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폐암에 걸린 노동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학교 급식실 문제를 다룬 연속 보도, 두 번째입니다.
지금까지 최소 20명의 폐암 환자가 확인됐는데, 무엇이 원인인지 알 수 있는 해외 연구 사례들이 있습니다.
기름을 이용해 고온으로 조리할 때 생기는 초미세분진, 이른바 '조리흄'이란 물질을 계속해서 들이마시는 게 치명적이라는 겁니다.
김대겸 기자가 중점 보도합니다.
[기자]
취재진은 급식실 환경 실태 파악을 위해 실제 근무 영상들을 제보받았습니다.
한 초등학교 급식실.
대형 튀김 솥에서 탕수육을 건져 올리자 희뿌연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릅니다.
조리사가 가려져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A 씨 / 영상 제보 급식실 조리사 : 거의 다 조리대를 다 써야 하니깐 이곳저곳에서 다 (연기가) 나오는 거죠. 그리고 그 부분이 다 위에서 올라가면 모르는데 그게 처리가 잘 안 되니깐. 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잘 안되니깐.]
허연 연기가 가득한 고등학교 급식실.
조리를 마친 대형 구이판을 청소하려고 세정제를 뿌리고 가열하는 겁니다.
[B 씨 / 영상 제보 급식실 조리사 : 학교에서는 그걸(기름때를) 깨끗하게 지우라고 위생 관리를 하라고 하거든요. 물을 부어서 데워서 그 약품을 쓰면 연기가 엄청나게 뿜어져 나옵니다. 그러면 연기가 목으로 눈으로 다 들어가면 폐가 타들어 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런 연기를 '조리흄'이라고 부릅니다.
주로 기름을 이용한 고온의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질을 말합니다.
에어로졸 형태로 변한 미세한 기름 입자에 각종 재료가 타면서 발생하는 포름알데히드와 다핵방향족탄화수소 등 휘발성 발암 물질이 엉겨 붙어 만들어집니다.
[이윤근 /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 : 미세먼지를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성분들을 봤을 때 그런 발암물질들이 들어있다는 거고요. 미세먼지 자체도 폐암 유발성이 아주 큰 거고 거기에다가 더 독한 물질들로 구성돼있기 때문에….]
지름은 100㎚ 이하로 초미세 먼지보다도 25분의 1이나 작습니다.
사람이 호흡하면 폐포 깊숙이 침투해 염증을 유발합니다.
[이진우 /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 (입자 크기가) 너무 작다 보니깐 더 깊숙이 들어가게 되고 물질들이 가진 표면력들이 훨씬 더 넓습니다. 그래서 폐포 자체에 흡착되게 되고 또 그 물질들이 가진 발암성 물질들이 폐에서 더 여러 가지 반응들을 일으킬 수가 있는 거죠.]
국제암연구소, IARC는 지난 2010년 연구 보고서에서 '조리흄'이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습니다.
타이완에서는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조리 환경에선 폐암 발병 위험이 최대 22.7배나 급증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또, 지난해엔 조리흄이 폐암 위험을 최대 3배 높일 수 있다는 중국의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미세한 발암 물질이 오랜 기간 폐에 쌓이고 쌓여 암으로 발전한다는 겁니다.
[박동욱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환경보건학과 교수 : 보통 나노입자라고 하는데 폐포 깊숙이 들어가고 폐포에서 혈액을 타고 각 조직으로 가서 폐암 뿐만 아니라 여러 심혈관계 질환도 영향을 주고요. 대표적인 것들이 석탄 먼지, 담배 연기….]
하지만 급식실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조리흄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등에 대한 국내 연구는 미비한 실정입니다.
YTN 김대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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