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7년째 '위안부' 투쟁...메말라가는 관심

2009.03.01 오전 08:22
[앵커멘트]

3.1절이 어느덧 90주년을 맞았지만 일제 치하의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그중 하나인데요, 17년 동안 꾸준히 시위를 벌였지만 사회의 관심은 오히려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김혜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854번째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수요 집회.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며 주한 일본대사관 앞으로 달려온 게 어느덧 17년이 넘었습니다.

몇 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참석한 위안부 할머니들은 여전히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순덕,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안 힘들어, 괜찮아. 암시랑토 안해. 용기가 나."

[인터뷰:길원옥,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죽는 날까지 안 나오진 않지. 꼭 나오지. 왜냐 저 사람들이 진실을 밝히기까지는 꼭 나와요."

하지만,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 정부도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습니다.

[인터뷰: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회 대표]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게 사과를 요구하지 않는 것 그리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것은 외부에 비치기에는 이미 위안부 문제가 한·일 간에 해결이 됐기 때문에 정부는 그것에 대해서 다루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보인다는 거에요."

자원봉사자나 후원인 등 일반인들의 관심도 부쩍 줄어들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네티즌이 인터넷에 할머니들을 심하게 비방한 글을 올려 고소하는 일까지 빚어졌습니다.

사회의 무관심 속에 8, 90대 고령자가 된 할머니들은 하나 둘씩 세상을 뜨고 있습니다.

정부에 등록된 피해 할머니 234명 가운데 이제 93명만 남았습니다.

[인터뷰:길원옥,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렇게 나이들이 많으니까 자꾸 죽어나가. 그럼 우리 다 죽고난 뒤에 누구한테 그야말로 진실을 말해서 밝혀주겠느냐 그 말이에요."

일본군의 만행으로 짓밟힌 청춘을 가슴에 안고 살아온 70여 년.

우리 사회와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지난해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세계 각국에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YTN 김혜은[henis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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