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의 한 가정집 컴퓨터에서 섬뜩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제보가 YTN에 들어왔습니다.
컴퓨터만 켜면 누군가 마음대로 원격 조정하면서 "집 비밀번호와 아이들 이름을 알고 있다"는 협박 글을 끊임없이 보내는 건데요.
컴퓨터를 초기화하고 인터넷 연결까지 차단해도 비웃듯이 "또 올게"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신준명 기자가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그림판에 '바보'라고 글씨를 쓰는 커서.
마우스를 잡은 사람이 없을 뿐 아니라 인터넷 연결도 끊긴 상태입니다.
노트북 카메라가 켜지더니 집에 있는 아이를 찍기도 하고, 컴퓨터 주인의 개인정보뿐 아니라 "또 올게"라는 섬뜩한 메시지까지 남깁니다.
[이명 / 서울 중계동 : 무서웠죠. 지금 저희 이름, 제 차 번호 하나하나 다 적은 거예요. 아이의 이름과 학교까지 정확하게 적는 걸 보고….]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이달 초부터.
한 가정집 컴퓨터 2대와 노트북 2대에서 마우스 커서가 멋대로 움직이며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실행하는 현상이 발생한 겁니다.
욕설이나 조롱도 수시로 남겼습니다.
해킹이라고 판단한 제보자가 인터넷 모뎀과 IP 주소를 바꿨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이명 / 서울 중계동 : 인터넷 공유기를 교체하고 랜선 다 교체해달라고. 그래서 일단 IP 주소가 바뀌었어요. 이 컴퓨터 같은 경우에는 컴퓨터 주소도 바꿨어요. 그런 상태인데 그냥 자연스럽게 들어와요.]
아예 인터넷 연결선을 뽑고, 공유기 전원과 블루투스 기능까지 껐는데도 해커로 추정되는 인물은 실시간으로 답변까지 합니다.
컴퓨터 수리 업체도 황당해 합니다.
[컴퓨터 수리 업체 관계자 :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에요, 저도. 온라인 연결이 돼 있어야 제어가 되는데 오프라인 상태인데 된다는 거 자체가 이해가 안가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도 좀처럼 원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명 / 서울 중계동 : (경찰이) 만약 비행기 모드하고 블루투스 끈 상태에서 이게 움직이면 '이건 귀신이다'하고 갔어요.]
사이버 보안 전문가에 물으니 휴대전화에 악성 코드를 심어 인터넷이 끊긴 컴퓨터에 접근하는 해킹 수법일 수는 있지만,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임종인 / 고려대학교 정보보안과 교수 : 흔한 일은 아니죠. 해커가 해킹할 때는 요즘에 해킹도 비즈니스라고 하거든요. 품이 많이 들고 노력을 많이 해야 하는 건데….]
미궁에 빠진 사건을 밝히기 위해 서울 노원경찰서는 컴퓨터와 노트북에 대한 포렌식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또, 피해자의 신상 정보가 노출된 만큼 신변에 위협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신변보호조치를 내릴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YTN 신준명[shinjm75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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