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학생들 '불안·당황'...추가 자극 위험!

2014.04.17 오후 05:17
[앵커]

구조된 학생들은 대부분 극도의 불안과 당혹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인데,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으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생존자 증후군'을 겪을 수 있습니다.

지금 추가로 자극을 주면 더 큰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김잔디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구조된 학생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신체적 외상 보다 정신적 상처가 더욱 걱정입니다.

병원측은 학생들 대부분이 불안해하고, 심리적으로 멍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차상훈, 고려대 안산병원 병원장]
"심각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호소하는 등 사고 당시의 큰 충격으로 인해 정신적 피해가 있을 걸로 보고 추가 심리상담과 치료 등..."

극심한 충격을 받았을 때 사고 장면이 자꾸 떠오르고, 작은 소리에도 쉽게 놀라는 등 예민하고 불안을 보이는 증상, 급성 스트레스 장애입니다.

배를 타지 못한다거나 물을 싫어하게 되는 회피 반응도 보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고를 겪은 직후부터 한달 안에 증상이 나타났다 회복 되는데, 그 이상 지속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사고 직후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치료하면 되지만, 괜찮아 보였다가 한참 지난 뒤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치료가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송동호, 세브란스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처음에는 나타나지 않다가 나중에 나타나는 경우가 위험한데, 초기에 문제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초기에 문제를 갖고 있었는데 그것을 나타낼만큼 얘가 충분히 건강하지 못했다는 것..."

'나만 살아 남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이른바 '생존자 증후군'도 피해자들을 괴롭힐 수 있습니다.

[인터뷰:남궁기, 세브란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친구들을 더 도와줬으면 같이 살 수 있었을텐데'라든지, 거기서 정신없이 나만 빠져나온 나의 모습이 자꾸 상상되면서 지나친 이성적이지 않은 죄책감을 반복해 느낄 수가 있죠."

불안이나 슬픔, 고통이나 미안한 감정에 대해 피해자들이 스스로 편하게 이야기 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그것을 들어주는 게 가장 필요합니다.

정신적·심리적 충격이 큰 학생들에게 사고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을 노골적으로 묻거나 감정적인 질문을 하는 것은 더 큰 상처가 됩니다.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옮겨 충분한 휴식을 취하게 하고, 과장된 뉴스나 인터넷 정보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합니다.

또, 생존 학생들 끼리의 대화는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학교를 빨리 정상화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고 피해 당사자와 그 부모들은 물론이고, 목격자나 구조대원, 그리고 남아있는 학교의 다른 학년 학생들도 큰 충격을 받았을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심리상태를 돌봐줘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YTN 김잔디[jand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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