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세곡지구 아파트에서 우편함을 통해 배포한 주민 안내문이 몽땅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알고 보니 동주민센터 공무원들이 허락 없이 수거한 것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신연희 강남구청장을 비판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 주민이 비밀번호를 누르자 출입문이 열립니다.
그 뒤로 한 남성이 따라 들어가 스마트폰으로 우편함 사진을 찍고는 꽂혀 있는 종이를 모조리 뽑아 가져갑니다.
종이를 가져간 이들은 바로 세곡동 주민센터 공무원.
세곡지역 15개 단지 입주자 대표들이 작성한 주민 안내문을 가져간 겁니다.
주민 안내문이 꽂혀 있던 우편함입니다. 주민센터 직원들이 수거해 가면서 못 받은 주민들이 속출했습니다.
안내문은 공교롭게도 신연희 강남구청장을 비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서울시장과 불필요하게 대립각만 세워 강남구가 여론의 비판을 받는 상황을 만들고 바로 옆 서초구, 송파구와 달리 주민에게 필요한 시설을 유치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주민 대표들은 관공서와 협의해온 과정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정당한 업무를 어처구니없게도 공무원이 방해했다고 말합니다.
[김연지 / 서울 세곡2보금자리 4단지 입주자 대표 : 무단으로 들어오셔서 주민을 따라 들어와서 불법 침입한 다음 입주자 대표회의에 일언반구 말도 없이 10개 라인의 우편함에서 싹 빼갔다는 것은 기가 막히는 것이죠.]
세곡동 주민센터의 동장은 자신이 지시한 일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구청장을 비판한 내용 때문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실명을 거론하며 주민들의 요구를 방해하는 식으로 악의적으로 작성돼 증거 확보 차원에서 수거했다는 주장입니다.
강남구는 구청 차원에서 지시한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안내문이 대거 사라진 것으로 확인된 것은 세곡지구 5단지의 출입구 25곳 가운데 10곳의 우편함들입니다.
아파트 현관을 몰래 들어갔다면 건조물 침입, 우편함의 물건을 가져갔다면 절도죄가 성립될 수 있는데 양측 주장이 크게 엇갈려 갈등이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평정[py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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