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철새 쉬어가는 흑산도 배낭기미습지

2012.09.29 오후 12:17
[앵커멘트]

전라남도 흑산도에는 요즘 겨울을 나기 위해 동남아로 향하는 철새들이 잠시 쉬어가는 습지가 있는데요.

조사 결과 철새들에게 충분한 먹이와 휴식을 제공하는 이 곳에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 70% 이상이 들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황보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전남 흑산도 북쪽 해변에 초등학교 운동장만한 크기로 자리잡은 배낭기미 습지.

잔잔한 연못 위 소나무에는 곤줄박이가 자리를 잡았고 풀숲에서는 붉은발도요가 먹이 사냥에 나섰습니다.

몸집이 큰 왜가리도 왜소한 쇠개개비도 하나같이 느긋하고 평화로운 모습입니다.

대부분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수백킬로미터를 날아 이곳에 모여든 철새들입니다.

겨울을 나기 위해 동남아로 향하다 잠시 쉬었다 가기 위해 들른 겁니다

[인터뷰:조숙영, 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
"철새같은 경우는 종마다 좀 다르긴 한데요. 거의 한 달 동안 있는 애들도 있고요. 십일 간격으로 있다 가는 애들도 있고요."

멸종위기 1급인 황새와 흰꼬리수리 그리고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와 노랑부리백로도 이곳에 다녀갔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이곳 배낭기미습지와 부근에서 목격된 철새는 모두 330여종에 달합니다.

국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철새 전체 450여종 가운데 70% 이상이 이곳에 들른 셈입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곳을 철새 연구의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하고 국내 유일의 철새연구센터를 세웠습니다.

철새연구센터는 특히 철새들의 이동경로와 생태를 추적하기 위해 기본적인 정보가 적힌 가락지를 발에 끼워 날려보내는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인터뷰:홍길표, 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 팀장]
"가락지 번호를 확인하게 되면 그 철새의 수명이라든지 이동경로, 이동거리, 며칠만에 여기서 그쪽까지 이동했는지 이런 정보들을 소상히 알 수가 있습니다."

30여년전 흑산도 유일의 논에서 자연 습지로 탈바꿈한 배낭기미 습지가 먼 여행길에 지친 철새들의 '휴게소'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국내 철새 연구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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