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출발새아침] 단체행동 문제의식 느낀 의대생 "공감 못 얻은 단체행동 멈추고 돌아가야"

2020.09.01 오전 09:17
YTN라디오(FM 94.5)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9월 1일 (화요일)
□ 출연자 :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들 운영자 A씨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들' 페이지 운영자
- 의대생·전공의 단체행동에 문제의식 느껴
- 전체주의 분위기에 공개적 목소리 낼 수 없는 의대생 모임
- 기명투표 진행으로 사회적 낙인 작용할 가능성
- 참여 유도해서 단체행동 이어나가는 인상 받아
- 국시 연기, 코로나 때문? 다른 이유 있을 수도
- 정부 정책에 문제 있는 것 맞지만...
- 젊은 의대생·전공의 전면에 내세워 싸움 잇는 것 아닌가
- 비슷한 생각하는 전공의도 동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황보선(이하 황보선): 의사들의 총파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등으로 엄중한 시기에 파업이 이어지는 것을 두고 정부와 의사협회 모두 서로의 탓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에 의사 내부에서도 이만큼 했으면 되지 않았나 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강제적인 파업 동참과 방식에 문제제기를 하며 성명을 낸 의대생 모임이 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청에 따라 익명으로 인터뷰가 진행된다는 점도 함께 말씀드립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들 운영자 A씨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들 운영자 A씨(이하 익명):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들’ 모임 이름이 그렇습니다. 이 모임 구성된 이유는 뭡니까?

◆ 익명: 지금 아시다시피 정부에서 제시한 의료정책 개정안에 대해서 의대생들하고 전공의들이 그것에 대한 반발로 단체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단체행동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 투쟁의 방향성에 의문을 가진, 그러나 전체주의 분위기 때문에 공개적으로는 목소리를 낼 수 없던 의대생들이 모인 것입니다.

◇ 황보선: 그렇군요. 몇 명 정도 지금 참여하고 있습니까?

◆ 익명: 구성원 수는 많지는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고요.

◇ 황보선: 어제 성명서를 내신 거죠? 이 성명에 담긴 내용 더 자세히 봐야겠지만 먼저 어제, 시점 자체가 어제입니다. 성명을 내시게 되신 이유는 뭡니까?

◆ 익명: 일단 일요일에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 단체행동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잖아요. 저희가 그것을 보면서 시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단체행동을 멈추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는 말을 가장 먼저 하고 싶었습니다.

◇ 황보선: 시민 공감을 얻지 못하는 투쟁은 더 이상 지속할 수 있는 명분이 부족하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익명: 네.

◇ 황보선: 성명 내용을 보면 비민주적인 의견 수렴 때문에 이 단체행동은 정당성을 잃었다. 그리고 일방적인 결정이다, 이런 식으로 지적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문제였는지 궁금합니다.

◆ 익명: 저희가 의대생이기 때문에 주로 의대생, 의학전문대학원 학생 협회가 있는데, 그 협회의 의견수렴 절차에 대해서 주로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일단은 저희가 단체행동에 대한 참여 여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소속 학교, 학년, 학번, 그리고 실명까지 기입을 했어야 하는데, 지금 의대생 사회 내에서 이미 이 단체행동에 동참해야 한다고 하는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 개인정보를 다 공개하고, 기명투표로 진행하는 것은 단체행동을 찬성하지 않는, 다른 의견이 제기될 여지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단체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한테는 일종의 사회적인 낙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황보선: 일반적으로 우리가 투표하면 보통 기명투표가 아니고, 무기명투표를 하지 않습니까? 솔직한 의견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그게 필요한 건데, 특히 기명투표를 한 부분이 문제가 되겠습니까?

◆ 익명: 네, 기명투표한 부분은 아무래도 방금 말씀드렸듯이 다른 의견이 제시될 창구를 닫아버린 셈이니까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는요. 그래서 이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참여 여부를 묻는 문항이 단순히 찬성, 반대, 이렇게 나온 게 아니라 참여율과 무관하게 참여, 그리고 전 의대생 50% 이상 참여 시 동참. 전 의대생 70% 이상 참여 시 동참, 참여의사 없음. 이렇게 네 가지 선택지가 있었어요.

◇ 황보선: 이거는 찬반투표가 아닌 것 같은데요, 언뜻 듣기에는?

◆ 익명: 어떻게 보면 참여를 유도한다는 그런 뉘앙스를 풍기는 선택지의 구성이었는데 실제로는 방금 말씀드렸던 50%, 또는 70% 이상 참여시 동참이라는 선택지를 선택한 사람이 대다수라고 저는 알고 있어요.

◇ 황보선: 말씀하신 대로 동참한다는 답변보다는 2번, 3번. 그러니까 남들 50%나 70% 하면 같이 한다. 이 부분에 많이 표를 찍었단 말씀이시죠?

◆ 익명: 네. 그런데 의대협에서는 그 선택지를 선택한 사람들을 포함시켜서 90% 이상이 단체행동에 동참한다고 결론을 내린 거죠.

◇ 황보선: 네 개의 선택지를 만들어놓고 1,2,3번을 총합해서 말씀하신 대로 대다수가 찬성했다.

◆ 익명: 요약하면 참여를 유도해서 이렇게 단체행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이런 인상을 받았습니다.

◇ 황보선: 그렇다고 하면 지금 말씀하신 대로 이런 선택지에 문제가 있으면 이의제기가 있지 않았습니까?

