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기이식을 했거나 루푸스 등 면역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데요.
이 약이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치료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면역억제제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습니다.
덕분에 부작용의 정도를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김잔디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4년 전부터 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27살 장동주 씨.
하루에 십수 번씩 화장실을 가야해서 음식을 먹을 수도, 외출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면역체계 이상과 관련이 있는 장질환이라 장 씨는 면역억제제를 투약했습니다.
[인터뷰:장동주, '크론병' 환자]
"온몸이 마비된 것처럼 몸을 못 움직이겠고, 백혈구가 많이 떨어져 있었고 혈소판도 문제가 있었고 머리카락도 다 빠지고..."
면역억제제 부작용인 백혈구 감소증입니다.
심할 경우 모든 장기가 망가지는 패혈증, 또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무서운 부작용입니다.
장 씨같은 크론병 환자나 장기이식수술 환자는 면역억제제를 사용해야 하지만 이런 부작용이 우려돼 치료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아산병원 연구팀이 환자에게서 면역억제제의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습니다.
우리 몸에 쌍으로 존재하는 이 유전자 둘 가운데 한 개에 변이가 있으면 76%에서, 둘 모두에 변이가 있으면 100%에서 백혈구 감소증이 생겼습니다.
따라서 간단한 피검사만으로 유전자 변이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의 정도를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인터뷰:양석균, 서울아산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교수]
"개별 환자에게 맞는 적절한 용량을 처방하고 백혈구 감소증 발생 위험은 낮추면서 치료 효과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에 실렸습니다.
교수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 유전자가 면역억제제에 어떻게 작용하는 지도 밝혀내 면역치료를 더욱 효과적으로 한다는 계획입니다.
YTN 김잔디[jandi@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