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철거 시도 없었지만...유족 "분향소 지킬 것"

2023.02.15 오후 06:33
[앵커]
서울시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에게 서울광장에 설치한 분향소를 철거하라고 통보한 시한이 지났습니다.

곧바로 강제철거에 돌입하지 않으며 당장 충돌은 없었지만, 시와 유족 모두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분향소 주변의 긴장 상태는 당분간 이어질 모양새입니다.

박정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시가 서울광장 분향소를 자진 철거하라고 유족에게 통보한 시한이 가까워지면서 일대의 긴장감은 점점 고조됐습니다.

경찰력과 경찰 버스 여러 대가 배치됐고, 유가족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9명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159배를 올렸습니다.

결국 시간은 흘러 자진 철거 시한에 이르렀는데, 서울시가 예고한 행정대집행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전날 녹사평역 분향소까지 정리하면서 서울광장 분향소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유족들은 일단 한숨은 돌렸지만, 여전히 단호합니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때까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종철 /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 작년 10월 29일 그날밤 우리 유가족들은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우린 그리고 유가족 됐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반드시 우리 아이들을 시청 광장에서 지켜낼 것입니다.]

또, 분향소는 관혼상제로서 적법한 집회인데도 서울시가 참사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유족들을 범법자로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서울시가 유가족 측에 계고장을 제대로 전달하지도 않았다며, 행정대집행 요건도 충족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주희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총장 : 우선 절차적으로 유족들은 합법적인, 적법한 계고 통지를 받은 바가 없습니다. 계고 통지는 언론을 통해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지역본부도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강제 철거만 외칠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자진 철거 시한이 지난 만큼 지금부터 언제든 행정대집행에 돌입할 수 있는 거라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분향소 철거를 전제로 유가족들과 새로운 추모공간 설치를 논의할 여지는 남아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어디서 어떻게 기릴지를 놓고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서울광장 분향소를 둘러싼 갈등도 한동안 이어질 전망입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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