◆ 익명: 이의제기가 실제 이루어졌는지 여부는 저는 확인을 하지 못했는데, 그것에 대해서 입장표명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의제기가 없었거나 아니면 들어갔는데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황보선: 그렇군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문제제기하신 부분이 기명투표를 한 부분. 그리고 선택지 네 개인데 사실상 앞에 세 개는 무조건 국시 거부, 동참을 유도하는 그런 뉘앙스를 풍기는 선택지였다, 이런 말씀을 하셨고요. 그리고 아까 말씀하시기로 이런 찬성 비율을 취합하면서 학번별로 이런 식으로 취합했다, 이렇게도 말씀하셨나요?

◆ 익명: 네, 개인정보를 기입했어야 했고, 그리고 그것들을 토대로 실시간 현황을 공유한다고 하면서 각 학교별로, 학년별로 투표율하고, 찬성자 비율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 황보선: 그러면 이게 경쟁을 부추기는 것도 아니고, 일종의 서로 찬성 경쟁을 부추기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어요.

◆ 익명: 그래서 일단은 전체한테 공개가 되다 보니까 참여율이 낮은 학교나 학년한테는 일종의 압박으로 작용하기도 했고, SNS나 익명 커뮤니티, 이런 데서는 참여율이 낮은 학교나 학년을 공공연하게 비난하는 그런 경우를 볼 수 있었습니다.

◇ 황보선: 그 부분을 조금 더 설명해주십시오.

◆ 익명: 이거는 의대협 차원에서의 문제라기보다는 개개인의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아무래도 다 같이 동참하고 있는데 이 대세에 따르지 않는 그런 학교나 학년이 보이면 압박을 하는 거죠. 너네는 왜 참여하지 않느냐, 그런 뉘앙스의 비난을 공공연하게 온라인상에서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 황보선: 그러면 아까 말씀하신 전체주의적인 결정과정이라는 게 이런 부분을 지적하시는 겁니까?

◆ 익명: 네.

◇ 황보선: 국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정부가 일주일 연기했습니다. 이거 어떻게 보십니까?

◆ 익명: 일단은 국가고시를 지금 연기한 명분이 코로나라고 발표를 했는데, 실제로 코로나 때문일 수도 있고,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에 대해서 제가 어떻게 본다고 딱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그런데 실기시험을 볼 때는 수험생도 참여를 하고, 감독하는 교수님, 채점하는 교수님도 참여하고, 그다음에 환자 역할을 하는 분들도, 의사가 아닌 외부의 분들도 섭외가 돼서 참여를 하게 돼요. 그리고 실제 진료를 하는 시험을 보게 되는 거라서 코로나가 이렇게 악화되는 상황에서는 적절한 거리두기를 하기 어려울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정말 코로나 때문에 연기를 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게 코로나 때문에 연기를 한 것이 맞는지 의구심을 갖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어떤 가능성이든 다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황보선: 어떻게 보면 정부가 한 발짝 뒤로 양보한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론을 보면 파업하는 의사들한테 호의적인 상황은 아닌 것 같아요. 이를테면 청와대 국민청원에 국시 접수취소한 의대생들에게 재접수해서 구제하는 거 반대한다, 이런 청원이 올라와 있습니다. 현재 36만 명이 넘게 동의하고 있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런 국민청원이 나온 배경.

◆ 익명: 일단은 아까 초반에도 말씀드렸듯이 이 정부의 정책에 문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우리의 단체행동이 시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것이 가장 컸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의료공백이 생기고, 그로 인해서 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그런 상황이잖아요. 그런 점이 반작용으로 이런 수치를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황보선: 이런 의료계의 투쟁, 총파업, 이 상황에서 의료계 최약자인 학생들, 인턴, 레지들이 투쟁의 최전선에 동원되어 있다, 이런 비판도 하셨죠?

◆ 익명: 네, 일단은 지금 사태를 의약 분업하고 비교를 많이 하는데, 그때에 비해서 지금은 잃을 것이 많은. 예를 들어서 동맹 휴학을 하든, 국시 거부를 하든 의대생들이 단체행동을 하는 것은 1년이라는 시간을 손해를 보는 그런 선택지거든요. 그리고 전공의들도 병원에서는 수련을 받고, 교육을 받는 입장인데 최전선에 나서서 단체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보다 연차가 있으신 그런 분들의 행동이 너무 미적지근하기 때문에 이게 상대적으로 젊은 의대생과 전공의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지금 싸움을 이어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말씀을 이야기했던 것입니다.

◇ 황보선: 이런 상황에서 반대의 목소리,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두렵지는 않으십니까?

◆ 익명: 두렵죠. 그래서 지금 인터뷰도 익명으로 요청을 드린 거고, 저희가 이 활동도 실명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지금 분위기가 조금 살벌하다고 할까요?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이 반동처럼 비춰질 여지가 있어서 많이 두렵기는 합니다. 그래도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것을 침묵하고 있는 것보다는 이런 식으로라도 목소리를 내는 것이 더 맞지 않나 하는 생각에 계속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 황보선: 민주사회에서 다른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마녀사냥 당하고 반동으로 몰리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매우 힘든 상황이니까 당분간은 익명으로 활동하는 수밖에 없고. 그럼에도 이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니까 동참하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죠?

◆ 익명: 네, 동참을 하는 사람들이 조금 생겨서 저희가 원래는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들, 이라는 이름으로 페이지를 만들었는데 저희와 생각이 비슷한 전공의 선생님들도 모이게 돼서 페이지 이름을 새로 바꿔서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라고 바꾸게 되었습니다. 저희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신 분들이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 황보선: 힘을 얻어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용기 얻는 상황이 됐네요. 다행입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익명: 네, 감사합니다.

◇ 황보선: 지금까지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 SNS 운영자와 인터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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