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마약 신고' 유튜버, 여성 내세워 마약범 유인...'몸 사진' 요구도

2023.05.04 오전 05:20
[앵커]
마약 사범을 경찰에 신고한 뒤 검거 과정을 공개하는 것으로 유명세를 탄 유튜버가 여성들을 섭외해, 마약범들을 유인하는 일종의 미끼로 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 이 여성들은 마약범에게 보내야 한다며 몸 사진을 직접 찍어 올리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박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마약범을 경찰에 신고하고, 검거 현장을 생중계해 인기를 얻은 유튜버 홍 모 씨.

채널을 시청하던 30대 여성 A 씨에게 지난 3월 부탁을 하나 합니다.

함께 마약을 투약하고 성관계할 남성을 찾는다는 글을 SNS에 올려서 마약범을 유인한다며, 이때 마약범과 연락을 주고받을 여성 조력자가 돼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A 씨 : 여자가 필요한 이유가 마약사범들이랑 텔레그램으로 대화를 하면 전화통화를 하거나, 네가 여자인 걸 증명하라며 사진을 요구하거나…. ]

범죄자를 잡는 일이라고 생각한 A 씨는 특별한 보상 없이 제안을 수락했고, 홍 씨와 이른바 '조력자'들이 모여 있는 단체 채팅방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한 달 가까이 홍 씨의 지시에 따라 남성 마약범들에게 접근하고 이들을 현장으로 끌어냈는데,

수사 기관이라면 위법 소지가 있는 일종의 함정 수사를 벌인 셈입니다.

또, 마약 사범들에게 신원이 노출되면 위험해질 수도 있는 만큼, A 씨는 채팅 앱 아이디를 수시로 바꾸거나, 대화방을 폭파하는 등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범죄 피해자가 되거나 불법에 휘말릴 뻔한 순간은 예상치 못한 대목에서 찾아왔습니다.

유튜버 홍 씨와 다른 조력자들이 인터넷에 올라온 여성 사진을 임의로 가져와 도용하라고 지시하고, 마약범에게 보낼 몸 사진을 직접 찍어 보내라고 요구한 겁니다.

[A 씨 : (인터넷에서 퍼온) 다른 여자들 사진을 30~40장을 보내줬었어요. 저한테 얼굴 가리고 혹시 닉네임 써서 몸 사진 보내줄 수 있느냐고….]

A 씨는 자신과 같은 일을 겪은 여성이 채팅방에 최소 3명 있었다고 증언합니다.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홍 씨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300건이 넘는 112신고를 하면서, 공익을 위한 거라고 강조해 온 홍 씨.

하지만 영상을 올리지 않는 조건으로 뒷돈을 챙긴 혐의가 포착된 데 이어, 마약범을 꾀기 위해 여성을 미끼로 사용한 행보까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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