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한민국 최고의 인터뷰어 "김지수에게 인터뷰란?"

2021.09.27 오후 05:49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3:00~14:00)
■ 진행 : 김혜민 PD
■ 방송일 : 2021년 9월 27일 (월요일)
■ 대담 : 김지수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인터뷰어 "김지수에게 인터뷰란?"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신상 언박싱은 BTS의 ‘소우주’로 시작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모실 분이 이 노래와 관련 있으신 분이거든요. 저는 소우주인 사람들을 매일 만나 스튜디오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정말 행복한데요. 그런 저에게 늘 가르침과 영감을 주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조선비즈에 연제되는 ‘인터스텔라’를 쓰고 계신 김지수 기자님이세요. 이번에 이분이 그 인터뷰를 엮은 책을 출간하셔서 모셨습니다. 기자님 어서 오세요.

◆ 김지수 기자(이하 김지수)>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우리 청취자분들께 인사 한 말씀 해 주시겠어요.

◆ 김지수> 네 안녕하세요. 저는 조선비즈 문화전문기자 김지수고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라는 심층 인터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때 잠깐 얘기하자면 이재용 감독의 ‘여배우들’이라는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었어요.

◇ 김혜민> 아, 맞네요.

◆ 김지수> 네, 그래서 이제 별명으로 문장의 배우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혜민> 아니 제가 기자님 참 여러모로 부러운데 영화에 출연했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정말 세상 부럽네요. 저도 꼭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 김지수> 네,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

◇ 김혜민> 제가 사실은 대한민국 최고의 인터뷰라고 생각을 해요, 우리 기자님을 정말로.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사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얘기를 하는데 그러니까 제가 얼마나 지금 이 인터뷰가 부담스럽고 떨리겠어요. 그래서 첫 질문을 막 되게 멋있는 걸 하고 싶은 거예요.

◆ 김지수> 그러지 마세요.

◇ 김혜민> 근데 ‘인사 한 말씀해 주세요.’ 이거 너무 진부하잖아요. 근데 그 기자님은 어떻게 첫 질문 던지실 때 기자님은 뭐 어떻게 하세요?

◆ 김지수> 저는요. 그 질문을 던지려고 한다기보다는 관찰하고 말문을 열려고 해요. 그러니까 사실 질문이라는 건 굉장히 목적이 있는 공이거든요. 그래서 그 질문을 받으면 그 목적에 부합하는 뭔가를 하려고 일단 텐션이 들어가잖아요. 그런데 호기심, 관찰해서 여는 그런 말문은 조금 달라요. 예를 들어서 저는 뭐 가수 장기하 씨를 만난다? 그러면 이렇게 관찰하고 되게 페이스 디자인이 정교하네요. 이렇게 던지는 거죠. 그러면 이제 그 사람은 ‘어 맞아요.’ 라고 하면서 자기 창작의 패턴이라는 게 군더더기를 뺀 핵심만 추리는 그런 어떤 디자인 기법과 닮았다는 걸 이렇게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기도 하고요. 네 혹은 최근에 만난 강금실 전 장관 같은 경우는 입술을 되게 조그맣게 벌려서 얘기하시네요? 그랬더니 그래 사실은 자기가 포커페이스가 안 되고 그래서 이제 능력 있는 법조인이나 어떤 정치와는 맞지 않았다, 이렇게 얘기한다든가. 이렇게 이제 표면을 이야기하면서 순식간에 뿌리로 들어갈 수 있는 건 서로 이제 그냥 단순하게 이거는 특별히 목적이 있는 인터뷰 세계에 있다기보다는 우리는 그냥 아주 그냥 스몰 토크하듯이 무방비 상태로 만드는 게 사실은 첫 질문의 목적이에요.

◇ 김혜민> 그렇네요. 지금 강금실 전 장관 인터뷰를 이야기를 하셨는데. 저도 그거 읽으면서 우리 기자님이 관찰을 먼저 해서 처음 폼을 연 게 너무 좋아서 제가 좀 써놨거든요. 네 이렇게 쓰셨어요. 일말의 호의나 적의는 절제한 채 오로지 자신의 신체적 감각 탐문으로만 상대를 조금씩 느껴보고자 하는 신중한 응대. 나를 믿거나 혹은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느껴보고자 하는 인터뷰이를 만난 게 얼마 만인가? 그러니까 먼저 그녀를 만나 관찰하고 만난 느낌, 그 느낌을 가지고 포문을 여신 거잖아요.

