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이용재 / 경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가 있는 저녁'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유례없는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가 연일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향후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대형 빗물 터널 건설을 재추진하고 주거용 반지하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카드를 꺼냈는데요. 실효성은 어떨지 관련 내용, 이용재 경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와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폭우도 사실은 어느 정도 기상 예보가 돼 있는 상태였는데요. 이렇게 전국적으로 지역을 달리하면서 계속 물난리가 나고 있는 것을 저희가 연일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비구름대는 이동하고 있는데요. 거의 도시 지역마다 속수무책으로 저희가 당하고 있는 그런 느낌도 드는데요. 이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요? 어떻게 보셨나요, 이번에?
[이용재]
사실 안타까운 일이고요, 근본적으로는. 그다음에 이번 폭우가 정말 거의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정도의 예측 범위를 벗어났다는 부분이 하나가 있겠고요. 피해가 컸던 부분이. 그것이 또 폭우의 양도 많지만 게릴라성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전국적으로 고통을 준 부분이 있겠고 또 하나는 도시의 피해가 이번에 특히 많았습니다.
특히 수도권 중심으로. 그 이유는 폭우의 양이 많았던 그런 부분이 있지만 도시화가 많이 되면서 아스팔트 포장이라든지 콘크리트 포장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많아지면서 침투율이 굉장히 적어진 거죠. 그 얘기는 결국 물이 빠른 시간 내 저지대로 확 몰릴 수 있다는 그런 위험성이 있었던 부분이 하나가 있는 거고요.
특히 그중에서도 강남지역이라든지 일부 지역의 피해가 컸던 부분은 지형적으로도 항아리 지형이라고 보통 이야기하는 건데. 저지대이면서 항아리같이 움푹 파이다 보니까 그리로 물이 삽시간에 모였던 이런 부분들이 복합적으로 이뤄져서 이런 도심지의 피해가 다른 홍수 때보다도 컸던 거다, 이렇게 판단이 됩니다.
[앵커]
이번에 저희가 확실히 확인한 것은 사실 100년 빈도의 폭우다. 115년 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라고 저희가 표현을 합니다마는 저런 이상 기상현상이 앞으로는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까 소위 100년 빈도다, 50년 빈도다. 이런 개념을 달리해야 된다는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이용재]
그렇습니다. 저는 기후학자는 아니지만 많은 기후 관련 전문가분들이 사실은 오래 전부터 이런 기후변화 이것에 따른 국지성 폭우, 여러 가지 자연재해 위험성들을 수없이 많이 경고해 왔던 것도 사실이죠.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전반적으로 장기적인 기획이라든지 대책이 다소 늦었거나 미흡했던 부분이 있다고 볼 수는 있죠.
[앵커]
바로 그런 이유에서 이번 폭우 피해를 계기로 서울시에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요 며칠 사이 내놓은 게 있죠. 이게 100여 년에 한 번 발생할 만한 폭우라면 앞으로 100년 동안 일어나지 않을 거냐. 절대로 보장할 수 없는 일이죠. 그래서 예산을 집중투입해서 만들겠다는 게 이른바 대심도 터널. 비가 많이 오게 되면 비를 지하에 저류시설에 모아놨다가 천천히 빼내는 시설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용재]
그러니까 쉽게 말씀드려서 물이 비교적 저지대에. 다시 말씀드려서 항아리 같은 곳에 모이는데 이것이 집중적으로 단시간에 모이다 보니까 그 주변 지역이 침수되는 것이거든요. 그것을 쉽게 말하면 빨대의 형태로 해서 바로 한강으로 빼버리겠다는 거거든요. 그 터널이 조그마한 게 아니라 굉장히 큰 거죠. 가로, 세로가 5m, 7m 이 정도 이상 되는 그런 물관을 통해서 침수되는 지역에 있는 물을 단시간 내에 한강으로 빼겠다는 그런 계획이라고 보시면 되죠.
[앵커]
이미 양천구 신월동 같은 경우에는 저런 게 만들어져 있다고 하죠?
