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컵라면 3천 원·파라솔 5만 원"...국내 여행족 막는 '바가지요금'

2019.08.05 오후 01:00
올여름 휴가를 국내로 돌리시는 분들 많으시죠?

일본 불매 운동으로 반사이익을 보는 곳, 바로 국내 여행지입니다.

업계도 '애국 마케팅'에 돌입했습니다.

일본 여행을 취소한 관광객에게 입장료와 요금을 할인해 주는 건데요.

한 리조트는 정상가 80% 가까이 할인 혜택이 들어가고요.

울릉도와 독도를 오가는 여객선도 증빙 자료를 내면 동반 3명까지 요금을 30% 깎아줍니다.

국내 여행 수요도 늘고 있습니다.

[박란희 / 경북 경주시 동천동 : 해외여행을 가려고 계획을 잡았다가 취소하고 경주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데 경주는 볼거리도 많고….]

저도 이번 여름 피서, 국내로 다녀왔습니다.

차를 두고 가자니 접근성이 안 좋고, 가지고 가자니 서울을 빠져나가는 데만 몇 시간이 걸리죠?

그래서 천안아산역까지는 KTX를 타고 갔고요.

거기서 차량 공유 서비스로 차를 빌렸습니다.

흠집 없는지 꼼꼼히 살폈고요.

1시간쯤 더 달린 끝에 도착한 바다, 경치도 좋고 한적해서 참 좋았습니다.

왕복 KTX 비용에, 차는 11시간 가까이 빌렸는데 보험까지 4만6천 원 정도 들었습니다.

물론 50% 할인 쿠폰이 있어서 가능했고요.

기분이 좋아서, 가는 길에 복숭아 한 상자도 샀습니다.

농촌 내수를 살렸다는 생각에 참 뿌듯했는데, 자두까지 덤으로 주셨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바가지요금이죠.

근처 가게는 컨테이너를 개조한 간이 슈퍼가 전부였습니다.

컵라면은 하나에 3천 원이었고요.

카드는 안 되는데, 더 복잡한 계좌이체는 가능했습니다.

[해수욕장 상인 : (컵라면은 얼마죠?) 컵라면은 물 넣어주고 해서 3천 원씩 받아요. 카드는 안 돼요. 계좌이체 돼요. (영수증 처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저희는 그냥 한 달 장사라 영수증 같은 건 없습니다.]

돈을 아끼려고 힘들게 텐트를 가져갔지만, 파라솔 가격도 물어봤습니다.

테이블이 있는 파라솔 가격은 5만 원을 불렀고요, 시간 단위로 빌릴 수는 없었습니다.

[해수욕장 상인 : 5만 원이요. 테이블하고요. 그 뒤에 가림막도 쳐주고…. (시간 단위로 빌릴 수 있나요?) 그냥 하루를 하는데요, 얼마 안 돼서….]

바가지 하면 또 생각 나는 장소, 계곡이죠.

자기 땅도 아닌 계곡 물에 평상 설치하고 사용료를 받는 모습을 보면, 없던 불만도 생기게 됩니다.

[신익수 / 여행전문기자 : 계곡에 가면 자리라고 해서 평상 같은 거. 여기에 앉습니다. 평상 비용이 식사하는 동안 3~5만 원 정도 하고요. 음식값이 15만 원 정도로 보시면 되니까 그래도 살인적이죠. 2명 정도 가면, 3~4인분 드시라고 눈치도 주십니다.]

"그래, 애국이 이런 거지" 하면서 국내로 휴가 가려는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나쁜 한철 바가지요금!

애국심에만 기대기보다는 정말 가고 싶고, 돈을 쓰고 싶게 만드는 서비스 정신과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박광렬[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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