◆ 김지수> 네, 그렇습니다. 좀 감각적인 거죠 어떻게 보면. 이성이 먼저 나간다기보다는.

◇ 김혜민> 그러니까요. 그래서 그 인터뷰하시는 분들이 자신의 얘기를 깊숙한 데 있는 것까지 끄집어내서 할 수 있는 걸까요?

◆ 김지수> 그렇죠. 기본적으로는 굉장히 자연스럽게 들어가기 때문에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내 질문, 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그 사람이 사용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내 서사의 그 사람의 어떤 서사, 나의 맥락에 그 사람의 맥락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상대의 서사가 상대의 맥락에 맞게 풀어지도록 저는 도와주는 거죠.

◇ 김혜민> 그러니까 누군가의 인생에 들어가는 작업이라고 인터뷰를 정의하시는 것 같아요, 기자님.

◆ 김지수> 그렇죠.

◇ 김혜민> 그렇군요. 그래서 이 김지수의 인터스텔라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한테 영감과 때로는 눈물과 때로는 위로를 주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래서 이 인터뷰 하신 분들 중에 몇 그분을 선정해서 일터의 문장들이라는 책을 내셨어요. 이게 세 번째 인터뷰 집이시죠?

◆ 김지수> 네 그래요. 첫 번째는 이라고 해서 이제 평균 연령 72세. 우리가 좋아하는 어른의 말이거든요. 그러니까 산전수전 겪었지만 이렇게 아래 세대를 억누르지 않는 산뜻한 지혜가 있는 분들을 모았고요. 두 번째는 이제 한창 자기다움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잖아요? 그렇게 해서 자기다움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는 프로 인생러들의 이야기. 이번의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그러니까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어떤 일터의 지혜자, 최전선의 플레이어들의 말들을 좀 모았어요.

◇ 김혜민> 그래서 이 책에 조수용, 김미경, 정구호, 옥주현, 백종원, 봉준호, 송길영, 장기하. 이제 이런 분들이 나오신 건데. 특히 이 코로나19로 변한 일터의 모습에서 어떻게 하면 나를 잃지 않고 살아나갈 수 있는지의 지혜를 담은 책인 것 같아요.

◆ 김지수> 그렇죠. 그래서 일단 이제 구성을 보면 첫 번째가 달라진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정말 계속적으로 환경이 변하고는 있었지만 코로나 이후에 이제 2025년을 우리가 살고 있다, 라고 할 정도로 디지털이 가속화되고 데이터 환경이 되고. 그러면서 더욱 평등해지고 더욱 투명해지고 더욱 진정성이 중요해지고. 그런 환경들을 이야기를 하면서 김미경 씨나 그리고 송길영 씨나 이런 분들이 전문가로서 이야기를 하고요. 그다음에 이제 어떻게 나답게 일할 것인가 그렇다면. 그러면서 이제 플레이어 대표로서 옥주현 씨나 장기하 씨나 이런 분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하고. 또 이제 그 어떻게 함께 일할 것인가가 그 다음에 나오게 되겠죠? 리더는 이렇게 예전과는 달리 계속적으로 함께 일하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는 의미에서 조수용 씨나 또 이날치 밴드의 장현규 씨나 이런 분들이 또 대표 또 문장가로 나와서 이야기를 하고. 그 다음에 이제 나의 자존감, 컨트롤타워로서의 나에 대해서 또 이야기를 하는 거죠.

◇ 김혜민> 제가 이 책에 좀 일부를 읽어보면요. “삶과 일이 통합될 때 일터의 인간들은 빛난다. 그냥 사는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 일하는 인간으로 나를 정의한 사람들은 변화하는 이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서늘한 긴장 속에 기꺼이 자신을 내어 놓는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보탬이 되기 위해 기쁘게 바지런을 떤다. 감각이 뒤지지 않도록, 인격이 녹슬지 않도록 매일매일 익숙한 새 것이 되어간다.” 저는 이 문단이 이 책에 나와 있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점을 표현한 문장이라고 생각했어요.

