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3년 6월 17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송영훈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지난 한 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해 보는 시간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송영훈 팩트체커 전화로 연결돼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송영훈 기자(이하 송영훈)> 네. 안녕하세요.
◇ 최휘> 오늘 첫 번째 팩트체크로는 실업급여에 관련해서 준비하셨다고요?
◆ 송영훈> 최근 ‘실업급여’를 외국인, 그중에서도 흔히 ‘조선족’으로 불리는 ‘한국계 중국인’이 많이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실업급여 수령액이 지난 2020년 기준 1000억 원을 처음 돌파했고 국적별로 볼 때 ‘조선족(한국계 중국인)’ 비율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보도 이후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세금 낭비’가 심각하다고 언급했고, 일부 유튜버는 ‘국내 전체 실업급여 가운데 50% 이상을 조선족이 받아 간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관련 기사 댓글 창과 SNS 게시물에는 외국인 노동자와 조선족에 대한 혐오성 발언이 많았습니다. 조선족 등 외국인이 전체 실업급여의 50% 이상을 가져가는지 확인해 봤습니다.
◇ 최휘> 우선 외국인 노동자가 실업급여를 받는다면, 그 자격 조건에 충족하기 위해선 고용보험을 들었다는 전제가 필요한 것 같은데요? 보험료는 같나요?
◆ 송영훈> 네. 실업급여 보험료는 내외국인이 다르지 않습니다. 현재 고용보험 실업급여 요율은 1.8%이고 사업주와 노동자 각각 보험료의 반인 0.9%씩 내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내국인 즉 한국인 실업급여 지급자 수는 161만9000명이고 외국인 지급자 수는 1만2107명입니다. 한국인 대비 외국인 지급자 수는 약 0.7% 정도입니다. 대상 인원 차이가 이렇게 큰데, 외국인들이 더 많이 가져갈 수는 없겠죠. 지난해 내국인 실업급여 총 지급액은 약 10조원, 외국인 실업급여 지급 총액은 약 762억 원이었습니다. 지급액 역시 내국인 대비 약 0.7%로 인원 비중과 거의 같았습니다.
◇ 최휘> 그러면 외국인에게 과도하게 실업급여가 지급되어 세금이 낭비된다는 주장은 어떤가요?
◆ 송영훈> 2022년 기준 고용보험료를 납부한 외국인 수는 28만3284명인데 실업급여를 받은 수는 1만2107명으로 전체 부과 대상자의 약 4%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내국인은 보험료 부과 대상 1664만 여명 가운데 161만9천여 명이 실업급여를 받아 약 9%로 집계됐습니다. 각 집단별로 실업급여를 받는 비율은 내국인이 외국인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거죠. 외국인이 한국인보다 더 많이 실업급여를 받기 때문에 세금 낭비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 최휘> 조선족이라 불리는 한국계 중국인들이 가장 실업급여를 많이 받는다는 건 사실인가요?
◆ 송영훈> 일단 사실입니다.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 외국인 실업급여 수급자 1만2107명 가운데 조선족은 6938명으로 전체의 57%를 차지했습니다. 조선족 외 중국인은 1506명으로 12%, 그 다음으로 베트남 출신이 623명으로 5%를 차지했습니다. 전체 실업급여를 받는 외국인이 10명이면 약 6명 정도가 조선족이기에 이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게 당연한 게 국내 체류 외국인 가운데 조선족이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체류한 전체 외국인을 국적별로 보면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인이 84만여 명으로 37.8%, 베트남인이 23만여 명으로 10.5%, 태국인이 약 20만 여명으로 9% 순이었습니다. 또 현재 국내 가사 서비스업 취업은 동포에게만 허용돼 있습니다. 조선족 출신이 많을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다보니, 고용보험료를 납부한 외국인 수도 조선족 출신이 1위입니다. 2022년 기준 보험료를 납부한 외국인은 28만3천여 명인데 이중 조선족은 9만5천여 명으로 33%를 기록했습니다. 베트남인이 약 9.7%로 2위, 중국인이 약 7.7%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일부 유튜버가 주장하는 ‘전체 실업급여의 절반을 조선족이 가져간다’는 주장은 틀렸습니다. 외국인 수급자 가운데 절반이 조선족이라는 것을 착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 최휘> 각 국적별로 실업급여 수급비율에 조금씩 차이가 있는 거 같은데요?
◆ 송영훈> 네. 그렇습니다. 국적별로 비자 유형이 다르고 고용보험 가입률도 다르기 때문인데요. 지난 2021년부터 상시 30명 이상의 근로자를 두는 사업장의 비전문취업(E9), 방문취업(H2) 비자를 받은 외국인근로자는 반드시 고용보험에 가입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고용보험 가운데 고용안정, 직업능력개발 사업에 대해서만 의무가입 대상입니다. 구직급여 즉 실업급여에 대해서는 여전히 원하는 사람만 가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예를 들어 제조업 등에서 일하는 네팔, 인도네시아 등 출신의 이주노동자는 비전문취업(E9) 비자로 많이 입국하는데, E9 비자 소유자는 실직 상태로 3개월이 지나면 추방 대상이 됩니다. 실업상태로 한국에 오래 있기는 어렵기 때문에 실업급여를 받을 가능성이 낮아지게 되죠. 반면에 조선족은 동포 비자인 F4를 받을 수 있어 실업 상태 유무에 상관없이 오래 체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실업급여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업급여를 받는 외국인을 체류 자격별로 보면 재외동포(F4)와 영주권자(F5)에 속하는 수급자가 많았습니다.
◇ 최휘> 네. 정리하면 지난해 ‘실업급여 수급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조선족’이라는 건 외국인 수급자 가운데 조선족의 비중입니다. 한국 전체 수급자가 아닙니다. 따라서 “전체 실업급여 가운데 절반을 조선족이 가져간다”는 주장은 거짓으로 판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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