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정부가 관리하는 아이 돌봄 서비스의 돌보미가 15개월 아이를 학대했다는 의혹을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가 피해를 본 아이 부모님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니 정부가 보증한다는 이 서비스, 개선해야 할 점이 한두 개가 아니었습니다.
제보는 Y, 강민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효자손으로 때리더니, 아이가 손을 짚고 서보려 하면 밀어 넘어뜨립니다.
CCTV에 포착된 이 중년 여성은 15개월 아이를 맡은 정부 아이돌보미입니다.
2007년 시작한 아이돌봄 서비스는 돌봄 공백을 메꾸기 위한 정부의 지원 사업으로,
양육 자격증을 딴 돌보미가 집으로 찾아가 영유아를 보살펴주는 게 핵심입니다.
그런데 CCTV 속 피해 아동의 부모는 열한 달 동안 서비스를 이용해 보니, 개선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았다고 토로합니다.
우선 돌보미를 찾는 과정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A 씨 / 피해 아동 부모 : 저는 구하기가 조금 쉬웠어요. 두 달로 끝났는데 제 주변에는 대기 번호가 80번이다, 6~7개월 기다린다….]
돌보미와 연결되기까지 몇 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걸렸다는 후기가 온라인에서도 쉽게 발견됩니다.
현재 공공 아이돌보미 2만 6천여 명이 10만 명에 가까운 영유아를 보살피는 상황.
매년 새로운 돌봄 인력이 유입돼도 동시에 70% 정도는 일을 그만두고 있어서, 공급이 좀처럼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겁니다.
아이 돌보미의 근무를 관리하는 시스템도 부족합니다.
돌보미가 약속한 시간을 지키지 않아도 제재할 방안은 사실상 없다시피 합니다.
[A 씨 / 피해 아동 부모 : 저는 아침에 취소하면 벌칙이 있어요. 그걸 세 번 하면 (서비스) 이용 정지에요. 그런데 (돌보미) 선생님들은 그렇게 할 수 있어요. '벌칙이 있나요?'라고 물어봤더니 없어요, 없대요.]
아이를 맡길 대안이 없는 맞벌이 부모가 돌보미의 눈치를 보는 상황도 왕왕 벌어집니다.
[A 씨 / 피해 아동 부모 : 일하다가 말고도 (약속 있다고) 가버리고. '왜 이렇게 먹을 게 없어.'라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분도 계세요.]
전문가들은 정부 지원을 늘려 양질의 돌보미를 충분히 확보하는 동시에, 지자체별로 들쭉날쭉한 서비스의 품질을 상향 평준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정재훈 /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서비스 품질을 개선해서 민간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자연스럽게 공공 서비스로 옮겨올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또한 중요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당장 돌봄 공백에 빠진 서민들을 위해선, 공공 돌봄을 기다리는 동안만이라도 민간 돌봄 서비스 지출의 일부를 정부가 보태주는 식의 대책도 거론됩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촬영기자 : 신홍
그래픽 : 지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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