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울산 화재 피해 주민, 비판 여론에 "차라리 체육관 갔으면…" 심경 토로

2020.10.12 오전 11:40
ⓒYTN 뉴스 화면 캡처
울산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피해 주민이 호텔 지원 등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심경을 전했다.

울산 화재 피해 주민 A 씨는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익명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A 씨는 국민 세금으로 호텔 등 호화 숙소를 제공한다는 비판 여론에 대해 "저도 이런 걸 겪기 전에는 과한 지급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면서도 "실질적으로 저희들도 하루아침에 전 재산을 잃고 슬리퍼만 신고 나오다 보니까 이런 심정을 알게 되더라. 진짜 그 앞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당장 이게 며칠 생활이 아니다. 앞으로 생각할 그 자체가 막막한 거다"면서 "당장 저희들 호텔을 달라 요구하고 그런 건 전혀 없다"고 했다.

이어 A 씨는 '다른 숙소가 마련돼서 이동하라고 하면 이동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갈 거다. 차라리 체육관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A 씨는 "3시간 만에 구출됐다. 죽음과 사투하고 있다가 구출됐다"면서 "아이들도 핸드폰이 있기 때문에 인터넷을 다 본다. (그런데) 그런 안 좋은 댓글 있으니까 엄청나게 상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화재 관련 간담회에서 현장에 있던 공무원과 소방공무원들에게 거칠 게 항의했다는 비판이 나온 것에 대해 "그날은 저희들이 막 불 나고 다음 날 보니까 아무것도 없고 이러니까 막막하지 않냐. 그러다 보니까 언어가 좀 격앙되게 나온 것 같다"라며 "실질적으로 소방관들한테 저희들이 항의를 하고 그런 건 아니다. 지금 감사의 편지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너무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었다"라며 "저희들 조금 이해만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울산 화재 피해 지원과 관련해 호텔 숙식비 지원 등이 알려지자 '왜 세금으로 호텔비를 지원하느냐'며 국민 청원 글까지 올라오는 등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에 송철호 울산 시장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산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화재 사고 원인이 밝혀지면 구상권 청구까지 염두에 둔 조치라고 입장을 밝혔다.

시는 지난 11일 해명자료를 통해서도 재해구호법상 '재해구호기금 집행 지침'에 따라 구호·생계 지원을 위한 주거비로 하루 6만 원, 급식비로 1식(1일 3식) 최대 8,000원을 원칙적으로 7일간 지급할 수 있고, 불가피한 경우 연장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재민 지원 근거를 밝혔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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