◆ 김지수> 너무 잘 읽어주셨어요.

◇ 김혜민> 명문이니까.

◆ 김지수> 김혜민 pd님의 목소리를 통해서 이렇게 들으니까 훨씬 좋은데요.

◇ 김혜민> 이런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내가 이렇게 좋은 문장을 썼단 말이야?

◆ 김지수> 아니 또 들으니까 그러네요.

◇ 김혜민> 아 정말 여러분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뭐 워낙 인터스텔라를 보면서 매주 이렇게 기사로 읽긴 했지만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기자님께서 또 빈손으로 오지 아니하시고 우리 청취자분들을 위해 책 몇 권을 선물로 좀 가져오셨어요. , 이 책 받으시고 싶으신 분들은 #0945 우물 정(#)0945로 문자 보내주시면 저희가 몇 분 선정해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자님은 인터뷰어로서의 사명이 있으세요?

◆ 김지수> 이 질문을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 김혜민> 그래요?

◆ 김지수> 그 제가 이제 사람을 보는 관점이 인간은 참 아름답다거나, 눈물겹거나. 이 두 가지의 관점이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사람을 그렇게 보고 있기 때문에 그 한 사람을 정서적으로 그렇게 조명해 주고자 하는 게 저의 굉장히 정서적인 욕구예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선의에 가득 찬 인터뷰를 쓰고 있고요. 그래서 저의 인터뷰가 사람들한테 되게 근원적인 질문. 왜 살고, 어떻게 살아야 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갖게 했으면 좋겠고. 그리고 또 하나는 이제 그러려면 당대 가장 앞선 지식, 핫한 지식을 어떤 지혜로 곰삭게 해줘야 된다, 라는 생각을 해서 그 두 가지의 생각을 갖고 있어요.

◇ 김혜민> 제가 이 책 읽고 기자님한테 뭐라고 그랬냐면 이 책을 으깨서 링겔에 넣은 다음에 그걸 내가 맞고 싶다. 막 이런 이렇게 표현을 했는데 지금 기자님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와 저걸 막 다 씹어 먹고 싶다. 제 문장이 너무 원초적이죠?

◆ 김지수> 생동감 있게 표현하셔서 저는 너무 즐거워요, 귀가.

◇ 김혜민> 아니 왜냐하면 사람은 아름답거나 눈물겨운 존재고 그 사람들 하나하나가 정말 소우주잖아요, 행성이고. 그 이어지는 행성을 이제 인터스텔라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사람들을 조명해서 또 다른 행성에 안내해 주고 싶고, 전달해 주고 싶은 정말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 라는 게 그냥 시적 표현이 아니라 정말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세상이라는 걸 기자님께서 사람을 통해 보여주고 계신 거 같아요.

◆ 김지수> 너무 감사하고요. 그 인터스텔라의 혜택을 보는 제일 먼저 보는 사람이 저 같아요. 저 자신이 보면 정말 다른 스토리, 다른 세계관, 다른 재능을 지닌 그런 사람들을 만나서 그 사람들이 제 안에서 계속 섞이거든요. 섞이면서 확장되기 때문에.

◇ 김혜민> 그래서 기자님도 책에서 “사실 내가 너무 번아웃이 되었을 때,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를 시작하게 됐다.” 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 혜택을 본인이 가장 많이 봤다고 하셨는데. 제가 그 일부를 좀 읽어보면 “습관적인 좌절 속에서 나를 구원한 것은 더 나은 언어였다. 일터와 나를 선명하게 밝혀줄 더 나은 언어를 충전하고 나면 흡사 에너지 코어를 흡수한 캡틴 마블처럼 용감해졌다. 그렇게 최종 무기로 쓸 만한 일터의 코어 콘텐츠를 모아 을 구성했다.” 라고 하셨는데. 그러니까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건 업을 떠나서 인간 김지수에게 그럼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김지수>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듣는 건 피디님께서 읽어 주셨는데. 저한테는 더 나은 언어를 찾는 과정이거든요. 결국 저는 세상이 다 언어로 이루어졌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세계는 다 언어로 이루어져 있고 말이 없으면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글이 없으면 어떻게 표현을 하겠어요. 언어라는 도구를 가지고 있는데 저는 어쨌든 타인의 말을 들으면서 자극을 받아요. 타인의 말이 들어오면서 제 안에서 다양성이 생기는 거죠. 수많은 좋은 사람들의 말들이 들어오면서 그 사람들이 저를 이렇게 그 말들이 저를 찌르면서 제가 세포 분열을 하는 거예요, 제 안에서. 나라는 존재가 계속 아주 더 다양한 나로 세포 분열을 하고 가볍고 수많은 나로 이렇게 어떻게 보면 번식을 할 수 있다고 할 수 있고요. 그런 나, 수많은 내가 서로 충돌하지 않고 공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계속 균형을 맞춰가는 그러면서 성장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 김혜민> 더 나은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이고 그 좋은 언어를 구사하는 또 더 나아진 나를 바라볼 때 너무 행복하잖아요.

