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사형 집행이 재개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가 지난해 EU와 협약을 맺으면서 사형을 집행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형이 집행될 경우 외교적 문제와 함께 형평성 논란도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2007년 우리나라는 유럽평의회에 범죄인인도와 사법공조 협약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EU는 거절했습니다.
EU 국가들은 사형제를 모두 폐지했는데 한국은 사형제가 유지되고 있다는게 이유였습니다.
그러자 법무부는 지난해 외교부와 협의해 EU에서 인도받은 범죄인의 경우에는 법원이 사형을 선고해도 집행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보냈습니다.
그러자 가입이 신청됐고 협약안은 국회에 제출돼 동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귀남 법무부장관이 사형 집행 재개를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문제 소지가 생겼습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사형 집행을 재개할 경우 EU국가로 달아난 범죄자만 사형이 선고돼도 집행할 수 없게 돼 형평성 논란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관계자도 당시에는 우리나라가 잠재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돼 서약서만으로 가입 신청을 할 수 있었지만 사형이 재개되면 이의를 제기할 개연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법무부는 강호순 사건 이후 사형에 찬성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지난해 사형 재개 여부를 검토했지만 집행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내렸습니다.
사형의 흉악범죄 억지력이 크지않고 국가가 범죄 예방은 소홀히 한채 처벌만 강화해선 안된다는 논리가 우세했습니다.
종교계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고 형법학자 132명도 사형 집행 반대 의견서를 냈습니다.
[인터뷰: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
"우리 사회와 국가가 이제까지 도달한 인권의 수준이라든지 문명적 감수성을 후퇴시키지 않을까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길태 사건 이후 법무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사형장을 새로 만드는 등 사형 집행을 재개할 것 처럼 움직이고도 국민적 궁금증에 대한 대답은 회피해 논란만 키우고 있습니다.
YTN 신호[sin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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