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 YTN 기상 캐스터, 황성준 / 문화일보 논설위원, 양지열 / 변호사, 이종훈 / 정치평론가, 백기종 / 前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앵커]
18호 태풍 차바 때문에 한반도 특히 남부지방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고 합니다.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상당히 여러 가지 일들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데요. 먼저 이 소식부터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지금 스튜디오에는 저희 YTN 유승민 기상캐스터, 문화일보 황성준 논설위원, 중앙일보 기자 출신이시죠, 양지열 변호사, 정치평론가 이종훈 박사 그리고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다섯 분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 정말 저희 YTN에 여러분께서 정말 많은 제보를 해 주셔서 저희가 그 현장에서의 참혹함을 나름대로 즉시적이고 생생하게 볼 수 있었는데요.
먼저 아파트 유리창도 와장창 깨지는 그러한 일도 발생을 했다고 합니다. 지금 이쪽 사진에 나와 있죠.
아파트 유리가 이렇게 나갔는데 천장 높이의 유리창이 깨지면서 완전히 다 나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 영상 한번 보여주시겠어요?
부산 해운대를 달리는 버스에서 물이 막 들어오는 영상인데요. 유승민 캐스터 이거 잠깐 설명 좀 해 주시겠어요, 이 장면. 11시에 부산 해운대를 달리는 버스 안이죠?
[캐스터]
태풍 차바가 11시쯤에 부산 서쪽 해안에 상륙을 했거든요.
지금 이 영상은 오늘 오전 11시 부산 해운대를 달리는 시내버스 안의 모습인데 태풍으로 인해서 버스가 침수되는 장면입니다.
목격자의 말에 의하면 승객을 태우기 위해 버스 문을 열자 빗물이 갑자기 들어왔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요. 사실 여러분 홍수 겪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이 중에 계신 분들?
[인터뷰]
있죠. 예전에는 굉장히 많았었죠. 서울 시내에도 침수 지역이 굉장히 많았었고.
[앵커]
많았죠. 그런데 이렇게 버스 안에서 물이 콸콸 들어오는 건 저는 못 본 것 같아요, 제 기억에.
[인터뷰]
있습니다. 강남역에서 몇 해 전에 강남역사거리가 침수되면서 그곳을 지나는 모든 차량들이 다 버스 속이나 택시 속으로 물이 들어온 적이 있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차도 떠내려갔지만 더욱더 충격적인 게 집도 떠내려갔다는 그런 얘기가 있거든요.
[인터뷰]
사실 집이 떠내려갈 정도는 시골에 토사가 밀리면서 그런 경우는 있었지만 실제로 토사가 밀리지 않는 상황에서는.
[앵커]
지금 이거예요.
[인터뷰]
떠내려가는 경우는 없었던 기억이 있는데.
[인터뷰]
사실 저런 광경이 과거에는 굉장히 많았습니다. 저 어렸을 때는 한강에 예를 들어서 폭우가 오거나 이러면 한강에 다들 구경을 나가요.
그러면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예전에는 초가집 같은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떠내려오곤 했는데 최근에 사실은 간이주택, 그러니까 이동식 주택이 굉장히 많이 보급됐거든요.
그래서 오늘 저 장면도 그 장면 같은데 앞으로 이런 것들에 대비한 이동식 주택에 대한 약간의 관리도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캐스터]
그리고 사실 이게 울산 모습이잖아요. 오늘 부산보다도 울산지역의 피해가 더 컸거든요. 지금 보시는 영상은 울산 울주군 범서읍인데요.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집이 떠내려가는 모습입니다.
오늘 울주군에는 319mm의 물폭탄이 쏟아졌는데 태풍 후 비구름에 울산은 여기다 동풍이 부는 지형적인 영향까지 더해져서 이렇게 다른 지역보다 1.5배에서 2배 정도는 더 많은 비가 내리는 겁니다.
[앵커]
다른 화면 한번 볼까요. 화면이 나올 텐데요. 지금 이걸 잠깐 설명해 주시겠어요, 이 화면? 지금 이 화면은 차량들이 완전히 침수된 모습인데 이것 역시도 울산 모습인 것 같습니다.
차량이 저 정도... 이것 잠깐 설명해 주시겠어요?
