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화염병 저항...무리한 진압 논란

2009.01.21 오전 01:37
[앵커멘트]

어제 일어난 용산 참사에서 철거민들은 좁은 옥상에 시너 같은 인화성 물질을 가득 쌓아 놓고 경찰에 극렬하게 저항했습니다.

화재 위험이 충분히 예상됐는데도 경찰은 별다른 안전 장치를 준비하지 않은 채 진압에만 신경썼다는 비난이 일고 있습니다.

양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찰은 철거민을 비좁은 건물 옥상에 설치된 망루로 몰아붙이고는 곧바로 최후통첩을 했습니다.

[녹취]
"다시 한 번 경고합니다. 지금 즉시 불법시위를 중단하고 자진해서 내려오시기 바랍니다."

철거민들은 화염병과 대형 새총으로 격렬하게 맞섰습니다.

망루에는 시너와 염산, LPG가스통이 즐비했습니다.

경찰은 전격적으로 진압을 개시하면서도 사전에 안전 장치를 갖추지 않았습니다.

추락 사고가 예견됐는데도 건물 주변에는 안전 매트조차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목격자]
"한 분은 4층 난간을 잡고 떨어지려고 하는 상황이 3∼4분 지속됐고, 그리고 나서 그 분이 떨어졌어요."

철거민들이 농성에 돌입한지 불과 25시간 만에 특공대를 투입할 정도로 당시 상황이 위급했는지도 의문입니다.

[녹취]
"안에 사람이 다 죽어갑니다. 이건 경찰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경찰이 아닙니다."

경찰은 철거민들이 하루 전부터 화염병을 던지며 인근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녹취:백동산, 용산경찰서장]
"계속된 경찰의 설득과 경고 불응하므로, 더이상 불법을 묵과할 수 없어 금일 불법농성장에 경찰을 투입하였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위대를 안정시키고 대화로 문제를 풀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강제로 해산시키겠다는 의욕이 앞서다 보니까 갖춰야 할 사전정지 작업이라든가 안전에 대한 대책이 좀 미흡했을 수 있겠죠."

과연 6명이나 숨질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는지,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YTN 양일혁[hyu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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