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성폭행 혐의' 강지환에 집행유예 선고... 왜?

2019.12.06 오전 09:44
■ 진행 : 이재윤 앵커
■ 출연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손정혜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여성 스태프 2명을 성폭행하고 또 성추행한 혐의로 배우 강지환 씨 어제 선고공판이 있었는데요.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지난 7월 구속기소되면서 대중들에게 많은 충격을 줬었는데 결국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죠?

[오윤성]
네, 그렇습니다. 지난 7월이었죠. 그래서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자신의 촬영을 돕는 외주 스태프 여성 2명에 대해서 술을 마시고 자고 있는 방에 들어가서 한 사람에게는 성폭행, 다른 사람에게는 성추행한 혐의로 긴급체포돼서 구속이 된 그런 사안인데요.

당시에 배우 강지환 씨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고 그다음에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었는데 저러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이라고 하는 아주 극단적인 범죄를 저지름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었고요. 그리고 그와 관련돼서 이번에 집행유예가 나왔는데. 글쎄요. 지금 여러 가지 성폭행과 관련된 것인데 어떻게 집행유예가 나왔느냐라고 하는 그런 여러 가지 논란이 지금 대두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성폭행 같은 경우 그러면 집행유예 선고가 좀 이례적인가요? 어떻습니까?

[손정혜]
이 사건은 사실은 법원의 양형기준 내에 있기 때문에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는 있는 사건입니다. 왜냐하면 집행유예에 긍정적인 요소로 보는 것이 동종전과가 없고 피해자들이 처벌 불원을 하고 그리고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라고 한다면 법원으로서는 집행유예로 선처할 수 있는 재량이 있기 때문에 재량 범위내라고 보실 수 있는데 하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피해자가 2명이고 더군다나 사회적으로 굉장히 유명한 배우가 그 지위를 남용해서 이렇게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비난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사회적 비판의 목소리는 굉장히 높습니다.

결국 문제는 이 재판부가 너무 관대하게 성적인 감수성이나 이게 떨어져서 이걸 집행유예로 판단했다기보다는 우리나라의 양형기준 자체가 피해자가 합의하면 이렇게 선처를 할 수 있는 구조로 형성이 되어 있고 양형기준 자체가 기본 양형이 2년 6개월에서 5년으로 설정이 되어 있거든요. 그러니까 집행유예가 가능한 권고형을 제시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양형기준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는 측면이고요. 하지만 재판부도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여러 가지 당부를 했습니다. 평생 사죄하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라,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었고요. 그래서 결국은 사회적으로는 굉장히 죄질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법원에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적정한 배상금을 받았다라는 문서가 들어와 있기 때문에 선처를 할 수 있는 사건이기는 합니다.

[앵커]
지난 7월에 강지환 씨는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었는데요. 그런데 영장심사를 받으러 가면서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사과는 하지 않고 댓글에 대해서 사과를 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당시 강지환 씨의 모습을 잠시 보시겠습니다.

[강지환 / 성폭행 피의자 (지난 7월 12일)] : (피해자들이) 댓글들을 통해서 크나큰 상처를 받고 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그런 상황을 겪게 해서 오빠로서 정말 미안합니다.모든 여러분께도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집행유예 예상하셨습니까? 피해자들에게 한마디 해 주시죠.) ….]

[앵커]
뒷부분의 화면은 어제 재판이 끝나고 돌아가면서의 모습을 잠시 보셨는데 좀 아쉬운 부분은 피해자들 또 지켜본 팬들에게 좀 미안하다는 얘기를 하지 않은 것이 아쉬운 부분이에요.

[오윤성]
아마 본인으로서는 집에 가서 그것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후회를 하고 있을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번 7월달에 영장심사를 받을 때도 그 당시에는 사실 잘 들어보면 유체이탈 화법을 쓴 거죠. 그 피해자들이 댓글들을 통해서 크게 상처를 입은 것에 대해서 그 사항을 만든, 내가 상당히 미안하게 생각한다, 이렇게 해서 본인이 빠져나갔는데요.

아마 이번에 재판 결과가 나오고 난 이후에도 본인이 어떤 얘기를 해야 되겠다고 아마 생각을 못 하고 지금 현재 상태에서는 일단 집행유예니까 바로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이런저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사실은 저기에서 팬들에게 미안합니다 이런 얘기를 하려고 하면 본인이 나름대로 준비를 해야 되는데 그런 준비가 전혀 안 된 상태에서 아마 재판장을 빠져나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강지환 씨 변호인 측에서는 사실 재판 내내 이 피해자들이 항거불능 상태. 그러니까 술에 취해서 전혀 의식을 못 한 상태는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를 했거든요.

[손정혜]
피해자 2건 중 1건은 자백을 했는데 3차 공판에 있어서 준강제추행 피해자는 당시 술에 만취되어 있지 않았다. 사리분별력이 있기 때문에 나는 무죄라는 취지로 진술을 했습니다. 사실 전부 자백하는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철저하게 반성하고 있다라고 평가해서 집행유예를 내리기에는 1건은 부인했던 사건인 점 때문에 더 집행유예가 나온 게 아쉽다라고 평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지환 씨는 본인이 한 책임에 비해서는 이번에 한해서는 선처를 받았다라는 평가도 가능할 수 있을 것 같고요.

특히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합의를 했다고 하지만 피해자들의 상처가 아물기에는 시간이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 사실 합의를 진정으로 용서해서 했을지, 아니면 주변 관계나 여러 가지 회사. 특히 외주제작자다 보니까 또 강지환 씨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업과 관련해서 을의 입장에 있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서 합의를 했을 개연성도 남아 있는 상황이라서 그런 부분을 재판부가 고려해서 앞으로 평생 참회하면서 살라 이런 표현을 썼고요.

그리고 이런 표현도 썼습니다. 여성이 있기에 사람이 있다라는 표현을 쓴 것은 그동안 강지환 씨가 어떤 인격과 가치관과 사고방식으로 여성을 대했는지를 아마 재판 과정에서 조금은 재판부가 읽었던 것 같습니다. 여성을 인격적으로 존중해야 된다라는 일침으로도 보여서 강지환 씨가 이번에는 선처받았지만 차후에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왜곡된 성인식이나 이런 관념들을 좀 버리고 사회를 위해서 봉사를 하셔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앵커]
검찰 측은 판결문을 분석한 뒤에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앞으로 사건의 진행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손정혜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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