[캐스터]
차량이 달리는 도로 옆 산에서 마치 폭포를 연상케 하는 정말 엄청난 물의 양이 쏟아졌죠.
[앵커]
그렇죠. 저는 이걸 찍으신 분이 오히려 굉장한 위험에 처하지 않았을까 이런 걱정이 앞서더라고요. 지금 저 화면을 보세요. 저게 폭포...
[인터뷰]
사실 저 정도 되면 차량 주행을 중단하셔야 되는데 이분은 계속 가시네요. 굉장히 위험한데.
[앵커]
굉장히 걱정이 되더라고요.
[인터뷰]
자칫 잘못하면 산이 전체적으로 붕괴가 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앵커]
더군다나 여기는 얼마 전에 지진도 있었던 지역 아닙니까? 울산, 경주 이쪽 지역이요. 저분이 저 화면을 찍어서 저희가 생생한 화면을 보게 돼서 참 감사드리는데 굉장히 걱정이 됐어요, 저는.
지금 고립된 주민들도 굉장히 많았다고 하는데 지금 피해 상황이 대충 어떻게 되죠?
[캐스터]
오늘 18호 태풍 차바로 인명피해까지 발생했습니다. 부산 공사장에서는 크레인이 전도되면서 사망한 경우도 있고 또 옥상 추락사도 있었습니다.
또 울산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급류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제주도에서 정박 중인 어선에 옮겨타려던 선원과 부산에서 어선이 전복되면서 실종된 일도 있었고요.
그리고 울산에서는 현장 구조활동 중이던 소방대원이 실종되는 정말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차량 역시 안전하지 못했는데요.
제주 한천교에서는 무려 차량 40대에서 50대가 물길에 휩쓸리기도 했고 또 울산 울주군 현대아파트에서도 지하주차장에서 900여 대가 침수됐습니다.
또 전남 여수에서는 주택침수 피해도 발생했었고요. 또 전남 7개 시군에서는 1183헥타르의 농경지가 일시 침수됐다가 복구됐습니다.
그리고 오늘 제주 산간 같은 경우는 폭우가 정말 엄청났는데 오늘 하루 동안만 해도 600mm 이상의, 600mm에 가까운 강우량을 기록했고 또 초속 59m의 돌풍까지 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초속 59m면 사람이나 바위가 날아가는 것은 물론이고 또 콘크리트 건물도 위험하고 철탑 등 전신주도 힘없이 쓰러지는 정도의 위력입니다.
[앵커]
그리고 사실 이런 엄청난 물폭탄과 강풍에 시달렸는데 그래도 시민 의식이 돋보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시민 의식이 과연 어느 정도 되는지 저희가 화면에 담아봤는데요. 일단 화면 함께 보시죠. 화면 보시면서 설명 좀 해 주시죠, 유승민 캐스터.
[캐스터]
오늘 낮 1시 반 울산 다운동의 모습입니다. 태화강 주변에 있는 주차장이 물에 잠겨서 50대 여성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한 남성이 이 여성을 붙잡고 힘겹게 물살을 가르고 있습니다.
또 다른 남성도 물속에 들어가서 이들을 도와주는 모습인데요.
지켜보던 시민들이 주변 상가에서 구한 줄을 묶어서 구조에 나섰고 해당 여성은 정말 무사히 구조됐다고 합니다.
[앵커]
지금 제가 볼 때는 이게 위에만, 자동차 위에만 보이잖아요. 제가 볼 때 이건 트럭이거든요. 그러면 깊이가 1m 50cm 은 넘어 보이는데요.
[인터뷰]
그렇죠. 그런 데다 화면에 보시면 아시겠지만 물살이 굉장히 세잖아요. 저런 상황에서는 몸을 세울 수 없다는 거죠. 그런 상황에서 굉장히 용감한 시민이 나서셨네요.
[앵커]
당황스러웠을 텐데 제가 볼 때는 어려울 때에 빛나는 시민의식이 정말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동력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또 하나, 얼마큼 태풍이 심했는지 웃지 못할 사연도 하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도로에 물고기가 등장했다는 건데요. 화면에 나오고 있습니다.
[캐스터]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를 덮치면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인데요.
이날 오전 마린시티에는 집채만한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마린시티 내부까지 침범했는데 여기다가 파도를 타고 방파제를 넘어온 감성돔이 펄떡이자 이를 잡으려는 진풍경도 연출됐습니다.