[이용재]
그렇습니다. 물론 구체적인 효용성이라든지 어떻게 해야 될지는 아마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심도 있는 계획에 의해서 추진하겠지만 현재로서 우리가 반면교사로 알 수 있는 부분이 서울시의 양천구에 2년 전에 완공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그게 저장할 수 있는, 감당할 수 있는 물의 양이 32만 톤 정도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같은 서울지역에 비가 많이 왔지만 유독 양천구 같은 경우가 다른 지역에 비해서 전혀 피해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피해 강도가 아주 적었다. 그런 것들이 이것의 효용성을 방증해 주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앵커]
그렇기 때문에 서울시에서는 일단 2030년까지 서울시 곳곳에 이런 이른바 대심도 터널을 만들겠다 이런 건데. 이번에 폭우 피해가 났던 강남대로 주변이라든가 도림천이라든가 이런 데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이용재]
그래서 제가 알기로는 서울시에서 한 5, 6곳 정도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부분의 지역이 저지대, 다시 말하면 한강변이 되겠죠. 거기를 중심으로 해서 양천이라든지 동작, 강남, 강동. 이런 한강변을 중심으로 해서 대심도 빗물배수관 사업을 추진해야 되는 게 맞는 것이고요. 또 그렇게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화면에도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일단 모든 계획을 이행하려면 상당한 예산은 투입될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어느 정도 타당성 조사도 해서 추진해야 되겠죠?
[이용재]
당연히 아마 투입비용 예산이라든지 어디에 어떻게 설치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는 아주 심도 있는 연구가 전제된 다음에 추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일단 양천구 사례도 말씀하셨고 또 이번 폭우를 겪어보니까 그쪽에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던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마는 어쨌든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느냐. 설치가 가능한 거냐 이런 거에 관한 문제인데.
[이용재]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 서울시 같은 경우는 워낙 대도시고 지하시설물이 굉장히 많습니다, 어느 도시보다. 대표적인 게 지하철이라든지 전선관 또 도시가스관, 통신 케이블 이런 것들이 아주 굉장히 많고요. 특히 지하철 같은 경우가 이게 규모가 크거든요. 그리고 심도가 지하철역에 따라서 조금 차이는 있지만 40~50m 이상 되는 지하로 들어가 있는 지하철역이 많죠. 그런 것들과 이런 지하 배수터널 이런 것들을 공사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어려움이 있다.
결국 그것이 예산도 증대될 수 있는 부분이고공사에 난해한 점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런 공사를 하면서 예측 가능하거나 또는 예측하지 못했던 그런 사고가 있을 개연성도 있습니다.
[앵커]
그건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대안을 모색해야 될 수도 있다, 이런 얘기입니까?
[이용재]
아마 국가 차원에서 제가 섣불리 말씀드리기는 뭐하겠지만 수많은 대안들을 아마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오늘부터라도 심도 있는 머리싸움을 하지 않을까, 이렇게. 또 그래야 될 것이고요.
[앵커]
이번에 폭우 피해 중에서 반지하에서 사시다가 일가족이 참사를 당한 안타까운 사고도 일어났습니다마는 사실 지하, 반지하 가구는 침수에 얼마나 취약한지 과거에도 여러 사례를 통해서 저희가 확인했던 바거든요. 오죽하면 영화 기생충 같은 데서도 이런 장면이 재연되고 했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과거에도 지자체에서 여기에 대한 대책을 내놓은 게 분명히 있었는데 여기에 대한 사고 예방이랄까 이런 건 미약한 측면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용재]
그렇습니다. 그래서 반지하의 문제는 우리가 역사적으로 한번 짚어봐야 될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 서울뿐만 아니라 도심지에는 반지하 형태의 주거가 사실 많습니다. 그것이 집중적으로 건립된 것이 약 80년대부터라고 보면 거의 맞거든요.
그 반지하 주택이 등장하기 시작한 첫 번째 이유는 비교적 경제적으로 취약한 분들, 이분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고요. 두 번째 목적은 이것이 전시에 방공호의 개념, 크게 두 가지 목적으로 사실은 정부 차원에서 권장했던 부분이는 있습니다.
그래서 관련 법도 이것을 뭐랄까요. 양성화하는 쪽으로 지금까지도 관련 규정이 건축법인데요, 주로. 여기에 이렇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최근에 와서 소득도 늘어나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 반지하라고 하는 게 주거환경으로서는 사실 열악한 부분이 우선 있고 또 하나 이번과 같이 이런 대홍수가 났을 경우에 안전에도 굉장히 취약한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들이 반드시 해소가 되고 정리가 돼야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마는 참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단시간 내 여기에 사시는 분들이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취약한 분들인데 이분들을 위해서 당장 재난 때문에 어떻게 거기에 못 살게 한다거나 법적으로 이걸 강제하거나 거주 못하게,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한 어려움이나 선결돼야 할 조건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분들의 주거대책이라든지 이런 것이 전제되지 않고 오로지 재난만을 위해서 당장 거주를 못하게 한다거나 이런 부분들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될 부분이 있습니다.
