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입차 불만 '나 몰라라'..."피해구제 절반도 안 돼"

2022.10.05 오후 11:23
[앵커]
국내에서 돌아다니는 차량 10대 가운데 2대 가까이는 수입차로, 그 점유율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하면 요청할 수 있는 피해구제는 절반 이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강제성 없다는 걸 아는 수입차 업체는 버티기 일쑤입니다.

김혜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7월 말, 구매한 벤츠 E300e 차량입니다.

전기와 휘발유를 연료로 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입니다.

그런데 충전을 하면 10번 가운데 5∼6번은 먹통입니다.

충전이 완료됐단 안내와 달리 계기판에 뜨는 충전량은 2%에 불과합니다.

[수입차 차주 : 구매한 지 2∼3일 만에 계속 차량 충전이 안 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센터에서는 하자가 없단 식으로 차를 계속 반송시켰습니다. 환경적인 측면이나 소비자의 경제적인 이득을 보는 데도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또 다른 모델 마이바흐 S560 차주 B 씨는 길 한복판에서 시동이 아예 꺼지는 현상을 겪었습니다.

무상 수리를 해주겠다던 서비스센터 측은 침수가 의심된다며 수리비가 1억 원이나 든다고 통보해왔습니다.

[수입차 차주 : (침수된 적이 없는데) 억울하지 않습니까. 침수 때 우리는 강남 쪽에 간 적도 없고. (처음엔) 무상 수리 기간이기 때문에 결함 있는 차를 저희한테 판매한 거에 대해서 미안하다고 (하더니….)]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하면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소비자원에 접수된 수입차 피해구제 건수는 1,407건.

법인 차량은 아예 신청을 못 하는 데다가 개인이 피해구제를 신청해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매년 늘고 있습니다.

국내 차량 점유율이 20% 정도인 수입차 피해가 국산 차보다 더 많은데, 반대로 합의는 더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피해 구제 다음 단계로 분쟁조정이 있지만 강제성이 없는 데다가 조정이 성립되지 않는 경우도 절반을 웃돕니다.

이렇다 보니 수입차 업체 측에서 대부분 분쟁조정을 거부합니다.

남은 건 결국 소송이지만, 업체를 상대로 소비자 개인이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딜러들이 대처에 대한 방법이 다 다르고 또 같은 사안에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제조사를 대변해주는 지사가 책임을 져 줘야 하는데 지사가 그걸 능동적으로 못하는 경우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강민국 / 국민의힘 국회의원 : 공정거래위원회는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에 대한 기업의 거부를 줄이고 소비자의 피해 구제를 높이기 위해 분쟁조정위원회 결정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지난해 수입차 등록대 수는 27만 6천여 대.

해가 갈수록 수입차 점유율은 늘고 있지만,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길은 아직 멀어 보입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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