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강 첫 '조류경보'...인체 유입 땐 '치명적'

2015.07.01 오전 10:52
■ 김범철, 강원대 환경학과 교수

[앵커]
한강에 녹초가 퍼지면서 처음으로 조류 경보까지 발령되었습니다. 물고기가 집단폐사하는 일까지 발생하며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하는데요. 한국하천호수학회 회장을 지내신 강원대학교 환경학과 김범철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현재 서울 잠실대교부터 행주대교로 이어지는 한강물 전체가 진한 연두색을 띠고 있습니다. 조류 경보까지 처음 발령이 되었는데 조류 경보가 얼마나 심각할 때 내려지는 겁니까?

[인터뷰]
조류경보라는 건 물 속에 플랑크톤 중에 남조류라는 플랑크톤이 번성할 때 발령하는 것인데요. 그 이유는 남조류라고 하는 플랑크톤이 약간의 독소를 발생하기도 하고 냄새를 내기도 하고요. 그래서 수돗물을 만들거나 또는 생태계 위해성이 있거나 이런 우려되는 농도에 이르렀을 때 발령하게 됩니다.

[앵커]
남조류 플랑크톤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녹조가 왜 생기는 것인지 궁금한데요. 조금 쉽게 설명을 해 주세요.

[인터뷰]
물 속에 플랑크톤도 성장하는 데는 육상 식물과 마찬가지로 영양성분이 필요합니다. 비료를 뿌리는 것과 똑같은 효과인데요. 주성분이 인입니다. 인이 많아지면 플랑크톤이 많이 성장하는 겁니다. 그런데 강하류 지역에서 인이 많아지는 원인은 대부분 하수처리장 방류수 또 생활 하수 이런 것들입니다.

하수처리장을 통과한 방류수라도 인을 제거하는 3차 처리공정을 거치지 않는 경우에는 부영양화가 원인이 됩니다. 한강 하류에 있는 도시들이 인 제거를 충분히 하지 않기 때문에 한강 하류에서 녹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하수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인을 걸러내지 못해서 인이 발생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녹조 현상은 과거에도 조금씩 있기는 했는데 왜 이번에 이렇게 상당히 심각해진 것일까요?

[인터뷰]
한강 하류에 인 농도는 항상 높습니다. 하수가 유입되기 때문에요. 그런데 그동안 녹조 현상이 잘 안 나타나는 이유는 유속이 빨라서 플랑크톤이 바로 바다로 떠내려 가기 때문에 발생하지 않았던 겁니다. 그런데 올해는 가뭄이 들어서 유속이 느려지니까 발생하는 겁니다.

과거에도 유속이 느릴 때는 항상 녹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올해는 가뭄이 많이 심하기 때문에 그게 더 심해진 겁니다.

[앵커]
가뭄이 심해서 올해 더 녹조가 심하다고 이렇게 분석을 하셨는데요. 피해는 고스란히 어민들한테 지금 돌아가고 있거든요. 특히 한강 주변 어민들의 피해가 유례없을 정도라고 하는데요. 요즘 뱀장어 철이라고 하는데 숭어와 뱀장어가 집단 폐사한 채 둥둥 떠다닌다고 들었는데요.

[인터뷰]
보도된 것을 봤습니다. 녹조현상이 발생하면 물고기가 죽을 수 있는 원인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남조류가 가지고 있는 독소 때문에요. 남조류의 독소는 동물의 간을 손상시킵니다. 그래서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 물 속의 어류 이런 수중 동물에게도 간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물고기가 서서히 건강이 악화되거나 서서히 간이 나빠져서 죽게 되는 그런 게 첫 번째 원인이고요.

두 번째는 녹조 현상이 발생이 되면 플랑크톤이 가라앉으면서 심층에서 분해될 때 산소가 고갈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수심이 깊고 물이 정체가 된 곳에서는 심층에 산소 고갈이 발생이 되기도 했는데 두 가지 원인이 물고기를 죽이는 원인이 됩니다.

[앵커]
물고기들이 집단폐사했다는 소식을 들으니까 걱정이 되는 게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한강은 서울시민의 식수원입니다. 당장 서울 시민들이 마실 식수에 비상이 걸리는 것이 아닌지 걱정을 합니다.

독소물질이 혹시라도 식수에도 포함이 되지 않을까 하고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을 하시나요?

[인터뷰]
독소를 그대로 먹으면 사람 몸에 굉장히 해롭고 사람이 죽기도 합니다. 실제로 죽는 사례는 외국에서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서울의 수돗물은 팔당호물이고 팔당호는 녹조현상이 한강 하류처럼 심하지 않습니다. 또 대규모 정수장을 거친 수돗물은 안전합니다.

정수 공정에서 남조류 세포가 다 제거되고 염소 소독으로 남조류 독소가 잘 분해가 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정수물은 괜찮은데요. 간혹 처리가 부실한 간이 정수장 이런 곳에서는 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앵커]
정수장을 거친 물은 염려할 필요는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인터뷰]
네.

[앵커]
먹는 물보다는 물고기를 조심해야 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녹조현상이 심한 곳에서는 일단 어업을 중단해야 되는 건가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물고기 몸 안에 독소를 가진 플랑크톤이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히 독소가 내장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물고기를 먹을 때는 내장과 아가미를 다 떼어내야 됩니다. 내장 중에서도 간, 심장이요. 심장은 등쪽에 얇게 붙어 있기 때문에 잘 안 떼어내는 경우가 많은데 완벽하게 제거를 해야 됩니다.

근육에는 독소가 조금밖에 없습니다. 그다음에 끓여먹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계신데 남조류 독소는 열에 매우 안정하기 때문에 끓여도 분해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이런 독성 남조류가 번성하면 어획을 중단시킵니다. 저도 어획을 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앵커]
하루빨리 녹조가 걷혀야 될 텐데요. 장마가 오면 녹조현상이 없어질 것이라는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외에 해결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인터뷰]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굉장히 돈이 많이 드는 방법들입니다. 가장 경제적인 방법은 하수 처리장에서 조금 더 돈을 투자해서 인을 제거하는 겁니다. 하수 처리의 수준을 좀더 높이면서 조류의 먹이가 되는 인을 제거해야 근본적으로 녹조 현상을 줄일 수가 있고요. 그것이 현재로보면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강원대학교 환경학과 김범철 교수였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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