[앵커]
서울시에서는 일단 이렇게 저지대 주거형 반지하는 신축을 금지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입니다마는 당장 없애기는 어려울 것이고 한 10~20년 동안 단계적으로 조금씩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인 것 같고요.
말씀하신 대로 이분들이 주거 환경이 굉장히 열악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 워낙 집값이 비싸기 때문에 지하나 반지하에서도 기거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수십만 가구가 있는 거죠, 수도권에도. 주거대책이라든가 이분들의 주거권을 보장할 수 있는 면밀한 대책이 보완돼야 되겠군요.
[이용재]
그것이 마련되고 100%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그런 어려운 부분들이 해소가 되고 같이 병행해서 추진돼야 되는 것이 맞는 것이죠. 재난만을 위해서 급진적인 거나 무리한 추진이라고 하는 것은 또 다른 사회적인 문제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에 저희가 똑똑히 또 목격한 또 다른 사고의 위험, 폭우가 내렸을 때 도심 곳곳에 있는 맨홀 뚜껑 그리고 맨홀 구멍이 얼마나 큰 위험을 함축하고 있는지. 저희가 성인이 걸어가다가 거기 빨려들어가서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마는. 상당히 숫자도 많은 것 같습니다, 시내에.
[이용재]
시내에 맨홀 뚜껑이 몇 개인지는 모르겠지만 수십만 개가 있는지 수백만 개가 있는지 모를 정도로 굉장히 많죠, 전국에.
[앵커]
집중호우가 내렸을 때는 일종의 지뢰 같은 구실을 하는 거거든요.
[이용재]
그게 왜 그런 문제가 생기느냐 하면 저지대로 물이 몰리다 보니까 그게 엄청난 수압을 만들어내거든요. 그러면서 뚜껑이 열리는 정도가 아니라 심지어는 우수가 분수처럼 이렇게 위로 솟구치는 그런 사례도 종종 목격이 되고 있고요. 그런데 그럴 때 마침 시민들이 거기를 모르고 보행을 한다거나 이러다 보면 빠져서 귀중한 생명을 잃는 사례가 이번에도 발생됐죠.
그래서 본질적인 대책은 결국 침수지역, 배수를 빨리 함으로 인해서 이런 부분을 줄일 수 있는 게 본질적인 문제고요. 그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지하에 배수시설을 한다든지 이런 것이 본질적인 대안이 되겠고요. 그다음에 차선으로다가 좀 단기적인 대책으로다가는 지금 이번에 그렇게 우수 맨홀 뚜껑이 열린 경우가 아마 서울시에도 상당히 있을 것이고 어느 정도 다 파악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또다시 이런 폭우가 내렸을 때는 사전에 거기다가 어떤 표식을 한다든지 쉽게 말해서 빨간 깃발을 꽂는다든지 이래서 단기적인 대책. 이래서 그런 불행한 사고가 안 일어나게 하는 이런 것들이 같이 병행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당연히 잠금장치는 돼 있을 것 같은데요.
[이용재]
맨홀에 잠금장치는 없습니다.
[앵커]
없습니까?
[이용재]
그냥 중력에 의해서, 부력에 의해서 뜰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수압을 견디지 못하면.
[이용재]
못합니다. 보통 맨홀 뚜껑이 사이즈에 따라지 다르기는 하지만 40kg 내외 정도 되는데. 그 정도의 무게를 수압이 그냥 들어버리는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저희가 시간이 다 돼서 자세히 말씀 못 나누겠습니다마는 이번 폭우 사태를 계기로 저런 긴급재난 사태에 미리 긴급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보시스템이랄까요. 이런 것도 정비해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이용재]
사고라는 건 안 일어날 수는 없는 거고요. 그렇다면 제일 중요한 부분은 어떤 위험한 사고가 터졌을 때 얼마큼 빨리 시민들에게 그것을 정확히 정보를 전달해 주어서 개인적으로 대비하고 예방할 수 있느냐, 이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은 이번에 코로나 사태에서 우리가 재난문자를 받았듯이 여러 가지 방법을 병행해서 단기적으로 한다고 하면 이번과 같은 그런 불행한 인사사고나 이런 것들은 줄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용재 경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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