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출산 당시 난치병에 걸린 줄 알고 해외로 입양 보낸 아들이, 19년 만에 건강한 청년이 돼서 친부모를 만나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이럴 때 부모의 마음은 어떻까요?
권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대림동에 사는 황 모씨, 최근 노르웨이에서 온 편지 한 통을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19년전 출산 직후 해외로 입양된 자신의 아들입니다.
치명적인 병에 걸린 줄 알고 양육을 포기했던 아들은 건장한 청년으로 컸습니다.
[인터뷰:황 모씨]
"저희 집사람 한테 얘기를 못했어요. 약해서 까무러칠까봐. 신경 안정제 먹이고 제가 얘기 못하고 이사람 오빠가 얘기했죠."
황 씨 부부는 지난 87년 아들을 낳은 병원에서 오진을 하지 않았나 의심을 하게 됐습니다.
당시 담당 의사는 태아가 뇌수종이 걸린 것 같다면서 입양을 권유했다는 게 황씨의 주장입니다.
뇌수종은 고치기 어려운 병이라는 말을 듣고 고민 끝에 입양에 동의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황 모씨]
"수술을 1차 2차 수회에 걸쳐 해야된다. 그래도 살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 2년간.."
병원 측은 장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을 뿐 단정적인 진단은 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입양을 권유한 적은 더더욱 없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병원 의사]
"키운다는 사람을 입양 시키겠어요? 상식적으로..애기를 낳아서 뇌수종의 의심이 있지만 뇌수종 증세는 생각보다 심하지 않아서 경과를 보자 그랬던 것 같아요."
얼굴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아들을 입양 보낸 지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황 씨 부부는 거꾸로 돌릴 수 없는 시간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YTN 권준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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