◆ 김지수> 행복하죠.

◇ 김혜민> 저는 김지수 기자님의 인터뷰하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고. 모든 게, 모든 사람이 그러는 거 같아요. 누군가를 만나기 전후로 나눌 수 그만큼 바뀔 수 있고 변화할 수 있고, 그렇죠? 그래서 저는 기자님이 만난 사람들 이렇게 보다가 뉴스에 나오는 인간들 보면 왜 저렇게 쓸데없는 일에 힘을 주고 살지? 그렇게 힘을 주고 살지 않는 사람. 저는 그 송승환 씨 인터뷰도 너무너무 좋았어요.

◆ 김지수> 아 네. 훌륭하신 분이니까.

◇ 김혜민> 정말 그 시력을 잃어가는 그 엄청난 좌절 가운데서 좌절하지 않고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그게 어떻게 한순간에 되겠어요. 그분의 태도와 삶이 묻어나는 거겠죠.

◆ 김지수> 그렇죠. 기본적으로 회복 탄력성이 큰 사람이고요.

◇ 김혜민>그러면 기자님, 어떻게 하면 인터뷰를 잘할 수 있냐 이 질문 한 천 번 들으셨을 텐데. 결국 좋은 인터뷰는 제가 기자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인터뷰를 하는 사람과 인터뷰를 받는 사람이 마음을 여는 작업 아니겠어요? 그런데 이건 우리 일반 그냥 청취자분들도 살면서 제일 중요한 거니까 비법이 있습니까, 누군가의 마음을 여는?

◆ 김지수> 마음을 여는 비법이요? 아까 또 제가 살짝 힌트로 말씀을 드렸는데. 사실 인터뷰, 저는 쓰는 사람으로서는 묻는 비법, 듣는 비법 그리고 이제 쓰는 비법 세 가지. 세 가지인데. 이제 듣는 비법이 사실은 저는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들을 때 일단 저는 충분한 시간을 줘요, 그 사람에게. 그러니까 아까 말씀드렸듯이 목적 있는 질문들을 자꾸 던지려고 하지 않고 그 사람이 자기 서사의 맥락을 맞춰가도록 충분히 시간을 주고 있고요. 그렇지만 그전에 사실은 주도권은 제가 쥐고 있어야 하거든요. 주도권을 준다는 건 뭐냐 하면 그 사람에 대한 정보나 이런 것들은 제가 알면서 계속 장악을 하고 가는 것이죠.

◇ 김혜민> 그렇죠. 충분히 그 사람에 대한 서치가 돼 있어야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거잖아요.

◆ 김지수> 그래서 반은 채우고 반은 비워야 한다, 라고 제가 말씀을 드리는데. 알고 아주 단순하게 감탄을 하더라도 알고 감탄을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굉장히 달라요. 그래서 결국은 이제 저는 쓰는 것까지 말씀을 드리자면 저는 이제 물리는 사물의 이치잖아요. 법리는 사람의 삶의 이치거든요? 저는 인터뷰에 듣고 쓰는 것을 통해서는 그 사람의 말의 위치를 잡아주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 사람이 던지는 수많은 다양한 단서들을 맞는 자리에, 잘 맥락에 맞춰서 놓아주면서 그 사람의 말의 이치를 잡아주는.

