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있저] "조국 딸 엎드려 잠만 잤다?"...진실은?

2020.03.19 오후 08:33
-정경심 교수 6차 공판, KIST 지도교수 정 모 씨 증인 출석
-KIST 정 교수 "엎드려 잠만 잤다고 들었다"
-검찰 "조국 전 장관 수사는 인지 사건" 내사 논란 불가피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조교 증인 출석 예정
[앵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을 둘러싸고 다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SNS에서는 "언론이 법정 발언을 왜곡하고 있다. "검찰의 표적 수사가 드러났다." 여러 반응이 뜨거운데요.

이연아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어제 재판을 놓고 논란이네요.

[기자]
어제 조국 전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6차 공판이 약 5시간 정도 진행됐고, 처음으로 증인신문이 있었습니다.

증인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 전 센터장 정 모 교수가 나왔습니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의 딸인 조민 씨가 KIST에 인턴을 했던 2011년 7월 당시 지도교수이자, 생체분자기능연구센터의 센터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어제 재판에서는 조 씨의 인턴 여부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의 대립이 이어졌습니다.

검찰은 전산출입 내역과 연수관리변경신청서를 핵심 증거로 제출하며, 실제 인턴 참여 기간은 2~3일이고 한 달 인턴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임시출입증 전산기록 등을 제시하며, 당시 KIST 인턴 과정이 유연하게 진행됐고, 전산 자료에도 조 씨가 정식 인턴 과정을 마친 학생으로 등록됐다고 반박했습니다.

[김칠준 / 정경심 교수 변호인 (어제) : 임시 출입증에 대한 발급 신청과 그에 대한 반환 이런 것들을 다 종합해보면 적어도 이것이 허위경력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앵커]
그런데, 어제 재판을 보도한 언론 기사를 보면 대부분 제목을 '조 씨가 엎드려 잠만 잤다고 들었다'로 뽑고 있어요?

이게 중요한 의미가 있던 진술이었습니까?

[기자]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정 교수가 한 말인데요.

정 교수의 정확한 발언은 "엎드려 잠만 잤다는 것을 내가 직접 봤다"가 아닌, "엎드려 잠만 잤다고 들었다"는 겁니다.

변호인과의 반대신문 과정을 보면 좀 더 명확해지는데요.

변호인이 "증인은 조민을 가리켜 '그렇게 불성실하게 근무한 인턴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는데, 무엇을 보고 불성실하다고 판단한 건가요?" 라는 질문을 합니다.

이에 정 교수는 "잤다거나 그런 건 저는 본 적이 없다. 저는 그냥 들은 것이고. 아이는 실험실에 안 나오고, 누군가‘엎드려 잤다'고 하니 그렇게 판단한 것 같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어 변호인이 다시 정 교수에게 검찰 조사에서 조민이 성실히 논문을 읽고 있다고 진술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정 교수는 자신이 봤을 때는 누워 있고 그런 건 없었다고 답변했습니다.

담당 교수가 직접 본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들었다는 발언만을 발췌해서 제목으로 쓰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또 당시 해당 연구실이 내부분쟁에 휩싸여 조직이 와해 된 상황에서 조 민 씨가 사실상 할 일이 없었는데도, 이런 점을 빼놓고 불리한 발언만을 부각시켜 보도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검찰이 그동안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내사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는데요.

어제 재판에서는 사실상 내사를 인정하는 검찰 측 발언이 있었다고요?

[기자]
어제 재판 과정에서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인지 사건으로 고소 고발인의 진술을 듣고 수사한 것과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검찰은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에 대해 고소 고발이 있었기 때문에 수사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해 왔는데요.

지난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조 전 장관이 지명되기 전에 검찰 내사가 진행됐다고 말하자,

검찰은 근거 없는 추측이라며, 즉각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진혜원 대구지검 검사의 경우 "내사를 하지 않고는 청문회 당일에 정경심 교수를 기소하기 어렵다며,

내사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이유는 그 내사라는 게 혹시 표적 내사 또는 사찰이었다는 속내가 발각되는 것이 걱정돼서인지 의문을 갖게 된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검찰이 내사를 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스스로 뒤집은 셈이어서, 앞으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또 다른 의혹 가운데 하나인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 관련해서도 증인 출석이 예정됐습니까?

[기자]
먼저 25일, 변호인 측 증인으로 동양대 조교 2명이 출석하고, 30일 검찰 측 증인으로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이 출석할 예정입니다.

특히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와 관련해서는 최 전 총장이 가장 핵심 인물인데요.

그런데 최 전 총장은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본인이 결재하지 않은 정식 표창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최 전 총장은 직접 결재하지 않은 정식 표창장이 있다며, 자신이 외국에 나가면 부총장이 결재하곤 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여전히 조 전 장관 딸의 표창장은 "위임한 적도 없고, 위조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동양대 표창장 위조 여부를 둘러싼 진실공방 역시 법정에서 치열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연아[yal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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