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너무 많은 메르스 컨트롤타워, 최고 책임자는 누구?

2015.06.09 오후 06:01
오늘 기준 메르스 사망자는 1명이 추가돼 7명으로 늘었고 확진 환자는 8명 추가로 확인되면서 총 환자 수는 95명이 됐습니다.

또 처음으로 임신부 메르스 확진자도 발생했는데요.

이렇게 사태가 심각한데 현재 정부가 가동 중인 메르스 관련 기구는 어디가 중심일지 모를 정도로 많은 상황입니다.

그 현황을 한번 보실까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 메르스 관리대책본부'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이 이끄는 '범정부 메르스 대책지원본부', 또 다시 문 장관이 팀장을 맡고 있는 '민관합동대응 TF'가 있습니다.

거기다 청와대 내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을 반장으로 하는 '메르스 긴급 대책반'과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범정부 메르스 대책지원본부 상황실을 방문해 '메르스 관련 즉각 대응팀'도 새롭게 구성됐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현재 방역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감염 경로를 완전하게 파악하는 것, 그리고 그 연결 고리를 완벽하게 단절하는 것, 그리고 추가적인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근데 이것이 계속 변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여기에 맞춰서 신속한 결정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 중심으로 즉각 대응팀을 만들어 여기에 전권을 줘 가지고 신속하게 앞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메르스 관련 행보를 가질 때마다 새로운 기구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냐 하는 웃지못할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메르스 관련 기구는 많지만 이것을 총괄 지휘하는 컨트롤타워가 어디냐 하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대대표]
"정부가 메르스 관련해서 컨트롤타워를 명확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만시지탄이 있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더더욱 정부가 이번 사태 대응하는 추진 체계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오는 14일부터 박근혜 대통령께서 방미가 계획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께서 걱정하시는 이때 우리 정부가 메르스 관련해서 컨트롤타워 분명히 하는 것은 저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메르스 대처 관련해서 컨트롤타워가 어디냐, 이점에 대해서 많은 언론들이 지적하고 있고 야당이 그동안 계속 제기해 왔습니다. 그 대책 본부냐, 관리 본부냐, 민간 TF냐, 즉각 TF냐, 긴급대책반이냐, 중앙안전 관리 위원이냐. 지금 제가 거명한 이것은 정부가 내놓은 티에프인데 결국 메르스의 컨트롤타워는 어딘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야당에서는 메르스 컨트롤타워는 결국 청와대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청와대는 분야별로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메르스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혼란스런 국민들은 너무 많은 컨트롤타워에 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메르스 컨트롤타워를 둘러싼 논란을 두고 정부와 청와대에 계속해서 의문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김주환, YTN 정치·안보 전문기자]
"국민들이 느끼는 컨트롤타워는 이겁니다. 예를 들면 콜센터가 얘기하는데 지금 언론 보도로도 나오지만 통화가 거의 안 된다고 하거든요. 실제 통화를 해 본 사람들은 일선에 일하시는 공무원분들도 과로, 피로도가 높겠지만 굉장히 짜증 내는 목소리들이 많고 일선 구청에서도 마찬가지고...이런 일들이 다반사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무형의 컨트롤타워, 국민들이 느낄 수 있는 컨트롤타워, 예를 들어서 우리가 119 하면 상징적으로 소방서로 연결이 되지 않습니까? 이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기능을 가진 기구가 빨리, 임시기구지만 만들어져야지 말만 컨트롤타워라는 것이 실상에는 좀 안 와 닿는 것 같습니다."

그런가 하면 현재 메르스 사태 최고책임자가 누구인지도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최경환 총리대행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을 했는데요.

하지만 같은날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은 박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움직이고 있다고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민경욱 대변인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최경환 총리대행은 메르스 사태가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던 시점에 OECD 각료회의 참석차 한국을 떠나있기도 했었죠.

이런 컨트롤타워 논란에 오늘 최경환 총리대행은 첫 범정부 메르스 일일점검회의를 소집했는데요.

이 때문에 컨트롤타워 부재 비판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 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거기다 다가오는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한미정상회담을 놓고 논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방미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국가적 재난 상황과 외교적 문제 사이에서 청와대도 고심에 빠져있는 모습입니다.

[김희준, YTN 통일·외교 전문기자]
"미국 방문을 연기하는 것이 능사냐 하는 것에도 좀 의문이 있습니다. 우리 외교당국은 제가 통화를 해 봤는데 박 대통령이 방미를 취소할 경우 아까 말씀드린 대로 메르스 사태가 한국에서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공표하는 셈이고요. 이로 국가신인도 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일단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것이지만 고심은 깊습니다. 왜냐하면 최근 메르스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요. 방미 때까지 이번 사태가 진정이 되지 않는다면 후폭풍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안으로 거론이 되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은 가지되 에너지 관련한 일정을 좀 줄이는 것, 1박 2일로 되어 있거든요. 그 부분을 줄이는 것에 대한 검토도 좀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에서 모두가 합심해서 총력 대응한다면 빠른 시일내에 메르스를 종식시킬 수 있을 거라 말했는데요.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모두가 합심해서 총력하는 속도보다 메르스 확산 속도가 더 빨라보여 걱정입니다.

눈만 뜨면 메르스 확진 환자가 늘고 있는 현실에 좀 더 발 빠른 국가적 대응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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