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상선언’과 ‘뜨거운 피’ 등이 관객 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영화관 3곳과 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키다리스튜디오 등 배급사 3곳을 압수 수색해 입장권 발권 기록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입력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들 영화관과 배급사는 한국 영화 관객 수를 허위로 집계해 영화진흥위원회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운영하며 영화별 관객 수와 매출액 등 박스오피스를 관리한다. 집계는 멀티플렉스 등 영화사업자가 전산망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영화진흥위원회에 조작된 수치를 제공했다는 의혹이다.
현재 관객 수 조작 의혹을 받는 영화는 ‘비상선언’, ‘뜨거운 피’, ‘비와 당신의 이야기’ 등 모두 4편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개봉한 ‘비상선언’의 경우 새벽 시간대에 여러 회차가 매진돼 관객들의 의심을 사기도 했다. 당시 메가박스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심야 상영 오픈을 준비하면서 테스트가 필요했고, 테스트 중 상영 시간표가 뜨면서 발생한 이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당 데이터가 정상 발권으로 간주해 박스오피스에 집계됐고, 이는 그해 국정감사 현장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2021년 4월 개봉한 ‘비와 당신의 이야기’도 개봉 5주 차에 박스오피스 순위가 24위에서 이틀 만에 4위로 급상승하며 조작 의혹을 받았다. 당시 배급사는 ‘이미 구매가 이뤄진 프로모션용 티켓을 자체 소진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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