마린시티 상가까지 떠밀려온 감성돔과 또 물고기 등을 직접 잡은 권정화 씨는 파도를 타고 물고기들이 계속 마린시티로 넘어오고 있다고 말했고요.
또 마린시티 한 주민은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와 마치 쓰나미가 덮치는 듯한 공포에 떨었다.
위에서 보니 차가 떠밀리고 한편에서는 이렇게 물고기를 잡으려는 웃기면서도 슬픈 풍경이 연출됐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진짜 웃기면서도 슬픈데 이걸 참... 착잡해요. 사실 물고기 우럭, 감성돔 이런 게 사실 굉장히 회로서는 인기 있는 종류인데.
[인터뷰]
사실은 저 지역이 과거에도 방파제 쪽으로 자꾸 물이 넘어오는 그런 지역이었거든요.
[앵커]
잘 아시네요, 부산을.
[인터뷰]
이번 같은 경우 아주 심하게 해일이 일면서 물이 넘어온 경우인데 그래서 저 지역 주민들이 저 부분에 대해서 우려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정말로 이름 그대로 마린시티네요.
[앵커]
글쎄 말이에요. 그런데 어쨌든 피해들이 대단해서 어쨌든 피해가 대단해서 이걸 어떻게 바라봐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요 , 저희 YTN에서도 태풍 피해 상황 전달을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특히 취재 나간 기자들 참 고생이 많았는데요. 화면으로 직접 만나보시죠.
저렇게 몸을 못 가누는 상태에서 말을 한다는 게 굉장히 힘들 거 아닙니까. 이런 경험 혹시 해 보신 적 있으세요? 여기 기자 경험을 하셨던 분이 두 분이나 계시네.
[인터뷰]
저는 제가 직접 경험했다기보다는 간접 경험이에요. 제일 인상에 남는 건 저런 장면을 볼 때마다 가슴 뭉클한 게 있습니다.
94년에 제1차 체첸전쟁이 일어나서 그야말로 융단폭격을 했거든요. 그 당시 저와 같은 볼펜들은 솔직히 말해서 방공호에 들어가서 보드카나 마시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취재해서 글 쓰면 되니까 그런데 그 밤에 프랑스 젊은 기자 두 명. 그러니까 스팅거라고 하죠.
정식으로 방송사에 소속된 건 아니고 그걸 찍어서 판매하는 그런 분이 있는데 두 명이 찍으러나갔어요.
역시 안 돌아와서 우리도 사고를 당했다고 느꼈는데 다음 날 아침에 시체로 발견됐는데 그 찍은 비디오 카메라를 안고 죽어서 그 비디오 필름이 남아 있는데요.
아마 YTN에서도 그 당시 94년 폭격 장면을 찍어준 것은 그 두 기자가 찍은 겁니다.
유일하게 전쟁 현장을 찍었는데 그래서 그때만 봐도 참 저런 기자 정신이 있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제가 끝까지 기억하고 있는 게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사실 몸도 못 가누면서 정말 수고 많이 하고, 안경에 이게, 안경 낀 사람들은 다 알잖아요. 안경에 빗물 튀기면 아무것도 안 보이잖아요.
어쨌든 수고 많이들 하셨는데 지금 이런 가을 태풍 앞으로 또 올 가능성이 있나요?
[캐스터]
지금 태풍이 사실 10월 태풍이 무척 이례적인데요. 기상청 자료를 보면 10월 태풍은 평균적으로 0.1개 그리고 이번 태풍 차바의 경우는 10월 태풍으로는 지난 2013년 다나스 이후에 3년 만이었습니다. 10월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면서 보통 태풍의 길이 일본으로 만들어지는데요. 기상청 태풍센터에서는 앞으로 차가운 공기가 내려오면서 태풍이 더 북상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도 이미 영향권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이제 내일 일본 해상에서 소멸할 것으로 보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태풍특보는 모두 해제가 된 상태입니다.
[앵커]
어쨌든 오늘 너무나 긴 하루를 보내신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지금 일단 오늘은 지나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요. 여기서 유승민 기상캐스터는 작별하겠습니다. 오늘 수고하셨어요. 고맙습니다.
[캐스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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