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엄마, 언제까지 집에 있어야 해요?"...아이들도 '코로나블루'

2020.11.30 오전 04:53
"야외 활동도 제대로 못하면서 부쩍 짜증 늘어"
무기력해진 아이들…부모에게 "우울하다" 표현도
감정 표현 서툰 아이들…우울증 조기 진단 어려워
이유 없이 복통·두통 호소하면 '아동 우울증' 가능성
"이유 없이 아프다면 정신의학과 찾아 상담해봐야"
[앵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힘든 건 어른들만이 아니죠.

학교도 자주 가지 못해 선생님도, 친구들도 만나지 못하고, 외부 활동마저 제한된 아이들도 우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동 우울증은 미리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신준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등학교 2학년 나율이.

띄엄띄엄하는 등교에다 학교에서도 거리 두기를 지켜야 해 친구들을 많이 사귀지 못했습니다.

이야기를 털어놓을 곳은 엄마와 언니뿐입니다.

[이나율 / 초등학교 2학년 : (학교에서) 얘기도 못 하게 하고 놀지도 못하고, 같이 있는 것도 못하게 해요. 학교 끝나고 원래 많이 노는데 집에만 바로 와야 해서 심심하고 재미가 없어요.]

야외 운동을 즐기는 나율이 자매이지만, 요즘은 집 앞 공터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게 고작.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부쩍 짜증도 늘었습니다.

[김은영 / 경기 고양시 일산동 : 짜증도 하나 없던 애들이 짜증을 부린다거나 걱정되죠. 안 보이던 모습들이 많이 보이니까. 아이들이 스스로 뭘 해야 할지도 모르고, 스스로 잘하던 것까지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초등학교 3학년 수아는 종종 우울하다고 말하곤 합니다.

지난달 학교 가는 날이 늘면서 활기를 찾나 싶었는데, 다시 2단계로 올라가자 얼굴빛이 어두워졌습니다.

[박수아 / 초등학교 3학년 : 매일 안가니까 좀 더 우울해졌어요. 너무 할 게 없거나 e 학습터 하기 싫어서 그럴 때도 있고, 그냥 저절로 짜증이 났어요.]

[최다정 / 서울 목동 : 아침에 일어나면 우울해 하고 어떤 날은 이유 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해서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번 주에 이틀로 등교 일수가 줄었고, 다음 주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이렇게 우울감을 호소하는 아이들은 한둘이 아닙니다.

초중고 학생 8백여 명에게 코로나19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10명 가운데 7명이 그렇다고 답변했습니다.

화재나 가스 폭발 등 다른 사회적 재난에 불안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이 10%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10명 가운데 3명 이상은(32.4%)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더 우울하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불안과 우울은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증상이 깊어지면 학업은 물론, 사회성 발달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문제는 아동의 경우,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러 조기에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김붕년 /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 아이들은 자기의 정서적인 상태를 언어적으로 표현하는 걸 굉장히 어려워해요. 정서적인 조절 능력 발달 등 발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후유증이 어른들보다 더 클 수 있어요.]

따라서 평소에 아이와 자주 대화를 나누고 아픈 곳이 없는지 살피는 게 중요합니다.

어린아이일수록 우울감이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별다른 이유 없이 복통이나 두통, 어지럼증을 호소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정신의학과를 찾아가 상담해야 때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YTN 신준명[shinjm75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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