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법원이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씨를 미국으로 송환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성 착취 범죄 근절을 위해 운영자인 손 씨를 국내 수사 과정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만기 출소를 앞두고 범죄인 인도심사를 받기 위해 재구속됐던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씨가 결국, 국내에 남게 됐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손 씨를 미국으로 송환해달라는 범죄인 인도심사에서 거절 결정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먼저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관련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사이트 회원들을 '발본색원'하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운영자인 손 씨의 신병을 국내에서 확보해 수사 과정에 적극 이용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범죄인 인도법의 주된 목적은 엄한 처벌이 아니라 범죄 예방과 억제인데, 손 씨를 미국으로 보낸다면 관련 수사에 지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검찰이 범죄수익 은닉 혐의도 추가 수사해 기소했다면 국내에서 재판받았을 것이라며, 불기소로 인한 불이익을 손 씨가 감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특히 이 사건이 큰 관심을 받는 이유가 손 씨의 성 착취 범죄에 대해 국민의 법 감정에 맞는 처벌이 안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수사와 재판을 통해 범죄 심각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수사기관과 법원도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또 손 씨를 향해서도 면죄부를 주는 게 결코 아니고, 앞으로 수사와 재판에 적극 협조해 정당한 처벌을 받기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법원 결정에 따라 손 씨는 1년여 만에 구치소에서 풀려났습니다.
[손정우 /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고 처벌 남아 있는 것도 잘 받도록 하겠습니다.]
손 씨 아버지도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하다며 아들이 남은 죗값을 치르도록 하겠다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앞서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해 손 씨 아버지는 검찰이 기소하지 않았던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아들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손정우 씨 측이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공소시효도 남아 있는 만큼 남은 혐의에 대해서는 조만간 수사를 통해 추가 처벌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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