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형'에서 '날강두'로...집단 소송 현실화

2019.07.29 오후 10:20
'메시냐 호날두냐. 수년간 이어져 온 세계 최고 선수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주말 국내 축구팬들의 분노를 자아냈던 이른바 '호날두 노쇼' 사건 이후 인터넷상에서 회자 되는 말입니다.

호날두에 등 돌린 팬심을 잘 보여주는 표현이 아닌가 싶은데요.

기대가 컸기에 충격도 그만큼 더 컸던 거겠죠.

경기 당일 SNS와 인터넷상에는 호날두를 보러 간다는 설렘 가득한 게시글들이 많이 보였는데요.

아픈 동생이 호날두를 좋아해 이번에 큰 맘 먹고 어렵게 서울에 간다는 한 누나의 글이 퍼지며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호날두는 한마디 사과는커녕 한국팬들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빈축을 사고 있는데요.

근육에 이상이 있다더니 귀국 직후 보란 듯이 런닝머신을 뛰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죠.

상처 입은 팬들은 안중에도 없는 이런 태도에 '우리 형'이라는 별명 대신 날강도와 호날두를 합친 '날강두'라는 오명이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날강두'라는 표현에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뿔난 축구팬들이 손해배상 집단소송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벌써 수천 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양시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의 간절한 출전 요구에도 끝까지 벤치를 지킨 호날두.

"호날두~! 호날두~! 호날두~!"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도 이렇다 할 답변 없이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 유벤투스 공격수 : (한국 팬에게 할 말 없나요?) 굿(좋아요). 굿(좋아요).]

이탈리아에 도착해서는 집에 와서 좋다는 말과 함께 러닝머신에서 운동하는 사진을 올려 국민적인 공분을 샀습니다.

이 같은 정서를 대변하듯, 한 로펌이 내건 손해배상 소송인단 모집 글에, 참여하겠다는 댓글이 2천 개 이상 달렸습니다.

글을 올린 지 불과 이틀 만입니다.

호날두의 경기 모습을 직접 보기 위해 입장권을 샀지만,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주최사가 돈을 돌려줘야 한다는 게 주된 요구사항입니다.

집단 소송 대리뿐만 아니라, 주최사 대표에 대한 형사 고소까지 검토하겠다는 로펌도 생겼습니다.

[김헌기 / 소송 대리 변호사 : 관중들은 호날두가 출전한다는 것을 믿고 계약을 진행한 것이기 때문에요. 출전하지 않음으로 인해 계약상 채무 불이행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호날두의 노쇼 후폭풍은 엉뚱한 곳에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경기 생중계 중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가 노출되는 황당한 일이 빚어졌는데, 이에 대한 후속 조치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해당 불법 사이트와, 광고 계약을 맺은 주최사는 물론, 이를 중계한 방송사도 책임이 있는지 관계기관이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관계자 : 어떤 위법의 소지가 있는지 법률자문 결과에 따라 관계사들에 대한 조치를 검토해 보겠다라는….]

한국 축구 팬들을 무시했다는 비난 여론이 법적 분쟁으로 옮아가는 가운데 논란의 중심에 선 주최사는 유벤투스 구단의 공식 입장이 나오는 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대응 방안을 설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양시창[ysc08@ytn.co.kr]입니다.

[앵커]
똑같이 약속을 못 지키게 된 상황에 처했지만, 호날두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영국 가수 '앤 마리'의 대처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비 때문에 공연이 취소되자 '깜짝 무료 공연'을 열어 한국팬들을 만난 겁니다.

박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표곡 '2002' 등으로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는 영국 가수 앤 마리.

국내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려 했지만, 주최 측은 당일 취소 소식을 전했습니다.

[행사 담당자 : 우천으로 인해 다니엘 시저와 앤마리의 예정된 공연은 뮤지션의 요청으로 취소됐습니다.]

하지만 앤 마리는 SNS를 통해 즉각 반박했습니다.

[앤 마리 / 가수 : 죄송해요. 제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어요. 제가 결정했다면 무대에 섰을 거예요. 하지만 그러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어요.]

기다려준 팬들을 만나겠다며 직접 호텔을 빌려 무료 게릴라 공연까지 열었습니다.

"진짜 진짜 사랑해요."

공연 도중 앤 마리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고,

"울지마! 울지마!"

팬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는 떼창과 함께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리는 이벤트로 화답했습니다.

축구선수 호날두의 '노쇼 논란'과 비교되는 팬 사랑에 현장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다만 공연 취소를 두고 가수와 다른 설명을 내놓은 주최 측에 대한 참석자들의 항의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YTN 박서경입니다.

■ 화면 출처: 유튜브 / JANE제인 / Thursday / FESTIVAL SISTER페시 시청자 전태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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