◇ 김혜민> 이 이야기 들으면서 청취자분들이 아 이거는 그냥 모든 사람의 삶에 필요한 거구나. 자기 속도와 서사로 상대방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그리고 그 주도권을 잡으려면 그 사람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어야 그 이야기의 주도권을 줄 수 있는 거니까. 그 주도권이라는 게 우리가 말한 그런 주도권이 아니라.

◆ 김지수> 힘의 주도권이 아니고요.

◇ 김혜민> 네 함께 이야기를 끌어갈 수 있는 힘 아니겠어요? 그런 느낌. 많은 분들한테 영감을 지금 주고 계신데 문자로 1879님 존경하는 분이래요, 기자님이. 그래서 아 더욱 아름답고 성숙한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이 책 읽고. 그렇게 말씀해 주셨고. 0323님은 ‘인간은 언어의 감옥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언어의 한계를 극복 나가는 것이 바로 초인입니다. 이 책 읽고 싶어요.’ 하셨고요. 1412님은 ‘프로그램 잘 듣고 있습니다. 처음 문자 보냈는데, 책 받고 싶어요.’ 하셨고요. 0323 님은 ‘인터뷰이의 속을 스스로 드러내어 주변의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어서 감사합니다. 김지수 기자님.’ 5306님 ‘왜 살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고 싶네요.’ 7970 님 ‘아 오늘 인터뷰 기다렸어요. 아기 재우고 재밌게 듣고 있습니다. 김지수 기자님의 글과 책을 좋아하는 팬입니다. 이번 책도 기대됩니다.’ 와 팬이 진짜 많으시네요.

◆ 김지수> 여기 댓글도 굉장히 좋네요.

◇ 김혜민> 그렇죠. 우리 청취자님들이 좀 우아하세요.

◆ 김지수> 네 우아하시네요.

◇ 김혜민> 제가 이 청취자 분들 때문에 더 우아해지고 싶어서 우리 기자님 쓴 글을 보면 참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데,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김지수 폰트처럼 김지수 문장이 있다.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는 김지수 문장은 뭐냐 하면 예를 들어 봉준호 감독에 대해서 묘사한 걸 제가 좀 읽어볼게요. “공동체를 배려하는 저잣거리 이야기꾼으로서 봉준호의 본능은 선의 반대편 저울에 손쉬운 사이코패스를 두는 대신, 그 대신의 내밀한 사회적 공기와 시스템의 살갗을 현미경처럼 묘사하면서 설득력 있는 상업 영화 설계도를 완성해 내곤 했다.” 그리고 옥주현 씨를 묘사를 한 것에서는 “옥주현이 노래할 때는 실제로 무대에 블랙 올리브나 진한 적포도주 향기가 났다.” 이렇게 쓰셨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김지수 문장이라는 건 이런 건 것 같아요. 봉준호와 옥주현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예요, 사실 이런 거. 근데 이 평가를 기자님의 표현만으로 되게 생경한 표현 같은데 무슨 말인지 너무 알겠는. 눈에 그려지는 문장으로 써주세요. 저는 이게 김지수 문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기자님은 김지수 문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 김지수> 저의 문장, 그렇게 딱 물으니까 갑자기 말문이. 그러니까 저는 감각화 시키는 게 되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그냥 뭐 옥주현은 목소리가 크고 멋있어, 혹은 옥주현을 연기적인 목소리야 이렇게 하는 것 것은 그냥 설명이잖아요. 설명이 아니라 감각화, 우리 오감을 통해서 느껴지도록 만드는 문장이 훨씬 더 저한테는 좋은 문장, 쾌감이 느껴지는 것이죠.

◇ 김혜민> 문장이 쾌감이 느껴진다. 너무 멋있는 말인 거 같아요. 그러니까 강금실 장관도 이렇게 말씀하셨잖아요. “잎 새에 이는 바람처럼, 소근 소근 부드럽고 차갑게.”근데 저는 이게 강금실 장관의 그 이미지하고 딱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했거든요.

◆ 김지수> 네. 그게 사실은 그 이미지이기도 있지만 제가 봤을 있을 때 이 사람이 가진 어떤 철학의 세계가 이거였었어요. 그러니까 시인의, 그러니까 이 사람이 쓰는 말이 ‘부끄럽다.’ 이런 말을 많이 했어요. 그러니까 부끄러움을 아는 자가 시인이거든요.

