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 이춘재가 모방 범죄로 결론이 났던 8차 사건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하면서 사건 재심 가능성이 제기됐다. 8차 사건 진범으로 지목돼 19년 넘는 옥살이를 하고 가석방된 윤 모 씨도 경찰의 고문으로 자백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삼례 나라슈퍼 강도 치사사건(1999년),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2000년) 등의 재심을 맡아 무죄를 끌어낸 박준영 변호사는 이 재심 사건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모 씨의 인터뷰 기사를 링크하면서 "사건에 대한 개인적 욕심을 내려놓고 사건에 딱 맞는 변호인단을 꾸릴 생각"이라고 알렸다.
박 변호사는 "윤 씨 입장에서는 하늘이 준 기회다. 잘 살려가겠다"라며 "이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들이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편 (경찰이) 같은 조직 구성원의 책임이 문제 되는 사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경찰이 조사를 잘 진행하는지 경계하며 지켜봐야 한다"라며 "당시 경찰은 소아마비 때문에 한쪽 다리를 못 쓰는 윤 씨에게 쪼그려 뛰기를 시켰다고 한다. 지금의 경찰이 사건을 바로잡기 바란다.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변호가 시작됐다"라고 강조했다.
윤 씨는 지난 1988년 9월 경기 화성 진안리 A양(사건 당시 13세) 집에 들어가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검거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후 그는 "경찰의 고문을 받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허위 자백했다"라며 항소했으나 재판부는 고문을 당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윤 씨는 9일 '채널A'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도 "체포된 이후 야산 정상에 가서 순순히 자백하라고 협박조로 얘기했다. 경찰이 덩치가 좀 있었고 유단자라고 얘기하더라. 겁을 줬다"라고 털어놨다.
이뿐 아니라 윤 씨는 "잠을 자려면 깨우고 깨우고, 하도 목이 타서 물 한 병 달라니까 물도 못 주겠다고 했다. 알아서 자백하면 다 해주겠다고 했다"라고 주장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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