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병이나 장애를 갖고 있는 가족을 돌보거나 그로 인해 생계를 떠맡고 있는 청년을 '영 케어러, 가족돌봄청년'이라고 합니다.
정부가 이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처음 실시했는데, 이들은 일반 청년들에 비해 삶에 대한 불만족도는 2배 이상, 우울감 유병률은 7배 이상 높아 심리 지원 등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가족돌봄청년'은 전체 청년의 0.6% 수준.
아주 높은 비율은 아니지만, 그 삶의 질은 심각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이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했더니, 우울감 유병률이 61.5%가 나왔습니다.
열에 여섯 넘게 우울증을 겪는다는 얘기로 일반 청년(8.5%)의 7배를 넘습니다.
특히 청년이 돌봄 대상 가족을 가장 많이 돌보고 책임지는 '주돌봄자'였을 경우엔, 우울감 유병률은 70.9%로 일반 청년의 8배를 넘어버립니다.
삶에 대해 불만족하는 비율(22.2%)도 일반 청년(10.0%)의 2배 이상이었고 '주돌봄자'의 경우(32.9%)엔 3배가 넘었습니다.
가족돌봄청년[young carer]은 중병이나 장애 등으로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돌보거나 그로 인해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13살에서 34살까지의 청소년과 청년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들은 1주일에 평균 21.6시간, 매일 3시간 이상을 가족을 돌보는 데 쓰고 있고,
평균 41.6개월, 3년 반가량을 그런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이들에 대한 심리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김연수 / 서서울생명의전화 소장 : 정보도 없고 집안일을 돌보는 것에 대한 미숙함, 정신적인 고립, 그리고 생계비, 병원비, 이런 모든 것들을 혼자 감내하는 데 대한 어려움을 앓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심리 정서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라고 볼 수 있죠….]
세 명 중 한 명(36.7%)은 미래 계획을 세우는 것조차 힘들어했고, 당장 생계 지원과 의료 지원, 휴식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정부가 '가족돌봄청년'의 실태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
아픈 가족 돌보는 것을 효자나 효녀의 개념으로만 봐 오던 사회적 분위기 탓에 이들에 대한 고민은 다소 늦은 감이 있습니다.
[김도균 / 보건복지부 청년정책팀장 : 발굴을 강화하는 게 1차적인 목표고요, 발굴된 대상자들에 대해서 충실하게 상담하고 안내할 수 있는 방안을 체계를 만들려고 하고 있고요 맞춤형 사회서비스를 통해서 돌봄뿐만 아니라 심리 정서라든가 휴식 지원이라든가…(복합 지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반영해서 상반기 중에 가족돌봄청년에 대한 체계적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YTN 기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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