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중점] 실비보험 가입자 '보험사기범' 날벼락

2011.01.10 오후 01:56
[앵커멘트]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치료비를 보상해주는 의료실비 보험이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험사 측이 자의적인 기준을 내세우며 보험금 지급을 꺼리고 있어 가입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대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의료실비보험 가입자인 55살 서 모 씨는 지난 2009년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하지정맥류 레이저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이후 5시간을 입원했던 서 씨는 보험사로부터 병원비의 90%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서 씨는 지난해 가을 경찰서에 나오라는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보험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겁니다.

경찰에 고발된 의사와 환자들은 6시간 이상 입원해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채 입원 확인서를 발급하고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보험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환자는 이 병원에서만 20명.

전국적으로는 9,000여 명에 이릅니다.

서 씨는 가입 당시 입원 시간 기준에 대한 설명을 전혀 듣지 못했다며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녹취:서 모 씨, 하지정맥류 레이저 수술 환자]
"놀랐고 떨리더라고요. 막 떨리고 화가 났어요. 경찰한테 화를 냈거든요. 내가 보험 붓고 진료 받고 수술하는데 왜 이렇게 사람을 괴롭히느냐고 그렇게 말했어요."

보험사가 입원 기준으로 삼는 6시간은 건강보험공단이 입원비를 지원할 때 사용하는 기준 시간입니다.

민간 보험인 실비 보험은 건강보험에서 보장해주지 않는 부분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지만 보험사는 정작 건강보험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수술 이후 서너 시간만 입원해도 되는 수술이 점점 늘고 있는데 이런 경우 보험금을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됩니다.

[인터뷰:문정림, 대한의사협회 공보이사]
"수술 시간의 단축, 마취 회복의 단축, 이런 것에 따라서 입원의 기준도 탄력적으로, 입원 시간의 기준도 달라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에 대해 보험 업계는 보험금 지급 기준 설정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보험업계 관계자]
"통원과 입원의 경계선에 올수록 모호해지잖아요. 6시간 이상 입원한 경우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도 입원으로 판단하니까 저희가 보장하고자 하는 취지에 맞지 않아도 입원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는 거죠."

입원 인정 기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사이 보험 사기범으로 몰리는 선의의 피해자들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YTN 김대근[kimdaege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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