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라이더] 숙박업소로 변질된 룸카페 단속...'청소년 보호 vs 성적 권리'

2023.02.09 오전 08:43
■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장은채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의 장은채 활동가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룸카페에 관해서 제가 짧게 앵커리포트를 했는데 일단 청소년들하고 소통을 많이 하시잖아요. 아이들이 인지하는 룸카페는 어떤 이미지입니까?

[장은채]
룸카페는 2013년쯤부터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제가 주변의 청소년들한테 물어봤을 때는 청소년들끼리 여럿이서 놀고 싶은데 마땅히 놀 곳이 없을 때 룸카페 같은 경우는 텔레비전도 있고 보드게임도 있고 하다 보니까 종종 놀러가는 곳이라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보면 굉장히 밀폐된 공간에 매트리스도 있고 쿠션도 있고. 이게 변종이 등장했어요. 일탈 장소로 쓰인다는 것도 청소년들이 알고는 있습니까?

[장은채]
네. 사실 우리나라에서 앞서 얘기해 주신 것처럼 청소년 출입 그리고 고용이 금지되는 업소가 여성가족부에 고시로 나타나 있는데요. 여성가족부 고시상 밀폐된 공간이고 구획이 나뉘어져 있는 공간에 침구 등이 비치되어 있어서 청소년들 간에 신체 접촉 또는 성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이 청소년 출입, 고용 금지 업소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청소년의 성적 행위 자체가 불법이 아닌데 그런 성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 출입을 가능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청소년의 성적 행위 자체를 범죄화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애초에 법적 규칙부터 잘못되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그러니까 청소년들이 성관계를 갖는 것이 법적으로 불법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는 있습니다. 지금 룸카페가 이슈가 된 것도 콕 짚어서 얘기를 하면 룸카페에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이라고 하는 작성자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건데 거기에 오는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결국에는 성관계를 하게 되고 이것에 대해서 걱정하는 어른분들이 굉장히 많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문제라고 보지는 않으시는 거예요?

[장은채]
네, 청소년에게는 성적 권리가 있고 성적 권리란 청소년 누구나 자신을 폭력이라든가 차별, 억압이 없다면 자신이 원하는 상대와 성적 권리를 이룰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주장하는 것이 모든 룸카페가 청소년의 성행위를 허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연애를 하는 청소년, 또 성적 행동을 실천하고 싶은 청소년이 갈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성적 청소년들의 인권, 혹은 성적 권리와 맥을 같이하는 답을 해 주신 것 같아요. 그런데 성인의 입장에서 반박을 해 보자면, 청소년은 성인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성인이 아니라 청소년이라고 부르는 것이고 아직은 미성숙한 부분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거든요.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독립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른의 보호가 더 필요한 나이이고 일종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 혹은 아이의, 청소년의 남은 인생을 좀 더 보장해 주기 위해서 성인이 될 때까지는 청소년을 보호해 주고 감쌀 필요가 있지 않느냐라는 지적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장은채]
많은 분들이 염려하시는 것이 청소년들이 불건전한 관계, 또는 보호받지 못한 성관계를 가지고 임신을 하게 된다거나 또 원치 않은 성폭력을 겪는 것을 우려하고 계신데요. 사실 그렇게 안전하지 못한 성관계는 룸카페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고 실제로 청소년들이 룸카페가 없었을 경우에는 공공장소나 화장실, 야외 비상구 같은 곳에서 성관계를 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사실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있지 않는 이상 그런 문제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입니다.

[앵커]
저도 거기에 이어서 질문을 드리자면 말씀하신 것처럼 청소년들의 성적 권리도 중요는 하지만 그보다 선행돼야 하는 것이 성관계에 대한 교육인 것 같거든요. 일명 성교육입니다. 교육기관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왜냐하면 관계하기 전에 피임을 하고 관계를 하고 임신할 수도 있고 출산도 해야 되고 출산이 끝이 아니라 아이를 하나의 성인으로 키워야 되는 의무가 있는 거잖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교육이 이루어졌는가, 현장에서. 그 부분에 대한 의구심이 하나 있는 거고 실제로 활동가님께서 느끼시기에 청소년들이 성적 권리를 얘기하기에 앞서 학생들이 충분히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교육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장은채]
사실 청소년의 권리를 말할 때 교육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이 있습니다. 사실 성적 권리가 아니더라도 선거연령 하향을 저희가 이야기할 때 청소년이 정치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휩쓸려서 선거를 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참정권 교육이 먼저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요.

사실 모든 사람들이 완벽하게 그 권리에 대해서 알고 나서 행사하는 경우는 사실 많이 없습니다. 어른들도 모두가 성교육을 받고 나서 성적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게다가 현재 성교육에서도 청소년들은 성적 주체이다라고 말을 하고 있는데 사실 교육과 현실의 괴리가 너무 큰 거죠.

청소년들도 성적 주체다. 자연스럽게 성적 행동을 할 수 있고 연애를 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룸카페도 가지 못하게 하고 사회적으로 청소년들이 어떤 성적 행동을 하려고만 하면 굉장히 두려워하거나 범죄화하는 것이 교육과 현실의 괴리가 크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활동가님께서는 지금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변종 룸카페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보시는 입장이신 건가요?

[장은채]
룸카페를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 여기는 모텔이 아니다. 성관계를 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저희가 주장하는 것은 청소년이 성적 행위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사회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이고요. 사실 그것이 룸카페가 아닐 때는 청소년을 위한 숙박업소를 마련하는 것 등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면 이렇게 질문드릴게요. 성인도 밀폐되거나 성행위를 할 수 있는 숙박업소는 따로 법으로 관리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도 통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장은채]
그렇죠. 찜질방이라든가 이런 곳들에서 비청소년들도, 어른들도 그런 행위를 했을 때 통제가 가해지는데요. 청소년들이 말하는 것은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룸카페에서 사실 성행위를 하고 싶은 청소년들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언제 사업주가 들어닥칠지 모르고, 그리고 청소년들 입장에서도 좁고 불편한 곳에서 하고 싶지 않은 것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통제가 이루어져야 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면 청소년들은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것도 사회가 충분히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이죠.

[앵커]
결국에는 청소년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는 어른들이나 일부 활동가님이나 생각이 같은 것 같아요. 결국에는 청소년들을 성매매나 성폭력으로부터 보호를 하고 성적으로 자기가 원할 때 그런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통로를 만들어줘야 된다고 주장을 하고 계시잖아요.

그런데 지금 짚어본, 문제가 되고 있는 룸카페의 경우는 일종의 어른들의 이기심 때문에 공간이 좀 변종이 되고 여기에서 불법적인 일들, 그러니까 청소년들에게 위해가 되는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렇다면 청소년들을 위해서 이런 공간이 앞으로 법적으로라든지 어떤 부분이 보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장은채]
저는 가장 우려하는 것이 청소년들이 비위생적이거나 안전하지 못한 공간에서 성관계를 함으로써 청소년들의 안전과 건강이 침해되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점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룸카페를 이용함으로써 청소년들이 보호받지 못한 성관계를 가질 수 있고 그것으로 인해서 건강과 안전이 침해된다면 그것이 굉장히 문제가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청소년의 성적 실천 자체를 유해한 것으로 보고 문제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토대 아래에서 대안이 만들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대안도 만들어져야 되고 이 문제는 어른과 청소년들이 함께 고민해보는 방법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교육이 선행돼야 하는지 이 부분을 함께 논의해 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의 장은채 활동가였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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