◇ 김혜민> 잎 새에 이는 바람만큼 부끄러움.

◆ 김지수> 네 그러면서 이제 시인들은 우주를 향해서 이렇게 열려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게 전부 다 이렇게 통해 있는 거죠. 그러니까 어떤 저는 인간의 형상과 외향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철학이 그대로 반영되어 이렇게 표면에 비친다고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그런 것들을 좀 짚어내려고 노력을 해요.

◇ 김혜민> 그러니까 그걸 쓰려면 먼저 기자님이 오감을 열어서 오감으로 느끼셔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정말 한 번 사는 인생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건 우리 모두 똑같은데 누군가는 오감을 열어 그 세상을 느끼고, 사람을 만나고 누군가는 원초적인 것만으로 살아나간다면 그 사람이 그 인생이 얼마나 차이가 나겠어요. 그래서 기자님이 너무 부럽습니다. 9494님이 “운행 중 듣고 있는데 두 분이 주고받는 언어가 가슴 속에 퍼지네요. 점점 빠져들어요.”

◆ 김지수> 너무 표현이 멋지시다.

◇ 김혜민> 그렇네요. 참 감사합니다. 오늘 신상 언박싱은 을 이번에 내신 김지수 기자님과 함께하고 있는데요. 이 책의 부제가 ‘지속 가능한 나를 위한 현장의 무기’잖아요. 결국 저는 이게 일을 대하는 태도 같은데. 기자님이 이를 대하는 태도는 뭐라고 한 문장을 표현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 김지수>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제가 이를 대하는 태도는 새로운 것을 향한 끝없는 추구와 끝없는 반성 두 가지인 것 같아요. 이어령 선생님과 이야기를 최근에 하면서 세상에는 세 종류의 인간이 있다. 두레박 같은 인간, 장독 같은 인간, 돌멩이 같은 인간이라고 얘기하셨는데. 그 아무튼 돌멩이는 굳어진 욕망을 향해서 사는 인간이고. 물독은 그냥 그 안에 갇힌, 물이 갇혀버린. 두레박은 계속 자기를 비워내거든요, 물을 뜨면 비워내잖아요. 그러니까 결국은 갈증이라는 게 아주 그냥 네거티브한 갈증이 아니라 늘 새로운 물을 담고 싶어 하는 갈증이 있는 거예요. 담기 위해서 또 자기를 깨끗하게 씻고, 깨끗이 비워내고. 저 계속 새로운 사람을 담기 위해서 저를 좀 계속 좀 씻어내고 비워내고 또 다시 새로운 사람을 담고. 그런데 이제 스스로에 대한 부족함을 늘 느껴서 반성하죠, 엄청나게.

◇ 김혜민> 아 그러니까 또 비워내고 공간을 채우실 수 있겠죠. 반성을 하시니까.

◆ 김지수> 그럴까요?

◇ 김혜민> 기자님하고 저하고의 차이는 저는 반성을 좀 잘 안 해요. 그래서 늘 채워 있어요. 그래서 못 채우는 것 같은데 그런데 아, 오늘 기자님을 만나서 또 제 빵빵해진 뭐라 그럴까. 제 마음에 조금 구멍을 내서 조금 빼내야겠다는 생각을 좀 해보게 되었습니다.

◆ 김지수> 좀 빼내면 좋아요. 이게 결국은 공간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내가 좀 비워져야 새로운 게 들어올 수 있거든요.

◇ 김혜민> 알겠습니다. 정말 오늘 제가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고요. 3333님이 “김혜민 피디님, 김지수 기자님 사람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두 분 말씀 다 따뜻합니다.”하셨고. 우리 9494님이 “소래포구 횟집 세 자매 횟집인데, 두 분 오시면 만난 거 대접하고 싶다고.” 가야겠네. 가야 되겠어요.

◆ 김지수> 너무 감사하네요.

◇ 김혜민> 아유, 감사합니다. 기자님 제가 너무 더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데 오늘 또 준비된 시간이 여기까지네요. 이런 식상한 멘트하고 싶지 않았는데. 아 정말 이게 진실이라서 오늘 이렇게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의 작가 김지수 인터스텔라의 작가인 김지수 기자님과 오늘 함께했습니다. 기자님 오늘 고맙습니다.

◆ 김지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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