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자가 끊이지 않는 건 범죄 수법이 진화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엔 사람이 직접 만나 돈을 받아가는 대면 방식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택시기사나 퀵서비스 기사의 기지로 피해를 막은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임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택시 한 대가 비상등을 켜고 갑자기 멈춥니다.
경찰관들이 다가가더니, 뒷좌석에서 한 남성을 끌어냅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에 포섭돼 현금 전달 역할을 한 60대 정 모 씨가 검거되는 모습입니다.
서울에서 한 피해자로부터 5천여만 원을 받아 전달한 정 씨는, 다른 피해자를 만나기 위해 택시를 타고 경기 여주로 이동했습니다.
차 안에서 끊임없이 통화하며 돈 얘기를 하는 모습에 이상한 낌새를 느낀 택시기사가 경찰에 알리면서 덜미를 잡힌 겁니다.
[안찬석 / 경기 여주경찰서 수사과장 : 피해자가 누군가와 계속 문자를 주고받고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다시 장소를 바꾸고 10여만 원의 택시요금을 현금 결제하는 모습 등이 의심스러웠다고 합니다.]
경찰은 정 씨가 가로챈 5천여만 원 가운데 천만 원을 회수했습니다.
경기 안양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한 피해자로부터 천여만 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전달책이 택시기사 신고로 적발됐습니다.
[안재연 / 전달책 신고 택시기사 : (피의자가) 타자마자 급하게 출발하라고 한 것도 좀 의심스러웠는데, 결정적으로 차 안에서 돈도 세서 (보이스피싱 범죄가)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천에선 한 퀵서비스 기사가 보이스피싱 불법 대출을 막기도 했습니다.
한 노인에게 봉투를 건네받기로 한 수령자가 배송지를 자꾸 바꾸는 걸 수상히 여기고 신고했습니다.
[조선훈 / 퀵서비스 기사(지난 6월) : 5만 원권 한 다발, 5백만 원. 백만 원권 세 다발 해서 8백만 원이 은행 큰 봉투에 두 겹으로 싸여있고….]
이 같은 적발 사례들을 보면 보이스피싱 범죄 방식의 변화가 눈에 띕니다.
지연 인출 제도와 계좌지급정지 제도 활성화로 계좌 이체를 통한 보이스피싱이 어려워지자, 전달책을 보내 돈을 직접 가로채는 방식이 늘고 있는 겁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대면 편취형' 보이스피싱은 2천9백여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경찰은 택시 등을 타고 금융기관을 돌며 출금하거나 목적지를 자주 바꾸는 행동을 하는 승객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YTN 임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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