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차량 내 블랙박스 보급이 늘면서 급발진 사고로 추정되는 영상이 최근 인터넷에 자주 등장하는데요, 운전자들은 대부분 차량 결함에 따른 사고라며 자동차 회사에 원인 규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자동차 회사들은 여전히 미온적으로만 대처하고 있습니다.
이종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택시 승강장을 서서히 출발하는 차량, 굉음 소리를 내더니 갑자기 인도 위로 돌진합니다.
기둥을 들이받고서야 멈춰선 택시는 좀처럼 시동이 꺼지지 않습니다.
[인터뷰:임 모 씨, 사고차량 운전자]
"브레이크를 밟아도 안되지 그대로 밀고 간 거에요."
(시동은 왜 안 끄셨어요?)
"시동이 안 꺼진다니까요."
임 씨의 택시가 급출발을 해 사고가 난 건 지난 4일.
3주가 지나도록 사고차량은 여전히 공업사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에 원인 규명을 촉구했지만 돌아온 건 자동차엔 이상이 없다는 전화 한 통 뿐이었습니다.
조사 과정과 결과를 공식적인 문서로 요구하며 항의도 해봤지만, 헛수고였습니다.
[인터뷰:임 씨 아들]
"니들이 하고 싶은 데로 알아서 해봐라. 화면이나 녹취된 내용을 인터넷에 공개하면 법적인 소송에 들어갈 수 있다...협박을 하면서, 가정에 금전적으로나 어떤 면으로로나 타격이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해당 자동차 회사 측은 매뉴얼에 따라 적절하게 응대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르노삼성 자동차 관계자]
"차량 이상은 발견이 되지 않았고요. 현장조사도 급발진의 흔적이 없었기 때문에..."
급발진 주장에 대한 자동차 회사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인터뷰:김현윤, 소비자원 자동차팀장]
"어떤 자동차 제조 결함이 아닌 소비자들의 오동작, 가속페달을 밟아서 사고가 발생됐다고 단정돼 있고, 사업자도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자동차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사고는 소비자원에 접수된 것만 한 해 평균 100여 건, 정부는 급발진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민관 합동조사반까지 꾸려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정부는 사건기록장치 등도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자동차 회사들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 '차량 결함으로 일어난 급발진'을 밝혀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YTN 이종원[jong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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