 개인의 매도가 계속되고 새로운 기관 매수까지 들어오지 않는다면 단기적인 수급 공백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자사주 매입 종료가 곧바로 주가 하락을 뜻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고 AI 기업의 설비 투자와 메모리 가격, 이익 전망이 좋아지면 외국인과 기관이 다시 매수 주체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 조태현 : 여러 가지 전제 조건이 있긴 한데요. 쉽지 않은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 같긴 합니다. 자, 증시 이야기 조금 더 해보도록 할까요? 오늘부터는 한국거래소에서도 애프터마켓이 열린다고 해요. 넥스트레이드랑 경쟁을 하겠다는 건데, 뭐가 달라진다는 겁니까?

◇ 고은이 : 네, 한국거래소 정규장이 오후 3시 30분에 끝난 뒤에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애프터마켓이 오늘부터 운영됩니다. 기존에도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시간 외 거래가 가능했는데요. 다만 여기에서는 주문을 10분 동안 모은 뒤에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하는 시간 외 단일가 방식이었고요. 오늘부터 이 시간 외 단일가 시장은 폐지됩니다. 대신 매수 가격과 매도 가격이 맞으면 주문이 들어온 순서에 따라 바로 체결되는 실시간 거래 방식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한국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는 시간은 정규장 6시간 30분, 애프터마켓 4시간 이렇게 합쳐서 하루 10시간 30분으로 늘어납니다. 대체 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는 원래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프리마켓과 정규장, 애프터마켓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한국거래소도 저녁 시간대 실시간 거래에 직접 뛰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조태현 : 이러면 퇴근길에도 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고도 볼 수가 있겠는데요. 그렇다고 모든 종목을 살 수 있는 건 아닌가 봐요?

◇ 고은이 : 네, 코스피와 코스닥의 주식 대부분은 거래할 수 있는데요. 넥스트레이드가 약 600개 종목을 거래하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거래소 애프터마켓에서는 최소 2천 개 이상의 종목을 거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ETF와 ETN은 거래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당일 정규장에서 한 번도 거래되지 않은 종목과 관리 종목, 투자 경고·투자 위험 종목, 이상 급등 종목, 거래가 극히 적은 종목도 제외됩니다. 주문 방식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애프터마켓에서는 가격을 정하지 않고 주문하는 시장가 주문은 할 수 없고요. 지정가 계열 주문만 가능합니다. 가격은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위아래 30% 안에서 움직입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여러 가지 변화가 생기는데요. 한국거래소가 이렇게 거래 시간을 늘린 배경, 이거는 ‘집토끼 단속용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던데 이게 무슨 말입니까?

◇ 고은이 : 네, 이번 애프터마켓 개설은 국내 투자자와 증권사의 주문을 경쟁 시장에 빼앗기지 않기 위한 성격이 있는 조치인데요.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보다 수수료가 20%에서 40% 정도 저렴합니다. 국내 투자자가 정규장 이후 미국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애프터마켓에는 증권사 38곳이 참여할 예정인데요. 이 증권사들의 기존 거래 대금 점유율을 합치면 95.2%입니다. 대부분의 투자자가 이용하는 증권사에서 한국거래소 저녁 거래를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번 조치로 곧바로 24시간 주식 거래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고요. 한국거래소는 내년 말에 프리마켓 도입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 거래 시간을 더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오늘 개장하는 애프터마켓은 24시간 거래로 가기 위한 첫 단계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조태현 : 뭐든지 경쟁이 있어야 돼요. 그래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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